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카드: 쇼핑, 여행 관련 부가 혜택 대폭 축소 (9/22 시행)

 

마적질 관련해서 여러 좋은 말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좋은 혜택은 오래 가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너무 좋은 혜택인데?' 싶은 것들은 머지 않아 사라지게 마련이구요. 마적질을 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가고 정보의 유통이 갈수록 빨라지면서 이런 혜택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시간 또한 갈수록 짧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Citi 카드에서 그간 제공하고 있던 쇼핑, 여행 관련 여러 부가 혜택을 대대적으로 축소한다는 소식입니다. 

처음에는 물건 구매후 가격이 떨어질 경우 Citi에서 보상해주는 Price Rewind가 없어진다는 소식만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것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여행 관련 여러 혜택들도 동시에 사라진다고 합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9월 22일부터 없어진다고 하는 Citi의 혜택들, 그리고 이 개악 사태를 과거의 사례들에 비추어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 또한 이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혜택 축소의 폭이 너무 커서 'Citi가 제휴 카드 사업을 아예 접겠다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Citi의 전형적인 패턴을 따르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즉, 제휴 카드 마켓의 후발주자로서 1) 고객 유치를 위해 카드사 입장에서는 손해가 분명한 과도한 혜택 약속, 2) 당연히 손해 누적, 3) 오바해서 과하게 혜택 축소, 4) 고객 이탈의 패턴을 따르고 있다는 거죠. 

실제 Price Rewind를 비롯한 여러 여행 부가 혜택들은 아멕스에서 2000년대 초반에 진작에 시행했다가 '앗, 뜨거!' 하고 없앴던 혜택들이거든요.  

1. 9월 22일부터 종료되는 혜택들 

가지고 계신 Citi 카드 계정에 접속하시면 아래와 같은 공지 사항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건 제가 가지고 있는 Premier 카드의 혜택 축소 FAQ에 나오는 내용이구요. 

이건 AA 카드의 혜택 축소 내용입니다. 

두 카드의 혜택 축소 내용은 완전히 동일한데, 이렇게 봐서는 뭐가 뭔지 잘 와닿지 않으시죠? 

현재 제공되는 benefits 페이지를 보시는 것이 이해가 쉬우실 거에요. 

먼저 Travel Benefits의 경우 제가 아래에 빨간색 꼽표 (X표)로 표시한 항목들이 모두 9/22일 이후 구매분부터 사라지는 혜택들입니다 (9/21일까지 구매한 내용은 현재의 약관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엄청나죠?  

쇼핑의 경우 Price Rewind와 90일 Return Protection의 혜택이 종료될 예정입니다. 

여러 혜택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부분은 Price Rewind 기능입니다.

Price Rewind 기능에 대해서는 작년 1월에 "가구는 Citi 카드로 구입하세요" 라는 글을 통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드린 적이 있는데요. 

기본적인 개념을 다시 설명을 드리자면,

  • Citi 카드로 물건을 구입한 후에
  • Citi 사이트에 구입 물건의 상세 내역과 영수증 카피를 등록해 놓으면
  • Citi 에서 자동으로 최저 가격 기록을 검색해서 일시적이라도 가격이 떨어지면 그 차액을 돌려준다는 것입니다. 

이게 다른 카드 회사들도 비슷한 기능이 있지만 귀찮아서 쉽게 이용하지 못하는 기능인데요.

Citi에서는 가격 track과 claim을 자동화함으로 고객 이용도를 획기적으로 높혔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용의 편이성이 이용수 증가로 이어지고, 그 결과 claim이 증가하면서 적자가 누적된 것이 아닌가 짐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건당 200불, 1년당 1,000불의 한도가 있지만, 이게 카드당 별도로 산정이 되기 때문에 Citi 카드 여러장을 돌려서 사용하면 1,000불 한도가 수배로 늘어날 수 있거든요 ;; 

그렇기 때문에 무척이나 아쉬운 결정이자 개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Citi의 갑작스런 결정? 아멕스는 진작에 없앴던 혜택들  

그런데 이게 Citi 만의 문제냐고 물으신다면 그건 절대 아니라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Price Rewind를 비롯해서 Citi의 overly generous한 여행 관련 보험 혜택들은 언제 없어지더라도 놀랍지 않은 혜택들이었거든요.

실제 Price Rewind 같은 것들은 지금으로부터 어언 20년전, 아멕스에서 이미 Best Value Guarantee (BVG)라는 이름으로 시도를 했다가, '앗 뜨거' 하고 된통 당한 후에 접어버린 혜택입니다. 온라인 사이트들의 loss-leader 같은 것들도 유효한 가격 매칭으로 인정을 해주니 건당 250불, 1년에 1,000불이라는 한도를 뒀지만 그거 채우는 것은 일도 아니었거든요. 

마찬가지로 여행 지연 보상 혜택 같은 것도 아멕스의 경우 지난 10여년 전부터 여행 건당 9-10불 정도 지불하고 가입할 수 있는 유료 옵션 상품으로 운영하다가 그마저도 수지가 맞지 않았는지 몇 년 전부터 아예 판매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Citi의 여행 보장 혜택들은 항공권의 경우 마일 사용 항공권도 세금만 지불하면 보장이 되는지 너무도 퍼주는 혜택이라서 다들 걱정아닌 걱정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구요.

다만 아쉬운 점은 과거에도 그러했듯 혜택을 서서히 줄여가면서 다른 카드사들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과도하게 축소를 함으로 줬다가 빼았아 간다는 상실감? 박탈감을 남겨주게 되구요. 그럼으로 결과적으로는 마케팅 상에도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는 것 같습니다. 

3. Citi 카드는 이제 가치가 없나? 

자, 그럼 이와 같은 대대적인 혜택 축소로 인해서 Citi 카드는 이제 영 가치가 없냐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 계실거에요.

Price Rewind가 없어진 상황에서 이전과 같이 쇼핑용으로 Citi 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는 행동이겠지만, 그럼에도 제휴 카드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하기에는 과도한 해석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쩌니 저쩌니 해도 신용카드의 가장 큰 혜택은 사인업 보너스이고, 나머지 혜택들은 부가 기능이기 때문에 사인업 보너스가 살아 남아 있다면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있다가 없으면 아쉽고, 줫다가 뺏으면 짜증이 나는 것이 인지상정인 것인지라, 이번 개악이 긍정적이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똥밭에서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다른 나라의 마적단들의 상황고 비교해 보면 미국은 여전히 이승인 상황입니다. 

그런 점에서 얼마 전 굿딜이라고 소개해 드린 Premier 카드 6만 오퍼에 대한 추천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구요. 

마찬가지로, 개악이 예정되어 있는 AA 제휴 카드의 경우도 없는 것 보다는 낫고 또 잘만 찾아서 쓰면 JAL 미국-한국 1등석도 편도 8만 마일에 가능하기 때문에 버릴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조만간 종료 된다는 소문이 있는 AA 비지니스 카드 7만 오퍼도 고려하셨던 분들은 한 번 고민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글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매번 꽃길만 걸으면 좋겠지만, 마적질은 경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타는 취미이기 때문에 요즘처럼 경제가 좋다고 하는 시절에는 지속적인 개악과 디밸류를 겪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만큼 재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게임 자체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니 기대치를 조정하면서 상황에 주목하는 것이 마적단의 대처 방안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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