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본색에서 주윤발이 먹던 그 음식입니다 - 창펀(chee cheong fun).
1987년에 영웅본색을 보고, 그때부터 도대체 무슨 음식일까 궁금했었습니다.
찾아보면 관련 정보는 알 수 있는데 막상 맛은 알기 어렵고, 그렇다고 중화권이 아닌 다른 나라의 레스토랑에서 일부러 만들어서 팔 메뉴까지는 아닌, 그런 애매한 음식 종류죠.
(참고로 저는 이 짧은 장면이 소마 역할의 주윤발 캐릭터의 따뜻함을 보여주어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노점상에게 돈과 그릇 돌려주려고 필사적으로 같이 뛰어가는 조직의 젊은 보스).
마침 방문 중이었던 싱가포르의 저렴한 아침 식당 Fun Toast에서 팔고 있습니다.
주문해 봅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주윤발 버전은 새우가 들은 것이고, 이것은 아침식사로 많이 먹는 민짜 창펀입니다.
맛은 만두피와 떡볶이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하는 그런 맛입니다. 소스는 달짝지근합니다.
그냥 먹을 만 하고 소화도 잘됩니다. 이미 감성의 영역이죠.
이런 단순한 음식이어서 오히려 오래도록 사랑 받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영웅본색에서 주윤발의 먹방은 차씨우 도시락도 있습니다.
몰락 후 조직에 빌붙어서 하루하루 연명하며, 차씨우 도시락을 입에 밥풀 하나 묻혀 가면서 맛이 있는 듯 없는 듯 먹다가, 손가락으로 이빨에 낀 고기를 빼다가 과거의 동료와 재회하는 모습.
가끔 사는게 힘들면 이 장면만 보곤 합니다.
37년 기다려서 먹어본 창펀이었습니다.
4-5년 전까지만 해도 뉴욕 다운타운에서 일했는데요, 그 때 아침 사오면 이게 단골 메뉴 엿습니다. 길거리카트에서 팔거든요.
이 창펀면이 쌀물을 얇게 붙고 스팀기에 넣으면 금방 익으니, 그걸 스크래퍼로 긁어서 저렇게 떡처럼 붙어버리게 만듭니다. 주문하면 받는데 까지 7분 이내에 달걀, 새우, 파 등등이 넣어진 창펀이 바로 되는대 이게 2불 50전 정도였어요. 지금도 4불 정도 인거 같은데, 물론 레스토랑에서는 8-10불 정도 합니다.
뉴욕에 차이나타운 가시면 유명한 창펀카트가 두 세개 정도 있고
저런 면만 파는 가게도 있습니다.
처음엔 중국분들만 줄서 있어서 주문 난이도가 높다고 생각했는대
같이 일하는 친구가 몇번 같이 사다주며 점점 친숙한 음식이 되어서 저도 오가며 종종 사먹었네요
괜히 반가워서 아는척 답글 달어 봅니다.
창펀을 뉴욕 다운타운에서도 파는군요. 저도 뉴욕에 자주 갔었는데, 아는 사람만 찾을 수 있는 그런 음식이네요.
차라리 '북경오리'하면 어느 레스토랑에서 하는지 찾기 쉬운데, '창펀'하면 일단 어디를 가야 하는지 부터가 도전인 것 같습니다. 창펀 카트를 찾으면 되는군요.
영웅본색에서 가장 슬펐던 장면이 주윤발이 저 도시락 먹고 일어 났는데 발을 절어...영화관서 탄식이 막 나오던게 기억이 나네요. 영화 포스터 길에 붙어 있던거 떼가서 방에 붙여 놓고 매일 쳐다 봤어요. 제 동생은 따거들 오실때 공항까지 갔었고요. 근데 전 아직도 홍콩 못 가봤는데 사람들이 옛날 그 홍콩이 아니라고 해서 영원히 못 갈 것도 같아요.
저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죠. 그런데 발을 절어도, 낡은 옷을 입어도, 구석에서 돼지고기 구이 도시락을 쭈구리고 먹어도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주윤발 특유의 분위기가 좋습니다.
저 지나가는 오리지널 홍콩빠로써.. 아직 홍콩을 못 가보셨다니 아쉬워서 글 남깁니다... 저도 장국영 투유 초콜렛으로 콘서트 올때 편지쓰고 난리 치다가... 저는 고1때 처음 홍콩을 갔어요.. ( 조르고 졸라서... 안 보내주면 대학교 안간다고 했음.. 지금 생각에는 안가면 니 손해지 하며 무시하면 될 것을 착한 저의 부모님은 제 말의 들어주셨네요.. ㅋㅋ) 영웅본색 1을 무려 초등학교때 12번을 보고... 한때 밤마다 홍콩꿈을 꾸다가 드디어 고등학교때 홍콩에 갔는데.. 아직도 그 특유의 여유와 번잡함이 잘 어우러진 그 시절 홍콩이 그리워요... 그 이후에도 몇번 갔었고.. 최근에는 코로나 전에 다시 갔는데 그때 제가 우리 P2를 데리고 가면서 지금이 아마도 홍콩의 마지막이야.. 내 마음의 고향 홍콩을 한번은 꼭 가야해... 해서 갔었고.. 그때 이미 아마 홍콩시위가 터질 때였고 길거리에 중국경찰 많았어요... 코로나 터지면서 우산혁명이고 뭐고 다 무산되고 홍콩은 중국의 그림자로 사라지는 거 같습니다...
저는 최근 홍콩의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은 결국 무엇을 위하여 홍콩을 반환받았고, 어떤 실익이 있었을까 생각이 들곤 합니다.
지키지도 않을 일국양제에, 경제적으로는 홍콩 대신 선전을 키우고, 항만 무역량은 10위 밖으로 밀려나고(밀어내고)...
금융 허브가 중국 경제에 중요하다고는 하는데, 결국은 민족적 자존심 때문이었을까요?
그러게요. 난징조약으로 뺏긴 내땅을 찾았다로 끝났죠. 중국사람 입장에서는 이해도 가고요.. 외국인눈에야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서 좋은데 중국인들은 어찌 느꼈을지요.. 게다가 시진핑이 독재?를 계속하려면 투스테잇으로 가기엔 너무 리스크가 크지 않았을까요..
저도 이거 엄청 좋아합니다. 예전에 뉴욕 있을 때는 https://maps.app.goo.gl/EMumEHkeFWoPPJwz6 여기 너무 맛있게 먹었는데, 지금은 다른 도시라서 어쩌다 카트 딤섬 집 같은 데 가면 꼭 시켜 먹어요!! 가격도 저렴(?)하고 맛있어요.
뉴욕에 가게까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들 보니까 사람들이 주윤발처럼 서서 먹고 있기도 하네요. 저는 이 음식 이름도 몰라서, 인터넷에서 '주윤발이 영웅본색에서 먹던 음식'해서 찾았는데, 원래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음식이네요. 뉴욕 가게 된다면 그 가게 가서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
저도 이거 엄청 좋아해요! 뉴욕이건 시카고이건 캘리이건 어느 도시에서든 중국집에 가면 꼭 창펀이 있는지부터 찾아보는데요, 왠지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데 의외로 찾아보기 힘들기도 하더라구요.
저는 탄수화물을 너무 좋아해서 ㅎㅎㅎ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창펀을 소스에 적셔먹는 게 너무 좋더라구요.
저도 탄수화물 좋아합니다. 인류가 탄수화물 발견해서 주식으로 먹기 시작한 것이 1만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데, 왜 지금은 없으면 이렇게 힘들까 생각합니다.
마일모아에 영웅본색 세대분들이 많군요! 저 장면 당연히 기억하는데 이상하게 음식을 궁금해 하지는 않았습니다. (원래 그런거 잘 궁금해 해서 찾아먹고 그러는 성격인데도) 생각해 보니 딤섬집에서 먹어본 거 같기도...
시간이 많이 흘러서, 홍콩 젊은 세대들도 영화 영웅본색이라고 하면 ? 한다고 하죠.
창펀은 중국뿐만이 아닌 동(남)아시아 호텔 아침 부페에 항상 있던것 같습니다 (한국 제외).
전 홍콩에 출장가면 이 장면을 찍은 빌딩의 코너를 항상 지나가게 되는데, 그때마다 생각해 봅니다. 근데 워낙 번화가라... 그 당시에도 노점상이 있을수 있었다고는.
지도에서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이 노점상이 도망가는 경로입니다. 서울로 치면 시청앞 광장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https://maps.app.goo.gl/o3ucg8uPmE1MKc636
15년전에 홍콩에서 1년 교환학생했는데 매일아침 점심으로 먹던 청펀과 차슈판 ㅠㅠ 뉴욕 차이나타운에있는 맛집 다 돌아다녀도 그맛이 안나네요.
홍콩의 아침 식사는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침 식사 죽도 좋아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제는 감성으로 받아들이게 되네요.
이거 대표적인 홍콩딤섬입니다. 딤섬식당 가면 다팔아요. 동네 딤섬가게 가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거기서 BBQ pork over rice 시키시면 바로 그 도시락됩니다.
주윤발님이 일어나서 뛰어가는 장면은 기억나는데 뭘 먹었는지는 몰랐는데 언제 한번 복습해봐야겠네요
+1 새우 청펀은 심지어 중국 마트 가보면 냉동 코너에서도 많이 파는데 퀄이 나쁘지 않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저도 말씀 듣고 검색해보았는데, 냉동 청펀이 오히려 너무 충실(?)하네요. 왠지 이 음식은 주윤발처럼 쌈마이 분위기로 먹어야 하는 것 같아서, 충실하게 만든 것을 보면 감성이 살아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거쳐왔던 수 많은 동네 중국 식당들에서는 공교롭게도 찾지 못했는데, 아마도 딤섬식당이 아니었거나, 제가 메뉴 찾는 법을 몰랐을 것 같습니다. 이 음식 이름 알게된지도 얼마 되지 않아서, 그 당시 메뉴판에 적혀있었어도 시킬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인터넷이 없었으면 아마 영원히 찾지 못했을지도.
모르는거 있을때는 마모에 물어보는걸로 ...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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