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여름 글레이시어 (1)

개골개골 2013.07.09 22:20:23

몬타나주의 주도인 Helena(전 이런 조그만 마을이 주도인지는 떠나는 날까지 몰랐네요 ㅋㅋ)를 떠나서 4시간 정도 올라가면 글레이시어 국립공원의 남동쪽 입구까지 도착할 수 있습니다. 그 사이에 몬타나의 한적한 전원풍경이 이어져서 드라이빙하기에 심심하지는 않아요.. 몬타나의 풍경은 뭐랄까... 그 왜 유명한 윈도우즈 기본 배경화면 있잖아요... 녹색동산에 파란하늘 흰구름... 딱 그거에요 ^^


글레이시어 국립공원도 꽤 큰데요, 그래서 몇몇 여행자는 시간관계상 남동쪽에 있는 Two Medicine 지역은 빼고 가기도 합니다.. 일단 들고 나가는 길이 꼬불꼬불해서 다음목적지까지 가는데 1시간 정도는 더 소요되거든요... 그래도 한적한 호수에서 카노/카약 같은거 하고 싶다면 Two Medicine Lake를 추천합니다.. St Mary나 McDonald Lake 처럼 Going-to-the-Sun Rd 상에 있는 호수들이 더 유명하긴한데, 호수가 너무커서 뭔가 호수에 있는 느낌이 없다고나 할까요 ^^ Two Medicine Lake 가기 전에 Running Eagle Falls Trail이 있는데... 짧고 평탄하니 한 번 가볼만 합니다. 이 폭포는 별명이 Trick Fall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정답이 ^^ 그리고 사진으로는 잘 안나왔지만 강바닥에 붉은돌과 녹색돌이 섞여 있어서 강바닥이 정말 이뻐요... 여기서 올챙이랑 30분 정도 발에 물담그고 놀다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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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Medicine Lake입니다. 크기가 적당해서 한적하게 카누타고 놀기에 좋은 호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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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Medicine 지역에서 나와서 오늘의 숙소가 있는 Many Glacier 지역으로 들어갔습니다. 글레이시어 국립공원에서 인기있는 트레일 대부분이 이 지역에 몰려 있습니다만... 문제는 최소 왕복 10마일 이상의 반나절 이상 트레일이라서 가볍게 여행하시는 분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ㅠ.ㅠ 제가 묵은 숙소는 포장도로 제일 안쪽의 Swiftcurrent Motor Inn($125)이었구요... 퀸투베드였는데, 가격에 비해서 시설이나 청결함이 훌륭했습니다. 이 지역에 있는 다른 숙소는 Many Glacier Hotel인데, 바로 앞에 Swiftcurrent Lake가 있어서 경치가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차 가지고 가면 그냥 호텔이 보이는 언덕에 주차하고 마음껏 호텔뷰를 즐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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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ftcurrent Lake의 일몰입니다. 일몰이라고 해도 해가 산 넘어로 넘어가기 때문에 석양이 있거나 그러진 않네요.. 저녁에 모기/파리 대박이므로 off spray 한 바가지 뿌리고 감상 모드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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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레이시어 국립공원에서 둘쨋날... 뭘 할까 고민하다가 걍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이 동네에서 가장 인기 있는 Iceberg Lake Trail을 가기로 합니다. 왕복 10마일. 트레일은 보통 6월 말 정도에 열리고, 7월 말은 되어야지 트레일 상의 모든 눈이 말끔히 정리됩니다만... 올해는 기온이 꽤나 높았기 때문에 제가 갔을 때도 마지막 0.5 마일 정도 구간만 제외하고는 트레일은 깨끗했습니다. Elevation Gain은 1200ft 정도 되기는 하는데... 트레일 처음에 산등성이 오를때까지만 가파르고, 그 다음부터는 얕은 오르막이 지속되기 때문에 트레일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이 지역이 곰 출몰지역이라서, 3팀중 1팀은 곰퇴치 스프레이와 딸랑이 방울을 착용하고 가더라구요. 뭐 저희는 무대뽀로 그냥 산행에 나섰습니다만.... 그래도 워낙 인기 있는 트레일이라 캠핑을 하지 않는 이상은 등산로에 사람이 계속 있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곰이 활발히(?) 출몰하면 공원측에서 등산로 자체를 폐쇄해 버리기 때문에 등산에 오르기 전에 트레일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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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마일째 걷다가 올챙이 실신했습니다... 그래서 나머지는 제가 업고 ㅠ.ㅠ 저기 암벽으로 둘러쌓인 지형 바로 아래에 오늘의 목적지인 Iceberg Lake가 있습니다. 트레일의 마지막 1.5마일 정도의 경치는 그야말로 최고의 트레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걸으면서 계속 감탄을 연발하면서 산행했어요... 미국 와서 해본 중간 길이 반나절 짜리 트레일 중에서 제일 좋았던 Top 3를 꼽으라면 요세미티의 파라다이스, 아치스의 더블오(랜드스케이프 아치 포함), 그리고 글레이시어의 아이스버그레익 트레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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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berg Lake 자체는 so so 했습니다. 이런종류의 Iceberg 들이 떠 있는 민물 호수는 다른 곳에서도 훨씬 쉽게 더 큰 규모로 볼 수 있거든요... 가까이는 알래스카 Jeneau에 가면 Mendenhall Glacier에서도 볼 수 있고.. 제가 본 곳 중에서는 아이슬란드의 Jokulsarlon 같은 곳은 정말 규모도 크고 Iceberg의 180도 뒤집기(?) 같은 광경도 흔히 볼 수 있거든요... 뭐 그래도 5마일이나 걸어가서 봤더니 큰 보람은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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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곳에 오면 꼭 빠지지 않는 알몸 입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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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산을 타고 내려오면서 한컷. 저 멀리 보이는게 Swiftcurrent Lake입니다. 총 7시간 정도 트레킹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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