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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우주] 우주에 JWST가 있다면 지구엔 WMKO가 있다! (Keck 천문대) Pt.1

겸손과검소, 2021-10-16 08: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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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글을 쓰게 용기와 영감을 주신 @awkmaster님께 감사드립니다. 

[천문/우주] James Webb Space Telescope (JWST) -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소개합니다

(저도 일 하는 곳이 일 하는 곳이다보니 JWST에 대한 소식도 자주 듣고 있었는데 어느덧 발사군요. 많은 분들의 노력이 들어간 만큼 성공적으로 comission 되길 기원합니다.)

 

저희 마모인들이 좋아하는 여행지가 몇군데 있지요. 칸쿤 올 인클루시브도 좋고, 유럽도 좋고, 미국 내에선 하와이도 빼 놓을 수 없지요. 그리고 하와이하면 주로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 섬이나 자연을 만끽 할 수 있는 카우아이 섬 등이 유명한데요. 제가 이번에 소개드리고 싶은 물건(?)은 빅아일랜드라고 더 자주 불리는 Island of Hawaii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일단 하와이 사진 하나 보고 가시죠.

 

IMG_7435.jpeg

 

위에 사진은 기필코 제가 하와이에서 직접 찍은 눈 덮인 하와이의 사진이 확실합니다. 빅아일랜드에는 Mauna Loa와 Mauna Kea 라는 형제?자매?남매? 산이있는데요. 그 중에 Mauna Kea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는 Mauna Kea Observatory들의 사진입니다. 고도가 4910m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기온이 낮아서 뜨거운 태양 아래 Dole Whip 먹고 있어야 하는 하와이에서도 이렇게 눈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엔 여러 나라에서 투자/운영 하고 있는 천문대들이 여러군데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저는 W.M. Keck Observatory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것도 사진 부터 보시죠.

 

IMG_8928.JPG

 

저 3개의 돔이 다 Keck 천문대는 아니구요, 왼쪽에는 이웃인 Subaru 천문대, 오른쪽에 아이스크린 두 스쿱 떠놓은 모양의 천문대가 Keck 천문대입니다. 각각 1993년(Keck 1)과 1996년(Keck 2)에 완성되어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천문학 연구에 도움이 되고 있는 짱짱한 현역들 되시겠습니다. 한 천문대에 망원경이 두개라 한꺼번에 다 보여드리기는 힘들고 내부사진 하나 보여드릴게요.

 

2017-09-17_18-47-35_658.jpeg

 

두 천체 망원경 중 어느놈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뒤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이라 실감이 잘 나실지는 모르겠는데 이래보여도 직경 10m 의 망원경이 되시겠습니다. 이정도면 망원경이라고 하기도 뭐 한 것이 어마무시하게 큽니다. 완성되었을 당시에는 세계에서 제일 큰 망원경들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공동 3위쯤 하는거 같네요.

 

image.jpeg

(출처 https://www.hawaiipublicradio.org/science/2015-11-24/keck-observatory-celebrates-25-years-of-discovery)

 

위의 사진은 정면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awkmaster님의 JWST글을 보고 오신분이라면 거울들 모양이 꽤나 비슷하단걸 눈치 채셨을 겁니다. 이 모양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망원경은 한마디로 빛을 모으는 도구인데, 저 거울들이 크면 클 수록 모으는 빛이 많아집니다. 모으는 빛이 많아 질 수록 희미한 별들도 잘 볼 수 있게 되구요. 하지만 천체관측용으로 쓰일 수 있을 정도의 정밀한 거울을 만들자면 크기가 커질수록 가격이 천문학적으로 비싸집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그 미친듯이 비싼 거울에 스크래치라도 난다면... 깨진다면?! 상상하기도 싫네요 ^^;;; 그래서 커다란 거울 하나 대신에 자그마한 육각형 거울 여러개를붙이는 방식이 개발이 되었고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선 Keck 천문대에 처음으로 도입된 방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방식은 만~약에 제가 2부 글을 쓰게 된다면 소개 해드릴 굉장히 획기적인 기술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커다란 망원경들이 제 역할을 할려면 일단 이 넓디 넓은 우주 가운데서 자기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어디를 보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지 상대적으로 다른 별들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거든요. 이걸 저희끼리는 indexing 혹은 homing 이라고 부르는데 한국어로 번역이 안되네요. 매일 밤 관측을 시작 하기 전에 indexing을 마치고 망원경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하는데요, 운좋게도 제가 그 장면을 타임랩스 영상으로 담은 적이 있어서 여러분께 보여드릴게요.

 

(수전증이 있어 손떨림 양해 부탁드립니다...)

 

IMG_3713.JPG

 

그럼 다시 천문대 밖으로 나와서 리마인드를 드리자면 Keck 천문대에는 위에서 보신 어마어마하게 크고 훌륭한 망원경은 하나가 아니라 두개나(?!) 있습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크고 훌륭한 망원경은 좋기도 하지만 비싸기도 할 텐데 하나만 지으면 되지 왜 두개나 건설하냐, 돈아깝게시리... 하실 수 있는 분도 있겠지만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다들 눈이 한 쌍이 있습니다. 각 눈에 맺히는 상이 조금씩은 다를 수 밖에 없고 그 차이를 이용하여 저희 뇌에서는 원근감을 찾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Keck 천문대에 있는 한 쌍의 망원경들도 비슷한 역할을 했습니다(과거형). 전문영어로 interferometry, 한국어로 간섭계(?) 라고 하는데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한 목표를 관측하고 그 자료를 정리해서 좀더 자세한 정보들을 얻을수 있게 되는 것이죠. 혹시 이 영화 기억 하시나요?

 

image.png

 

젊었을 적 죠디 포스터 뒤로 보이는 저 안테나들이 사실은 다 망원경이란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저 위성티비 안테나 같이 생긴 애들은 Puerto Rico에 있는 Arecibo Observatory에 있는 전파망원경들입니다. 저것들이 다 interferometry에 쓰이는건데요, 파리나 잠자리같은 곤충들이 작은 눈이 여러개 모여있듯 더 많은 망원경들이 모일수록 더 선명해지는 대충 그런 원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Keck 천문대의 망원경 한쌍도 원래는 이런 의도로 제작되었었는데요, 요즈음에는 제가 쓸지 안쓸지도 모르는 Part 2를 위해 남겨둔 그 기술에 밀려 interferometry 용도로는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왜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대냐면요, 제가 좋아하는 이 사진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IMG_8906.jpeg

 

Mauna Kea Observatory 중에서도 이렇게 interferometry를 하는 전파망원경들도 있는데, 요녀석들은 Submillimeter Array (SMA) 라고 불립니다.

 

암튼 끝마무리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여기까지 TMI TMT(Too Much Information, Too Much Talking)인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일모아에서 사랑받는 하와이에서 이런 일도 일어나고 있다는걸 알려드릴수 있게 되서 영광이구요. 

 

그러면 마지막으로 쓰일지 안 쓰일지 모르는 2부의 티져가 될 수도 있는 유투브 영상 하나 끌어와 봅니다.

 

24 댓글

진행형

2021-10-16 10:01:38

사진과 영상이 판타스틱 합니다. 하와이의 다른 면모를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지난번 수학 공부 관련 글 답글에서 알찬 정보 주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역시 과학분야에 계시는군요.. 2부 기다립니다~

겸손과검소

2021-10-17 04:36:11

제 힌트를 잘 받으셨네요. 이런반응을 원했습니다! ㅋㅋㅋㅋ 시간나는대로 2부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심수정

2021-10-16 11:57:03

이러다 마일모아에 BICEP, ALMA, LIGO, LISA, SPHEREx 등등 천문관측 시리즈가 나오는거 아닌지 흥미진진합니다 ㅎㅎ

겸손과검소

2021-10-17 04:37:47

저도 일하면서 느낀 점이 한국분들이 이 분야에 잘 안 보이는것 같아서 아쉬웠는데 생각 보다 여기저기에서 활약하시고 계신 것 같아서 응원합니다~

라이트닝

2021-10-16 16:48:19

망원경에서 레이저를 쏘는군요.

좀 찾아보니 난기류 추적에 쓰인다는데 어떻게 동작하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궁금하네요.

 

겸손과검소

2021-10-17 04:39:16

오~ 랏님! 2부에 쓸 내용이지만 잠깐 스포일 하자면 천체관측을 할때 Reference 용으로 근처에 밝은 별이 필요한데 그런 별이 없을 경우에 레이저로 대체 합니다.

라이트닝

2021-10-17 06:14:36

별을 만드는군요. ㅋㅋㅋ

 

킵샤프

2021-10-17 17:21:38

Adaptive optics, Wavefront correction정도 wikipedia로 찾아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이 어렵지 않아요ㅎㅎ

겸손과검소

2021-10-18 01:17:55

킵샤프님 예리하신데 여기서 이렇게 영업방해 하시면 아니되시옵다 ㅋㅋㅋ

킵샤프

2021-10-18 02:20:49

어려워요. 공부하지 마세요;;;;

라이트닝

2021-10-18 04:49:22

https://en.wikipedia.org/wiki/Adaptive_optics

여기 잘 나오네요.

별이 없으면 별을 만들어서. ㅋㅋㅋ

킵샤프

2021-10-18 05:19:26

없으면 있게 해야겠지요? ㅎㅎ

awkmaster

2021-10-16 18:42:14

Keck Observatory에서 일하시나 봅니다? 동종업계에서 일하시는 분이라 더 반갑습니다 ^^ 관측천문학자들이 꿈꾸는 로망의 삶을 현실로 사시는 분이네요. ㅎㅎ 꼭대기에 올라가실 일이 많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2006-8년에 3번 Waimea에서 remote 관측을 하러 갔었는데, 갈때마다 summit tour를 신청해서 올라갔었습니다. 겸손과검소님 글 덕분에 그때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옛날 생각에 잠깁니다. 옛날에는 저 Keck 망원경 바로 아래쪽 언덕으로 스노우보드를 타는 정신나간(?) 젋은 친구들이 몇몇 있어서 경찰들이 골치아파했는데, 요즘도 있나 모르겠네요. 제가 관측할때 썼던 기기는 DEIMOS 였습니다. 우리은하 내 dwarf galaxy 별들의 radial velocity를 관측하는 일을 전에 했었더랬죠. 지금은 HST, Gaia 등 우주망원경으로 high-precision astrometry 쪽 연구를 주로 합니다.

 

올려주신 글과 사진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천문/우주 화이팅!

겸손과검소

2021-10-17 04:42:42

awkmaster님께서 나사에서 일하는줄 오해 받으셨듯 제 경우에도 오해십니다 ㅎㅎ 제가 Keck 에서 직접 일하는건 아니구요, Keck에서 사용되는 instrument를 개발하는 연구소에서 SWE로 일하고 있습니다. Comission 할때 몇번씩 올라가는 정도지요. 학부로 Astronomy를 하고 사정상 대학원을 못 가게 되면서 한발이라도 담그고 있습니다. 제가 참여한 기기들까지 말하면 제 얼굴이 팔릴 수 있기에... 그래도 미국에서 천문학쪽에 종사하고 계신 한국 분들이 계신다는걸 알게되서 참 반갑고 응원합니다~

inspire

2021-10-17 03:33:57

멋진 사진과 영상, 재밌난 글 감사합니다.

 

다른 사진들과 영상도 멋지지만, 마지막 영상에서 망원경이 움직이고 레이저를 쏘고 하는 장면이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 같아요. 중간부분(2:40~)에 각 망원경의 레이저(?)들이 하나의 점(어쩌면 하나의 별?)을 향하는 모습이 있는데 엄청난 장관이기도 하고, 혹시 그게 Part 2에서 보여주시려는 interferometry 신기술이 아닌가 감히(?) 추측해봅니다; 

 

우주여행하겠다는 업체들이 생겨나곤 있지만, 여전히 우주라면 상상 자체가 힘들 정도로 아득하고, 그 자체로 먹먹한 느낌을 주는 곳인데, 이를 관측하신다니, 왠지 환상의 시공간에서 사시는 것 같아요. 부럽습니다. 

  

p.s. Keck 천문대가 빅아이랜드에 있다고 하니, 화산이 신경쓰이는데요, 안전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늘 조심하시고, 다음번 글도 기대할께요. 

겸손과검소

2021-10-17 04:48:13

제가 쓰면서도 지루하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재밌게 보셨다니 감사합니다. 안타깝게도 제일 마지막 영상은 제가 아닌 다른 전문가의 영상을 도용(?) 한것이지만... 추측하신 것이 얼추 맞습니다. 촉이 대단하신데요? 그리고 화산 문제는 잠깐 설명드렸듯 Mauna Kea랑 Mauna Loa 두 산이 있는데 Mauna Kea는 사화산이고 옆에 활화산인 Mauna Loa도 폭발형이라기보단 용암이 흐르는 형태라 천문대는 비교적 안전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몇년 전 Mauna Loa 용암 흘러나올때 그것때문에 작업일정이 늦어진 적은 있네요. 걱정 감사하지만 제가 직접 관측하는것은 아니라. 그 걱정 직접 일하는 스태프들에게 전해 드리겠습니다 ^^

urii

2021-10-17 04:57:11

와.. 멋진 자료와 설명 감사합니다~ 이런 얘기는 never too much인거 같아요 (=더 해주세요)

겸손과검소

2021-10-19 14:23:02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른 시간 내서 마지막화(?!)를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KeepWarm

2021-10-17 05:20:03

처음에 글을 보고 문득, 뒤에 반사 거울이 1개짜리 큰게 아니라 저렇게 여러개 작은거면, 저 조각들의 각도를 살짝만 조절할수 있도록하면, interferometry 안해도 되는거 아닌가 하는 망상이 잠깐 들었는데 (눈 2개 대신 곡률을 조절해서 상 위치를 살짝 바꾸는게 안되나 싶어서..?), 조금 더 생각해보니 자전으로 위치가 달라지는것도 있겠지만, 관측에 필요한 빛의 양이 엄청 필요하면 (상이 맺히는데까지 시간이 한참 걸리면) ㅈㅈ일수도 있겠네요 (그러니까 반사거울을 저렇게나 많이 썼겠지). 흥미로운 이야기 잘 봤습니다! 

겸손과검소

2021-10-19 14:26:22

역시 보온님 스스로 답을 찾으셨군요! ㅋㅋㅋ 제가 광학이 전문은 아니지만 저 거울들의 각도는 망원경 초점에 목표의 상이 딱 맞게 되어있는데 각도를 조절하면 개그영화에서 보듯 머리한대 맞고 "너가 여러명으로 보여"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빛의 양이 많이 필요한것도 맞구요. 

슈슈

2021-10-17 07:27:14

멋진 사진 및 자료들 감사합니다! Contact 영화 어릴때 정말 재밌게 봤었는데요! 반갑네요

겸손과검소

2021-10-19 14:28:16

저도 어릴때 봐서 내용은 기억 안나지만 저 전파망원경들은 인상이 너무 깊어서 오래동안 기억에 남더라구요~

돌핀

2021-10-17 17:08:13

멋진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겸손과검소

2021-10-19 14:28:56

멋있는 일들은 배고픈 일 들이 많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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