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신영복

오하이오, 2018-05-18 07: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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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데이트 21/01/15  

돌아가신지 5년째 되는 날을 맞아 감상하나 얹습니다.

신영복 선생께서 하신 많은 말 중에 요즘 들어 부쩍 떠오르는 말이 있습니다..

흔히들 '가장 먼 여행'이라고 하는 겁니다.

 

"일생 동안의 여행 중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머리 좋은 사람과 마음 좋은 사람의 차이,

머리 아픈 사람과 마음 아픈 사람의 거리가

그만큼 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가장 먼 여행이 남아 있습니다.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 그것입니다.

발은 여럿이 함께 만드는 삶의 현장입니다.

수많은 나무들이 공존하는 숲입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가슴에서 다시 발까지의 여행이 우리의 삶입니다.

머리 좋은 사람이 마음 좋은 사람만 못하고,

마음 좋은 사람이 발 좋은 사람만 못합니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24937.html#csidxecd26b253166b2ca65bdad59f8aa7af ]

 

shin_01.jpg

[출처: https://www.archivecenter.net/shinyoungbok/archive/srch/ArchiveNewSrchView.do?i_id=47404&srch_total=&pageIndex=1&i_clssfrm=240&i_clssprov=&i_clsssub=&i_clssage=&orderColumn=I_ID%2520DESC&view_type=&pageUnit=10 ]

 

자주 떠올리는 이유는 제가 생각을 머리로만 하고 있다는 반성이 잦아섭니다.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은 김수환 추기경께서도 하셨던 말씀입니다.

소설가 최인호 선생과의 이야기를 나누던 추기경께서 물어보셨다네요.

'가장 어렵고 긴 여행'이 무엇인 줄 아냐고. 모른다는 최 작가께 

자신의 머리와 가슴을 가리키며 답하셨다고 합니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렸다고요.

 

신영복 선생께서는 사랑을 '공부'로 바꿨습니다.

애초대로라면 감탄하면서도

사랑을 실천하는 분들만의 이야기겠거니 했을 텐데

공부(지식, 사상)로 바뀌니 그제야 그 여행을 내일처럼 여기게 됐습니다. 

다만 제가 살며 마칠 수 있는 여행은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거기에 발로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보태셨으니...

그래도 가슴을 향해, 발을 향해 부지런히 가보자고 다짐합니다.

목적지에 이르기보다는, 이르는 길을 여행이라 여겨왔기에.

 

 

 

    아래는 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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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취임 1주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소감 첫마디는 '처음으로'였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늘 '초심'이란 말로 썼던 말이지요.

보는 순간 '문 대통령답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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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상표로 유명한 '처음으로'는 신영복 선생께서 쓰셨습니다. 

(사례금을 전부 기부하셔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발간한 책의 제목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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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신영복 사랑'은 진작부터 드러나 있었습니다. 

2012년 첫번째 대통령 후보 시절, 신영복 선생께서 써주신 글을 내세워 선거 운동을 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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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치른 두번째 대통령 선거에서 구호는 바뀌었지만

당선 후 신영복 선생의 글이 '이니시계' 뒷면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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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을 옮긴 신영복 선생의 글씨를 관저로 옮기기도 하였고,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2/07/0200000000AKR20171207039300001.HTML?input=1195m )  

 

시진핑 주석에게는 신영복 선생의 글을 선물로 주기도 했습니다.

( http://www.yonhapnews.co.kr/photos/1990000000.html?cid=PYH20171215253500013&input=1196m )

 

같은 글씨 앞에서 방남한 김여정 등 북한고위급 대표단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올 초 비서관실에 신영복 선생의 '춘풍추상'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2/05/0200000000AKR20180205151400001.HTML?input=1195m )

 

최근 국회에서의 '신영복 서화전'도 이와는 무관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 http://www.naon.go.kr/content/html/2018/05/01/d676d64d-27a0-41bc-aec3-352d41e46152.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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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에 앞서 국내외 귀빈을 모신 리셉션에서는 

신영복 선생의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한 대목을 인용하며

한국의 사상가를 세상에 널리 알리기도 했습니다. 

 

저도 신영복 선생을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1월 15일, 선생님의 기일입니다. 

제가 가족 아닌 분을 추모하는 세분 중의 한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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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국까지 신문지 뭉치를 들어 날랐습니다.

신영복 선생께서 연재했던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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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를 보니 이제 20년도 더 지났습니다.

분명히 꼬박꼬박 잘 챙겨 모았는데

옮겨 다니면서 몇 개를 잊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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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진 내용이야 책으로 메꾸면 된다지만

뭔가 허전하고 죄송합니다.

한국에 갈 때마다 빈 연재를 채우려 찾아보지만 허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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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운이 좋게 (이 책에 나오는) 선생님의 삽화를 몇점 갖게 됐습니다.

일로 만나 (직접 뵙지 않고) 서신을 주고받으며 그림도 받았는데  

용도를 다하여 돌려 드려야겠다고 전했더니

컴퓨터로 그린 거라 당신께선 언제든 프린트할 수 있으니 가져도 된다고 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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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중간중간에 메모한 선생님의 글을 지금 보니 

생전에 쓰셨던 손길이 느껴져 뭉클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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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있고 7년 뒤 선생님께 또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처와 제가 모두 좋아하는 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신영복 선생님과 아주 가까운 한분이 옆구리 찔러 넣어주셨습니다.

 

이 덕담 덕분에 지금도, 

나이를 먹고 듣는 게 많아질수록 낮추고있는가.

아이들에겐 희망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그리고 처와는 같은 곳을 보고 있는가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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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선생님과는 연은 앞선 두개 말고 하나가 더 있습니다.

첫번째 인연이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 본 자리였습니다.

1994년 숭실대 학생회 연락을 받고 명동으로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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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https://www.minjuroad.or.kr/location/186 )

 

'박래전 열사 추모비' 건립을 의논하는 자리였고,

제게는 디자인을, 신영복 선생님에게는 추모글을 부탁하는 자리였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모습은 정말 밝고 환했습니다.

어린이같이 순수한 표정에 겸손한 말투, 

이분이 하시는 말씀은 다 믿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스승으로 삼았습니다. 

 

박래전 열사의 추모비에 선생님의 이름과 함께 제 이름이 박혀 있는 것은

다시 돌아봐도 과분한 영광이고 큰 자랑입니다. 

 

이 일을 진행하기 전에 박래전 열사를 잘 몰랐습니다.

80년대 많은 학생 열사가 있었지만 이 분에 대해선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심지어 당시 학생운동을 했던 분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나만 마음에 담아 둔 열사인가 싶었는데...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심쿵' 했습니다.

이날 대통령께서 유가족을 안아주는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는 그 순간 못지않게 뭉클한 대목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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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 전문: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5/18/0200000000AKR20170518067900001.HTML )

 

문대통령께서 이날 연설에서 '숭실대생 박래전'과 함께

묻혀져 가는 네분을 이끌어내셨더군요.

민주주의를 위한 죽음의 깊이가 다르진 않을 텐데, 

세간의 명성은 낮았던 분들이었습니다. 

대통령이 뜬금없이 불러준 네분의 유족들 심정은 어땠을까요.

 

그러고 보니 오늘이 5월18일입니다.

한국은 이미 지난 날이겠습니다만

밝혀지지 않은 그날의 진실들이 조속히 밝혀지길 바라며

그때 가셨던 넋들을 잠시나마 추모합니다.

 

끝으로 식상할지도 모르지만

신영복 선생의 사상을 잘 드러낸 '여름 징역살이'를 옮기며 

신영복 선생님과의 인연 자랑을 마칩니다

 

 

계수님께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더욱이 그 미움의 원인이 자신의 고의적인 소행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인 것으로 만듭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미워하는 대상이 이성적으로 옳게 파악되지 못하고 말초감각에 의하여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증오의 감정과 대상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혐오에 있습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운 사람을 향하여 키우는 '부당한 증오'는 비단 여름 잠자리에만 고유한 것이 아니라 없이 사는 사람들의 생활 도처에서 발견됩니다. 이를 두고 성급한 사람들은 없는 사람들의 도덕성의 문제로 받아들여 그 인성(人性)을 탓하려 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 내일 온다 온다 하던 비 한줄금 내리고 나면 노염(老炎)도 더는 버티지 못할 줄 알고 있으며, 머지않아 조석의 추량(秋敭)은 우리들끼리 서로 키워왔던 불행한 증오를 서서히 거두어가고, 그 상처의 자리에서 이웃들의 '따뜻한 가슴'을 깨닫게 해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추수(秋水)처럼 정갈하고 냉철한 인식을 일깨워줄 것임을 또한 알고 있습니다.

 

다사했던 귀휴 1주일의 일들도 이 여름이 지나고 나면 아마 한 장의 명함판 사진으로 정리되리라 믿습니다. 변함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친정부모님과 동생들께도 안부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43 댓글

texans

2018-05-18 07:37:19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저도 정말 좋아하는 책인데,

오하이오님은 교수님과 깊은 인연이 있으셨네요.

오하이오

2018-05-18 07:41:49

제가 감히 깊은 인연이라고 말하긴 힘들고요

단지 제게 정말 운좋은 인연이 딱 세번 있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im808kim

2018-05-18 08:08:18

언젠가 꼭 오하이오님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남경, 카파도끼아에 이어 신영복선생님과도 접점이 다 있네요. 저는 96년도에 한학기수업을 들었던 학생이었습니다. 수업내용은 하나도 기억에 없지만 그 인자하신 모습과 차분한 목소리는 또렷이 기억에 있습니다. 악수를 한번 한 일이 있었는데, 손이 정말 여리고 부드럽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오하이오

2018-05-18 09:16:15

정말 흔치 않은 몇 가지가 겹치긴 합니다만 그렇게까지 말쑴해 주시니 제가 뭐라도 된 사람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수업을 직접 들으셨다니 참 부럽습니다. 어쩌면 학교에서 뵈었다면 그 말씀이 귀한줄 몰랐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런 기억만으로도 자양분이 될 것 같아요. 

shilph

2018-05-18 08:15:32

헏헏 'ㅁ' 신영복 선생님과 연이 있으시다니 굉장하십니다 ㄷㄷㄷ

저야 몇가지 글로만 본게 전부인데 말이지요. 

 

나이를 먹고 듣는게 많아질수록 낮추고 있는가

아이들에겐 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그리고 처와는 같은 곳을 보고 있는가

 

이 말이 참 와닿네요. 높을수록 낮은 곳으로 내려가고, 과거가 아닌 미래를 이야기하고, 같은 곳을 보고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 참 중요한데 말이지요. 사람들은 매일매일 높을수록 낮춰보고, 미래가 아닌 과거를 이야기해주고, 같은 것 (전화기) 를 보고 같은 것을 통해 말하고 있으니까요.

 

저도 언제 철이 들련지 모르겠네요 ㅎㅎㅎ

오하이오

2018-05-18 09:18:47

진짜 ㄷㄷㄷ 한 것은 저 같은 운좋은 인연이 아니라

선생님 말씀대로 잘 살고 있다고 자신하는 거겠지요.

앞으로 진짜 ㄷㄷㄷ 하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shilph

2018-05-18 09:23:31

이미 아들 샛을 이리 잘 키우신걸로도 충분히 ㄷㄷㄷ 하신걸요 ㅎㅎㅎ

오하이오

2018-05-18 20:36:39

아직 어려서 모르는 일이지만 그리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Kailua-Kona

2018-05-19 00:01:59

+1

밍키

2018-05-18 12:03:32

와우 이거 엄청난 자랑인데요? 중간에 등장하는 삽화들 너무 예뻐요~~~

오하이오

2018-05-18 20:37:39

예, 그림도 정말 잘 그리시더라고요. 프로그램도 정말 간단한 것 쓰셨을 텐데.... 명필은 뭇을 탓하지 않는 것 같아요.

Kailua-Kona

2018-05-18 21:33:05

정말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글입니다.

한 사람과 인연이, 어찌보면 그저 스쳐지나갈뻔도 한 인연이 한 사람의 기억속에 생각속에 자리잡는 다는것.

그 만큼 많은 분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격을 소유하셨기에 가능하지 싶습니다.

 

40이 가까워오면서 사람의 능력이나 업적보다는, 인격을 보게되더군요.

말을 아무리 그럴싸하게 하더라도, 그 사람의 인격으로 인해 더 돋보이기도 하고 혹은 무시되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 인격이 모든것을 덮는 것 같습니다. 물론 반대의 의미도 동일하게 다가 옵니다.

 

나이들어 퍼스트 클래스를 탈것을 꿈꾸기보단, 오하이오님과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물론 퍼스트 클래스 타면서 그러면 더 좋겠지요. ㅎㅎ

오하이오

2018-05-18 22:13:55

불혹에 어울리는 훌륭한 깨달음을 가지셨네요. 말씀대로 제가 신영복 선생님과 같은 존재로 남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인격도 수시로 돌아보며 그 뜻에 따르도록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 퍼스트는 아직 타보지 못했고 바람도 없지만 저 세상 갈 때 만큼은 꼭 탈수 있게...^^)

awkmaster

2018-05-19 01:21:31

말이 필요없이 엄지척 (여러 의미에서) 입니다. -_-d 

오하이오

2018-05-19 03:51:50

고맙습니다!

요기조기

2018-05-19 03:55:29

역시 깊이가 다른 만남과 인연이네요. 좋은 인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하이오

2018-05-19 04:00:35

제가 깊은 분을 만나 뵙긴 했지만 제 깊이가 그만하진 않아서 쑥스럽습니다. 고맙습니다.

오하이오

2018-08-27 14:43:11

오늘 신문 보다가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2919293

 

역사학자 김기협 선생님께서 신영복 교수님의 글을 번역하고 계시다네요. 저야 한글로도 벅차서 영역본이 나와도 읽어볼 생각이나 할까 싶긴합니다만 더 많은 사람들이 신 교수님의 생각을 이해하는 기회가 생긴다는 게 많이 기쁘네요. 무엇보다 제대로 된 번역자를 만난게 아닌가 싶어서 더 그렇고요.

 

저는 김기협 선생님과는 한 사무실에서 1년 반 정도 함께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제가 뵌 분 중에서 박식하기론 버금가는게 서럽다 하실 분이었습니다. 고등학생때부터 교내 영어신문사에서 일하면서 영어로 기사를 썼을 만큼 영어에도 일가견이 있어서 정말 그럴 듯한 번역판이 나올 듯한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이분 이력을 조금 더 포장하자면 서울대 이과 수석으로 물리학과에 입학해서 사학과를 졸업했을 만큼 인문학적 열정이 남다른 분입니다. 칼럼의 자신 소개에서 처럼 독학으로 문명교섭사를 공부해 오셨다는데 저는 사실 그 깊이를 몰라 어떤 공부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공부 탓인지 지근거리에서 뵌 그분의 독서량은 엄청나더군요.

 

글 말미에 신영복 선생의 '강의'에 인용한 맹자의 한 대목을 영문으로 옮긴 것을 적어 봅니다.

 

I read in many passages of the personality of the author. One of my favorite passages is: "One who has seen the ocean cannot talk easily about water."[觀於海者亂爲水] It means that, when a man holds the big picture in sight, he cannot take in any of the details in a casual way. Both the depth and style of Meng-zi's thoughts can be perceived from these words.

 

_MG_9845.jpg

 

얼른 그 글들이 엮여 책으로 나오면 좋겠습니다.

 

샌프란

2018-08-27 14:52:45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명저죠

오하이오

2018-08-27 21:43:57

저도 좋아합니다. 처음 읽고 간직한 1988년 초판본이 있습니다. 발행일이 9월5일이니 이제 만으로 딱 30년 됐네요. 저자로, 사상가로 신영복 선생을 세상에 알린 책이 아닌가 싶은데요. 요즘은 출판사를 달리해 돌베개에서 발행되고 있더군요. 농반진반 교도소 베스트셀러라고들 하던데 감옥에 계신 전직 대통령들께서도 읽어 보셨을지... 문득 궁금해지네요._MG_9846.jpg

 

 

샌프란

2018-08-28 00:06:20

헉!

제가 89년 다니던 교회 어떤 여 선생님이 선물해 주셔서 읽어 본게 처음인데..

1년이나 더 빠르시네요...소장하고 계신 열정에 감탄하고 갑니다. 진짜 와

오하이오

2019-01-15 12:23:33

사실은 이 글을 1년전 오늘에 맞춰 쓰려고 했는데

그만 시기를 놓지고 수개월이 지나서야 적었습니다.

 

이미 쓴 글을 다시 꺼내면서

1년 전 오늘을 넘겼던 아쉬움을 돌이켜 봅니다.

 

신영복 선생께서는 통증이 상당히 심한 피부암을 앓으셨고,

통증이 심해 마약성 진통제도 듣지 않게 되면서

스스로 열흘 간 곡기를 끊어 3년 전 오늘(1월 15일) 운명을 달리 하셨다고 합니다. 

 

어느 경지에 이르러야 떠날 순간을 알고 스스로 떠날 수 있을 지, 

그마저 존경스럽기도 합니다.

 

선생의 고향인 밀양의 영취산 길가 무덤엔

밟고 지나갈 수도 있을 듯해 보이는 얕은 바위 하나가 전부였는데

검색을 하다 보니 주변에 이 바위를 둘러싼 자갈들이 생겨났네요.

 

신영복.JPG

 

다음 한국을 방문할 때는 저도 다짐을 적은 자갈 하나 놓아두고 오려고 합니다.

 

goldengate

2019-01-15 14:38:11

아~  그렇게 돌아가신 줄 몰랐네요.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하이오

2019-01-18 03:32:50

여전히 많은 분들이 기억해 주셔서 편히 쉬시리라 믿습니다.

im808kim

2019-01-18 02:50:59

신영복선생님 부고소식은 기사로 접하긴했지만 그리 힘든길을 가셨는지는 모르고있었네요. 그 분의 재능과 사상 사람을 대하는 따뜻한 마음이 세상에 더 크게 쓰이지못한게 개인적으로 아쉽네요. 어머님이 밀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살고계시는데, 다음에 뵈러가게되면 꼭 한번 찾아뵙고 자갈하나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오하이오

2019-01-18 03:35:14

요즘 100세 시대를 운운하는 요즘이라 더 아쉽더라고요. 밀양이 근처면 돌아보시기가 불편하지 않겠네요. 저도 이번엔 꼭 한번 방문해 보려고 합니다. 아울러 아이들에게 부산도 한번 구경 시켜 주려고요. 

외로운물개

2019-01-15 14:06:09

어쩐지 어딘지 모르게 풍기는 내용들이 항상 ......................

좋은 훌륭한 분과 함깨 하셔서 인지 아그들도 아부지 따라 훌륭하게 클거요...ㅎㅎ

오하이오

2019-01-15 14:16:14

덕담 감사합니다. 훌륭한 분들을 마음에 담아두고 손톱 만큼도 따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 노력해 보겠습니다.

오하이오

2021-01-15 17:06:34

5주기를 맞아 감상하나 얹어 업데이트 했습니다. 혹시 함께 추모하실 분 계실까 싶어 댓글 달아 '토잉'합니다. 

daddyryu

2021-01-15 21:00:20

신영복 선생님의 존함은 들어봤지만 어떤분인지 몰랐습니다. 오하이오님글 덕분에 그분이 남기신 말씀들 몃가지 읽게되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되네요. 감사드립니다.  가장먼여행, 더불어한길, 처음처럼...너무 좋네요!  앞으로 살면서 지침으로 여기며 더욱더 좋은 삶을 살수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언제 한국들어가게되면 밀양에 갈 이유가 생겼습니다.

오하이오

2021-01-15 23:57:48

빙산이 일각에 불과한 내용을 언급했는데 여러 생각을 불러 일으켰다니 괜히 제가 뿌듯하네요. 

마침 오늘 5주기를 맞아 여러자료를 모음 사이트를 열었다고 합니다.

꼭 책을 사지 않아도 꽤 많은 글과 글씨와 그림을 볼 수 있게 됐네요.

혹시 더 관심이 더 가실지도 모른다 싶어 남깁니다.

http://www.shinyoungbok.net/

shinyoungbok_net.JPG

 

daddyryu

2021-01-16 18:16:11

그렇잖아도 인터넷에서 신영복선생님에대해 찾아보고있었는데 이렇게 아카이브 사이트가 있어서 너무 좋네요.  즐겨찾기에 넣어두었습니다.  앞으로 자주 찾아뵐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오하이오

2021-01-17 08:09:04

그러셨군요. 찾고자 하셨으니 제가 도움을 드리지 않아도 찾긴 하셨을 텐데, 조금이라도 수고를 덜어 드리긴 했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자주 찾아 보게 될 것 같네요. 

Livehigh77

2021-01-15 23:05:57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오랜전 군대에서 읽었는데 감옥만큼은 아니지만 신변의 제한과 다양한 인간군상이 랜덤하게 모인 등의 공통점 때문에 더 와 닿았던 기억이 납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다시 떠올려보네요.

오하이오

2021-01-16 00:12:06

감옥에선 말할 나위 없는 '베스트 셀러'라고도 들었습니다.만, 군대와 감옥은 비슷한 구석이 있고, 말씀대로 그런 비슷함으로 군대서 읽을때 더 와 닿았을 것 같아요. 요즘은 감옥 이나 군대 밖이라도 정도의 차이만 있지 얽매여 살기는 마찬가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오랜만이 떠 올린 기억이 유익하셨길 바랍니다.

샌프란

2021-01-16 00:25:09

설교 중에 한번 신영복 예화로 썼다가 좌파 목사로 몰린 분이 계시죠...

오하이오

2021-01-16 00:32:28

실제 촤파 목사가 아닌 분이 거론했다는 이유로 그렇게 몰린 건(혹은 몰리는 현실은) 안타깝네요. 제가 보기엔 좌우를 떠나 새겨볼 말이 많아 보이는데요.

ShiShi

2021-01-16 18:57:26

오래전 사두었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작년에 읽고 신영복 선생님을 존경하는 맘이 새삼 가득하였는데 오하이오님이 이렇게 긴 추모의 글을 올려주시니 다시 그 맘이 떠오릅니다. 훌륭한 분들의 사상은 생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지만 세월이 갈수록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하이오

2021-01-17 08:22:39

저도 '생전은 물로 세월이 갈수록 더 깊게 생각하게 만는다'는 말씀에 어울리는 분 같아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한다 하는데도, 선생께서 느끼는 변화나 세상은 그리 크게 달라진게 아니라고 느껴서 시대를 아울러 그런 깊은 생각을 줄 수 있었던게 아닌가 샆기도 하네요. 저도 틈나는 대로 곱씹고 더 깊게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고기만두

2021-01-16 19:11:28

멋지네요! 좋은 글 보고 갑니다! :)

오하이오

2021-01-17 08:23:17

멋지고,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여행벌

2021-01-16 23:21:25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하이오

2021-01-17 08:26:38

저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아직 선생의 글을 제 아이들에게 나눠주지는 못했는데 조만간 그럴 날이 오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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