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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피아노 발표회를 앞서 리허설에 하러 온 1, 2, 3호.
선생님 말씀을 듣고 순서와 동선을 확인하는 3호.
엄마 없는 사이 가장 큰 행사 였던 지난 일요일, 나름 골라 입고 발표회에 가는 1, 2, 3호.
연주자석에 앉은 1, 2, 3호.
긴장은 커녕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
여느 교회와 달리 비대칭 구조가 인상적이다.
보통 저급자 부터 시작하는 연주회, 3호가 첫번째 순서로 들어섰다.
엄마와 함께 연주하기로 했다가 출장으로 선생님과 합주를 했다.
1, 2, 3호 모두 잘 마쳤다.
지난 한주 아이들이 좋아했던 간식, 먼저 얼린 디너롤 반죽을 내놨다.
설탕을 꺼내 반죽 안에 넣고,
냄비 뚜껑 하나로 누르고 뒤집어 호떡을 만들어 줬다.
1, 2, 3호에게 마술. 팬에 넣어둔 호떡이 없어졌다.
냄비 뚜겅에 붙었다.
실컷 만들어 먹고 남은 반죽은 그대로 구워 이삼일 아침거리 해결.
학교를 가고 오는 아이들의 일상은 평소와 다를게 없었다. 놀고 놀고 놀고.
3호의 끈임없는 그림 그리기도 여느 때와 같았다.
학교에서 돌아온 3호가 가방을 마루에 내려 놓자마자 펜을 들었다.
소다. 소띠 엄마에게 선물하겠단다. (난 돼지 같다)
하루는 2호가 백과사전 작은 그림을 보고 태극기를 그렸다. 작은 그림인데 건곤감리를 잘 맞췄다.
3호가 그린 태극기, 깃대가 왼쪽. 어색하다. 내가 얼마나 오른(손)쪽 우편향(?)이었는가!
처가 없는 서바이벌 기간 '역점 사업'이 있었다. 연수기 및 정수기 설치.
일단 물을 잠그고 오줌을 누고 나서는 물을 내리지 말라고 했다.
일 하는 이틀, 받아 놓은 물이 점점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연수기를 설치할 곳이 없어 지하실 구석에 자릴 잡고 배관을 새로 하기로 했다.
연수기로 물이 들어가고 나오는 구멍을 각각 만들어 놓고나서야 물을 틀 수가 있었지만.
한번에 끝나리라 생각 안했다. 역시나 새는 곳이 있어 뜯고 다시 땜질.
모로가서 서울 도착. 어찌했든 설치 종료.
엄마 없을 때 햄버거와 피자를 사주겠다고 했다. 물 없는 이틀 그 핑계로 햄버거.
그리고 피자로 이틀 저녁을 때웠다.
출장 마지막 날, 일 마치고 관광하던 처가 사그라다파밀리아 성당에서 화상전화를 했다. 내일 온다.
일주일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갔습니다.
아이들도 학년말 나름 바쁜 시간을 보냈는지
여느때와 달리 엄마가 금방 오는 것 같다고 합니다.
물을 끊고 하루 이틀을 지내는게 힘들어
설치를 미루던 연수기 배관을 끝내느라
그렇지 않아도 애들 챙기느라 허덕였는데
더 바쁘게 한주를 보냈습니다.
사 놓은 연수기 보면서 언제 설치하나 기다리는 눈치였는데
내일 오기 전 설치를 다해서 '서프라이즈' 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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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댓글
물흐르듯이
2017-05-24 21:12:29
으윽 저 3호 팬이에요ㅠ
오하이오
2017-05-25 02:39:16
고맙습니다! 생각난 김에 3호 피아노 연습장면 하나 남겨 드립니다^^
땡구형아
2017-05-25 02:41:55
이 사람모양은, 숨은그림 찾기로 만들어 놓으신거죠? ^^
오하이오
2017-05-25 03:40:54
아니요. 이런 숨은 그림이 있는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상상력이 대단하시네요^^
제이유
2017-05-25 03:16:44
연수기 설치 파이팅 입니다
완료 못하시면 그것대로 '서프라이즈' 실듯;;
오하이오
2017-05-25 03:43:26
하하. 왼손잡이도 그나마 미국에선 덜 불편한것 같긴해요.
고민했던 장소 선정에 배관까지,
이제 가까운 화장실쪽으로 배수로만 만들면 될것 같네요.
'홧팅' 감사합니다!
reprocess
2017-05-25 03:22:58
참. 위에 올려주신 사진보면 용접할때 열로 벽에 그을음이 생긴것 같은데 그거 방지해주는 금속 천 (soldering flame protector)이 있더라구요. :)
오하이오
2017-05-25 03:48:27
같은 일을 하고 있었네요. 집에 다 동관이라 다른건 아예 생각도 못했네요. 좀 수월하게 작업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도 처음 해보는 배관인데 막상 유투브 보고 배울때와 달리 직접 해보면서 많이 배우네요. 게다가 화염 방지 천이 있는 줄도 몰랐네요. 이번엔 칠할 생각하면서 했었는데 진작 알았으면 신경을 덜 쓰고 했을 수 있겠네요. 후기 기대 합니다!
calypso
2017-05-25 04:54:04
죄송한데요..연수기가 원래 설치되 있던가요? 우리집은 아무리 뒤져봐도 보일러통만 보이던데... 근데 이거 왜 설치하는지 궁금한 일인..
physi
2017-05-25 05:48:22
장점은, 물에 석회질같은거 제거해서, 세탁기나 식기세척기, 배관 파이프, 수도꼭지등등.. 물과 관련된 집안 물건들의 수명을 높여주고요. 그냥 수돗물로 요리하는 경우에는 신장결석등의 위험을 낮춰주기도 해요.
단점은, 샤워할때 비누나 샴푸가 잘 안풀어지는 느낌이라, 샤워시간이 길어지고, 연수기에 소금을 채워 줘야해서, 지속적인 추가 유지비용이 듭니다.
오하이오
2017-05-25 10:20:39
@physi 님께서 잘 설명해 주신것 같아요. 우리 동네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벼르다벼르다 달기로 했습니다. 컵이든 그릇이든 싱크든 물 닿고 마른 자리는 늘 허연 자국이 남고요. 그러니 포트에 석회가 덩어리 지는 건 예사고요. 무엇보다 온수기에 물을 데울때 마다 석회가 튀어서 핑핑 튀는 소리가 날 정도입니다. 해마다 물을 빼고 청소하는 것도 일이고요.
shilph
2017-05-25 04:58:48
오하이오
2017-05-25 10:21:18
감사합니다. 막상 계획은 잡아도 정말 시간 내기가 쉽진 않지요.
im808kim
2017-05-25 05:58:27
대단하시네요. 용구사진중 노란색 용기가 용접기인가요 ? 동파이프 용접이 집에서 손 쉽게 될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오하이오
2017-05-25 10:23:05
예, 라이터가 달려서 불을 켜기도 쉽고요. 용접이라고는 하지만 철 처럼 녹여서 붙이는게 아니라서 저정도로 충분하더라고요.
아날로그
2017-05-25 08:03:25
오하이오
2017-05-25 10:24:03
고생은요. 애들하고 지지고 볶고 재밌었어요. 오히려 꿋꿋하게 잘 지내니까 처가 실망한 것 같네요. 하하.
Monica
2017-05-25 08:27:38
반죽한 빵까지 아침으로 구워 드시고 가정주부보다 더 고단수이시네요. 깜 놀랬어요.
막내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나봐요...그것도 왼손잡이...귀여워요.
오하이오
2017-05-25 10:28:18
반죽을 제가 한게 아니라서. 냉동한 디너롤 반죽을 팔더라고요.
막내가 그림그리기를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둘째 처럼 미술가가 꿈은 아닌데, 아직 글을 몰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말보다 그리고 보여주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그리고 그걸 선물로... 언제까지 그렇게 때울 수 있을지.. ㅎㅎ
늘함께
2017-05-25 10:28:35
'오하이오님, 멋있는 남편이시고, 아버지이십니다. 귀여운 1호, 2호, 3호 자녀들의 사진을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종종 집안에서 이것 저것, 고치고, 새로 달아놓고 그러는데, 생각만 하고 불편을 감수하는 것과 실제로 이렇게 시도해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지요.
대단하세요! 연수기 장착을 위한 대공사, 잘 마치시기를 바래요~~
오하이오
2017-05-25 10:33:20
과찬이십니다. 정작 집에서 평범하다 못해 모자란게 많은 남편에 아버지인지라 매일 후회하고 반성하는 일만 느네요.
정말 생각과 실제는 늘 다릅니다. 한달 넘게 관련 자료를 모으고 유투브를 보면서 공부해도 실전은 늘 예외가 생기네요. 응원에 힘입어 잘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ddragon
2022-04-01 08:01:51
예전글이지만... 요새 플러밍살짝 배워볼까 하던차에...놀라버렸습니다..와우....이미 플러밍도 마스터 하신분이시군요. 어떻게 예전에 파이프연결하는 이런것도 이미 다 해보신 경험이 있으신건가요? 간단하게 자르고 길이만 더 늘려서 천정으로 샤워헤드만 달아주면되는것 같은데 아직 시작도 못해서요. 정말 금손이시네요.
오하이오
2022-04-01 17:45:46
아고, 저 마스터 한거 아닙니다. 이 때가 처음이자 (아직은) 마지막 경험이었습니다. 다만 아주 잠깐 한국에서 가스 용접을 배웠던 경험이 있어서 그 기억에 용기 얻고, 유투브 도움을 받아 시도했습니다.
혹시 샤워헤드 파이프가 동파이프가 아닌, 철 파이프거나 알루미늄이라면 제가 쓴 간단한 용접기로 하실 순 없을 거예요. 용접이 불편하시다면 PVC 배관도 고려해 볼실만 할 것 같아요.
reddragon
2022-04-02 10:28:53
조언감사합니다. 저에겐 그저 달려들을 일이 아니였군요. 좀 더 공부하거나 공사 맡기는 김에 같이 맡겨봐야겠네요.
오하이오
2022-04-02 18:50:52
앞에서 말씀 드리지 못했는데 동파이프는 불을 대하는 약간의 용기가 있다면 해볼만 했어요. 자르기도 쉽고, 방법도 단순하고. 용접도 금방되고요. 그런데 단순한 일 한번 하고 다시 쓸 일 없으면 재료, 도구 사는게 맡기는 것 보다 오히려 경제적으로 손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Emma
2022-04-01 16:58:59
은근 기다려지는 아이들 모습.. 역시 엄지척 아빠십니다... 언제나 정겨운 사진들 감사히 잘 보고있습니다. 한주 수고 많으셨어요....
오하이오
2022-04-01 17:50:20
기다려 주시고 고맙게 봐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지금 보니 이 때가 그립네요. 사춘기를 맞은 큰 아이와 둘째가 변태하는 곤충처럼 점점 징그럽게 바뀌어가는 터라 아이들 얼굴에 카메라 가는 시간이 점점 줄어 들고 있었는데, 격려 받아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되네요^^ Emma 님께서도 수고하셨을 한주, 즐거운 주말로 보상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