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애와 국제결혼 - 조언 부탁드립니다.

K장남으로 20년 넘게 국제결혼을 해서 살 고 있지만, 그때 돌아가도 저는 같은 결정을 합니다. 한국에 계시는 부모님은 뭔가를 남들과 비교 하고 싶어 하는 전형적인 분들 이신데, 제가 그 떡밥을 안 던져 줘서, 지금도 뭔가 항상 서운해 하십니다. 저도 그런걸 바꾸어보려고 노력을 많이 하 봤지만, 지금은 그냥 그려러니 하고, 저 한테 불리하게 사용 될 수 있는 정보는 아예 차단해 버립니다.

물론 고부간에 관계는 나쁘지는 않습니다. 말이 안 통하니, 서로 약간은 침착하게, 말 보다는 생각을 할 기회가 생겨서 그런듯 합니다. 물론 전 옆에서 통역 보다는 저희 한테 불리 하지 않는 의역을 많이 합니다.

1. 남자친구 (특히 미국인)이 프로포즈 하고 약혼할 때까지 결혼은 논외. 그냥 휴가내고 따라 가는거라고 보면 됩니다.

2. 미국 정착해서 안돌아오면 부모님은 서운하고 자식 뺏긴거 같아 원망하시지만 당장은 불효같지만 내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선택하셔야죠.. 예전처럼 국제전화 하기 힘든 시대도 아니니

3. 30대도 연애하고 그러다 결혼해도 됩니다. 그저 주위에서 결혼 안하냐는 질문만 많아질 뿐. 그 사람들이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죠.

4. 정말 이 사람이 날 평생 아껴줄 수 있는 마음 넓은 사람이고 함께 인생의 풍파를 이겨낼 수 있을거란 판단이 서고 결혼해야 합니다. 상대방 역시 그런 마음이 있어야겠죠.

5. 그런 사람이라면 부모님도 결국 마음 여시고 내 사위 내 며느리 하시게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요.

6. 동시에 나 역시도 내 배우자의 가족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가족으로서 사랑할 준비가 되야 합니다.

7.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면 이런 저런 조건 상관 없이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 하나 만으로도 결혼 하더군요.

저는 우선 이 결혼을 꼭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적어보셨으면 해요.

그리고 이 결혼을 하기 꺼려지는 이유도 적어보셨으면 좋겠어요.

하기 꺼려지는 이유는 나중에 결혼을 하고 나서도 다시 돌아오고 결혼하고 나서는 좀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하기 꺼려지는 이유가 본인에게는 아무 이슈가 안 될 자신이 있는지

지금 자신이 있다고 나중에도 아무렇지 않게 이겨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지금 자신이 없다면 진짜 꼭 다시 생각해보길 바래요.

결혼은 현실인 것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한마디 더해봅니다.

꺼려지는 이유가 부모님뿐이라면 저는 응원하고 싶어요.

원글님이 마음속으로 생각만 하시면 되는 거지 (이미 하셨을 확률도 99%) 왜 그걸 궂이 게시판에 적을 필요가 있겠어요...

저도 오지랖넓은 마음에 덧글 적었지만 주제는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시킬까 그것만 조언해주는게 좋을 것 같아요~ 우냉님 덧글에서 느낀거 보단 다른 덧글 읽으면 그런 마음이 느껴지네요. 저같은 아저씨는 그저 이쁜 사랑하시기만을 기도를...

아고 저는 혼자 적어보시라는 말이었는데 의미전달이 잘못되었나봐요. 

그냥 생각하는 것 보다는 적어보는 게 저는 결정에 도움이 많이 되었거든요.

좋은 이유를 적어보면 부모님을 설득시킬 때 훨씬 힘이 되실거라 생각해서 그랬습니다. 

아니면 혹시 원글님도 마음에 걸리는 게 있으신 데 모르실지도 모르고요.

불쾌하게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

아 제가 눈치 없는 공대출신이라... 오해한 것도 있고 저야 불쾌한 건 전혀 없죠~ 

저는 제 배우자를 2009년 한국에서 만나서 2014년에 결혼, 2015년에 미국으로 이주한 케이스입니다.

저는 다시 돌아가도 이사람과 결혼할거 같습니다. 아마 이사람과 결혼 못했으면 평생 이사람과 바람피고 살았을거 같은 느낌입니다. 

선택은 본인의 몫 - 이말은 모두 내 책임, 잘살아도 못 살아도.. 

저도 당시 선택의 순간에 아무것도 몰랐지만, 지금 이사람 놓치면 평생 후회하면서 살거 같다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모든건 기회 비용이지만, 못 가본 길에 대한 후회가 없다면그게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상대방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연애할때는 그 사람의 1/3을 알고, 동거하면 2/3정도 알고 결혼해서 자식 낳으면 다 알게 되죠. 최소 1/3 정도는 불확실성을 감수 할 수 밖에 없는게 결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신이 들면 결혼을 생각하셔도 될 것 같네요. 그거만 마음이 정해지시면 나중에 자식 낳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만 보여드리면 부모님은 결국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원글님과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유일하게 안 비슷한 점: 끝내주는 학벌^^;) 어머니 혼자서 금이야 옥이야 키워주신 하나밖에 없는 자식. 하고싶은건 다 하도록 배려해주셔서 미국 유학도 왔고, 여기서 짝(현재의 배우자)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망설이는데만 5년이 걸렸습니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고 말하고 어머니가 정말 많이 우셨던 기억이 납니다. 유학 끝나고 성공해서 한국 돌아올 줄 알았던 자식이 저 먼 외국땅에 자리잡겠다고 하니 어느 누구든 섭섭하지 않겠어요. 저는 조급해하지 않고 어머니께서 천천히 마음을 여실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제 짝이 특히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한국 가서도 친 자식처럼 저희 어머니 대하고 어설픈 한국어로 연락도 자주 드리려고 하고.. 제가 배우자에게서 본 좋은 모습들을 어머니도 결국은 보신 것 같습니다. ^^ 지금은 누구 만날때마다 자랑하고 다니시고 좋아하세요. 만남에서 결혼까지 10년 걸렸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