UA, AA, Delta: ‘국내선’ 변경 수수료 폐지

 

미국 3대 대형 항공사 (legacy carriers)인 United, American, Delta 항공사가 지난 주 '국내선' 변경 수수료 폐지를 발표했습니다. 

6개월째 지속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승객수가 급감하였고, 그 상황을 타개하려는 방책 중의 하나라고 보여지는데요. 

오늘 포스팅에서는 주의하셔야 할 점, 변경 수수료 폐지의 의미, 그리고 항공사별 차이점에 대해서 간략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변경 수수료 폐지는 자유로운 환불이 아닙니다! 

먼저 주의하셔야 할 점부터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그간 200불이나 하던 변경 수수료 (change fee)가 폐지된다고 하니 '오, 개꿀. 이제 날짜 적당히 봐서 발권해 뒀다가 여행 못가게 되면 취소하고 돈 돌려받으면 되겠네 ㅋㅋ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큰 오해라고 하겠습니다.

항공권 요금은 항공권 유효기간, 발권 기한, 업그레이드 가능 여부, 예약 변경 가능 여부, 환불 가능 여부 등의 변수에 따라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데요. 

이 중에서 가장 큰 변수는 바로 항공권의 환불 가능 여부입니다. 

즉, 항공권이 환불이 가능한 경우 (refundable fare)는 환불이 불가능한 경우 (non-refundable) 보다 엄청나게 비싼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10월 7일 LA에서 뉴욕 (EWR)가는 United 항공 운항 편도 항공권을 검색해 보니 가장 저렴한 요금은 $95. 환불이 가능한 요금은 $844로 거의 10배 차이가 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적단 분들이 현금으로 구입하시는 항공권의 경우 (Southwest 항공처럼 변경, 취소 수수료가 없는 항공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100% 환불 불가 항공권 (non-refundable)을 구입하신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자, 그럼 환불 불가 항공권을 구입했을 경우 기억하셔야 할 점이 한가지가 있습니다.

환불 불가 항공권은 말 그대로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말인 즉슨, 항공사의 유책 사유로 인해서 비행기가 취소된 경우를 제외하고 내가 일정이 바뀌어서 항공편을 취소할 경우 이미 지불한 항공 요금은 돌려받지 못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3대 항공사에서 발표한 변경 수수료 폐지라는 것은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항공권 요금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 이 부분을 먼저 확실히 기억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2. 변경 수수료가 없어졌다는 것은? 

자, 그럼 뭐가 어떻게 바뀌었다는 것일까요?

이걸 이해하실려면 지금까지 적용되었던 항공권 변경 과정을 한 번 되짚어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볼께요.

200불을 주고 뉴욕-LA 편도 항공권을 Delta 에서 구입했는데, 일정이 바뀌어서 날짜를 바꿔야 합니다. 

1)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00이면 100, 환불 불가 항공권을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항공권 환불은 원칙적으로 불가합니다 (항공권 구입 24시간 내에는 예외적으로 허용이 됩니다.)

2) 결국 Delta 항공을 계속 이용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날짜를 바꿔야 하는데, 이 경우 지불해야 하는 별도의 금액은 2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변경 수수료 (change fee), 그리고 항공권 요금의 차액 (fare difference)입니다.

요금 차액은 말 그대로 항공권 가격이 더 올라버렸을 경우에 해당되는 금액입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원하는 날짜의 항공권이 500불이 되어 버렸다면, 항공권 요금의 차액은 300불이구요. 여기에 변경 수수료 (change fee) 200불을 추가로 내야 합니다.

즉, 200불짜리 표를 날짜를 바꾸는데 추가로 500불이 들어가게 되었고,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결국 700불이 되었다는 거에요. 눈물나죠 ㅠㅠ

이번에 항공 3사에서 발표한 내용은 변경 수수료 200불을 받지 않겠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달리 말하면, 전에 같으면 500불 나갈 것을 이제는 항공권 차액 300불만 받겠다는 약속인거죠.

물론, 이것도 엄청 빅딜입니다. 말이 200불이지, 이거 4인 가족되면 800불이고, 엄청난 금액이거든요.

하지만, 앞서 주의사항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제 내 맘대로 항공권 자유롭게 일정 변경도 가능하고, 환불도 가능한 것이라 오해하시면 절대 안됩니다. 

중요한 큰 변화이지만, 제약 조건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거든요. 

3. 항공사별 차이점 

방금 설명드린 내용은 UA, Delta, AA 항공 3사에 모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만, 세 항공사가 세부 사항까지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항공사별로 디테일에 차이가 있는데요.

1) United 항공 

  • Basic economy 요금은 해당이 안됨
  • 미국 국내선의 범위는 알라스카, 하와이, Puerto Rico, US Virgin Island까지 포함
  • 변경하고자 하는 항공권의 요금이 더 저렴하면 차액을 돌려주지는 않음
  • same-day stand-by는 내년 1월 1일부터 무료로 가능
  • 마일리지 항공권의 경우도 미국 국내선의 경우 이콘, 일등석 공히 변경 수수료가 없음 (마일 환급 redeposit의 경우 출발 30일 이내 취소의 경우 redeposit fee가 있음). 

United의 경우 항공권 차액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것은 단점이지만, 마일리지 항공권 관련 규정이 훨씬 좋아진 것은 장점이라고 하겠습니다. 국내선 마일리지 항공권은 변경 / redeposit 수수료가 부담스러워서 마일 쓰기가 힘들었는데, 이번 규정으로 국내선 발권이 좀 더 수월해질 것 같습니다. 

United의 경우 요즘 체이스 제휴 카드가 6만 마일 프로모션 중인데요. 

게시판에 올라오는 사례들을 보면 아주 랜덤하지만 운 좋은 분들은 5/24가 넘어도 승인이 난다고 하니 이 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American 항공 

  • Basic economy는 해당이 안됨
  • 국내선 + 캐나다, 멕시코, 캐리비안도 해당됨
  • 변경하고자 하는 항공권의 요금이 더 저렴하면 차액을 바우쳐로 돌려줌 
  • same-day stand-by는 올해 10월 1일부터 무료로 가능 (국제선도 해당) 

AA의 경우 항공권 차액을 바우쳐로 돌려준다는 것, 그리고 미국 국내선 뿐만 아니라 멕시코, 캐리비안까지 커버가 된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하겠습니다.

AA는 달라스-한국 직항이 있고, 간혹 web-special로 2만 마일에도 미국-한국 편도 발권이 가능한데요. 다만,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 국적을 가지신 분들의 경우 미국 출국시 코로나 음성 판정서를 요구하는 등, 탑승 관련해서 곤란을 겪는 사례들이 있어서 주의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3) Delta 항공

  • Basic economy는 해당이 안됨
  • 미국 국내선의 범위는 Puerto Rico, US Virgin Island까지 포함
  • 변경하고자 하는 항공권의 요금이 더 저렴한 경우 아직 정해진 것이 없음

델타의 경우 UA, AA가 변경 수수료를 폐지하니 엉겁결에 발표를 한 듯한 느낌입니다.

요금 차액 등에 대한 규정 등이 아직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후속 발표를 기다려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글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0여년간 이런저런 수수료가 늘어나기만 했는데, 200불이나 했던 변경 수수료가 없어진다는 소식은 반가운 소식에 틀림 없습니다.

올 연말까지는 대부분의 항공사가 코로나 waiver가 있어서 이번 규정이 바로 적용되지 않은 경우도 많겠지만, 장기적으로 봐서는 좋은 소식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가 하루라도 빨리 종식이 되어서 예전처럼 자유롭게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누비는 그런 날이 속히 오기를 소망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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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Leave new

  • 빠른 정보 감사합니다! 뭔가 좋은건 맞지만 아닌것도 같네요. 일단 Basic economy가 안된다고하니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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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세하게 정리해주셔서 갑사합니다
    저도 대충 보기는 했는데, 이렇게 차액을 돌려주지 않는건 몰랐네요 ㄷㄷㄷ 이런걸 보면 싸웨가 정말 혜자라고 다시금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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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 정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현금으로 구매시 국내선은 싸웨로만 다녀야겠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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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글야옹
    September 7, 2020 2:10 pm

    알기쉽고 깔끔한 정리 그리고 예시!! 역시 마모님 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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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제가 간과하고 있었던 것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 보면 말만 번지르르 한 것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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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짜로세계여행
    September 8, 2020 9:07 pm

    자세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 3월에 유럽에 다녀오는 일정을 UA 이코노미 왕복 항공권을 마일로 해두었었는데 오늘 확인 결과 redeposit fee 없이 취소 가능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UA는 국제선 마일 항공권도 무료 취소 가능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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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지금은 코로나 exception이 계속 적용이 되는 중이고, 새로 발표된 규정은 코로나 이후를 생각하는 것인데, 정작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한 번 규정이 바뀌지 않을까 그리 생각하고 있습니다.

      Reply
  • 적립만잘함
    September 10, 2020 10:44 am

    깔끔한 정리 감사드립니다. 유나이티드에서 AA따라서 멕시코+캐리비안 포함시킨다고 오늘 어나운스 했네요!
    https://thepointsguy.com/news/united-no-change-fee-mexico-caribb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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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월에 델타에서 비슷한 프로모션이 있었는데,change/cancel fee는 없지만, 변경시 차액은 내야하고 캔슬시에는 발행일로부터 1년 유효한 eCredit으로 준다고 했습니다.
    얼마전 다시 표를 끊어볼까 하고 들어갔을때도 change fee는 무료지만 발급일로부터 1년이내라는 조항을 본것 같네요. 이번에도 1년 조항이 들어갔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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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세한 것은 좀 더 기다려 봐야 하겠지만, 항공권의 기본 유효기간이 1년인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아마 1년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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