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모의 본질을 흐리는거같아 육아 관련 글을 최대한 안쓰고 싶은데, 죄송합니다)
할로윈을 너무 즐긴건지,
2살 아기가 어제 낮부터 열이 103도까지 오르고 밥도 안먹으려 하고 계속 cranky하고.
물론 그 전에도 열 난적이 몇번 있는데, 다행히 저희 아기는 한번도 애가 멍해지거나 쳐진적이 없습니다.
열이 103도가 되도 계속 잘먹고 잘 놀고 그래서 이번에도 그러려니 하고
어차피 열 나도 병원/ER가봐야 해줄게 없으니 타이레놀-모트린 교차복용만 계속 하는데,
9시에 애가 좀 쳐지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한 30분을 옷입고 제가 안아주는데도 부들부들 떠네요.
좀 불안해서 소아과에 전화하니 오한이 있었다는게 맘에 걸린다고 당장 ER 가래서 갑니다.
사람 엄청 많네요.
한 한시간 기다리다보니 열도 내리고 애가 완전 멀쩡해집니다.
도저히 들어갈 기미가 없어 그냥 집에 와서
추우니까 긴팔긴바지에 이불 덮어 제 옆에 재웠는데,
밤 12시반 105도를 찍습니다.
제 아기 인생 최고 온도라 깜짝 놀랍니다..;;
근데 잠을 계속 자고 울지도 않길래, 일단 타이레놀 먹이고 재웁니다.
3시반쯤 깨서 재보니 여전히 103도.
여기서 맘이 오락가락합니다.
우리 둘다 내일 일해야하는데,
지금 ER가봐야 또 2-3시간 기다리고 뭐 없을거같은데,
근데 이렇게 고열이 오래가면 애가 잘못되는거 아닌가,
응급실 가야할거 안갔다가 애가 더 잘못될까 걱정되서,
결국 갑니다.
copay 150불 내고 (빌 몇개 더 날아오겠죠 ㅋㅋ)
2시간 반 기다리고 그사이에 애 열도 떨어지고 또 멀쩡해지고
(ER만 오면 나아지는 기적인가요)
의사 5분 보고 끝납니다.
다 멀쩡하다고 그냥 viral 인거같다네요.
ER 진짜 너무 비효율적이고 힘들어요.
안가고 그냥 밤새 열 내리려고 노력하고 아침에 소아과 열자마자 전화해서 가는게 맞는거같은데,
그놈의 혹시나 하는 마음이 너무나 크네요.
정말 혹시, 고열로 뭐가 잘못되는게 아닐까..
저도 저번에 마우이 다녀왔을때 103도까지 열 올라봤는데 정말 아프던데,
애가 103도 105도 올라가면 얼마나 아플지 싶기도 하고..
덕분에 남편은 힘들게 일하러 가고 전 감사히(?) 재택 당첨이네요.
다음주 한국 갈때만 안아팠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