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 - 세비야 1

sleepless 2015.06.11 18:47:53


세비야엔 저녁에 도착했습니다. 

세고비야 톨리도 그라나다 론다를 거쳐오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자주 있지 않은 기차운행 시간에 맞춰서 여행계획을 짜야 하는 것때문에, 
자동차를 렌트를 했던건데, 세비야에 도착하면서는 바로 리턴을 했어야 한다는 걸 미리 깨닫지 못했어요.

호텔까지 가려고 꾸불꾸불 골목을 들어가다가, 
이렇게 가다가는 차를 심하게 긁을거 같다는 공포심이 들 정도로 골목이 좁습니다. 
정말 사이드 거울이 양쪽 골목벽을 닿을것만 같을 정도. 
세비야는 제법 큰 도시라서 골목이 이렇게나 좁을지 생각을 못 했어요. 

호텔까지 어떻게든 가보려고 애를 쓰다가 중간에 포기하고 호텔에 전화하니, 
근처 주차장에 가서 주차하고 오라더군요. ㅠㅠ

호텔은 Fontecruz Sevilla, Autograph Collection에서 머물렀는데, 
카테드랄 바로 뒤라서,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곳에 있어요. 위치는 정말 좋아요. 
호텔방은, 좀 작고, 방위치가 엘리베이터로 연결이 안 되는 희한한 위치라, 가방을 들고 나는데는 좀 귀찮았지만, 
다른 건 다 만족스러웠어요. 
제법 유명하다는 타파바도 호텔에서 골목 몇개만 걸어나가면 바로구요. 
아침은 호텔에서 부페를 먹었는데, 가격에 비해서 식사는 좀 별로였습니다. 
먹을만한 게 별로 없었어요. 

세비야에서 첫날은, 카테드랄부터 갔습니다. 
세비야 카데드랄 티켓을 사실 때, 콤보 티켓을 사시면, 
이글레시아 성당 Iglesia Colegial del Salvador 도 그냥 들어가실수 있어요. 
그런데, 그 값이 카데드랄만 들어가는 값이랑 같아요.  
표를 사실 때 앞사람을 보니 그냥 아무말 안 하면, 카테드랄만 표를 주더라고요. .
콤보 티켓을 달라고 하면, 콤보 티켓을 줘요. 
티켓을 버리지 말고 잘 보관하세요. 

줄을 길게 늘어서 있다가 한참만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족히 한시간은 기다린 거 같아요. 
그 전날 인터넷으로 예매를 하려는데,  무슨 이유였는지 크레딧카드 에러가 나서 포기했던 게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카테드랄 세비야 입장권은 인터넷으로도 예매하고 가시는 게 시간절약에 좋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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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성당은, 유럽의 삼대 성당중 하나랍니다. 
당시 번성했던 스페인의 힘을 자랑하기 위해, 유럽에서 가장 크게 지으라고 했답니다. 
정말 커요. 어느정도로 크냐면, 안에서 아이를 잃어버릴 정도에요 ㅠㅠ 
제가 사진을 찍느라 정신을 파는 찰라에 애가 없어졌어요. 
남편은 일을 해야 해서 호텔에 있고 저랑 아이만 간건데, 아이가 없어진 거에요.

첨엔 눈앞 어디에 있을거라고 금방 찾겠지,  생각하고 크게 걱정을 안 하고 서성이고 있다가 
여기저기 봐도 아이가 안 보이니 덜컥 겁이 나더라구요. 스페인에서 아이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되나.
미친듯이 뛰어다니면서 찾는데, 아이가 안 보여요. 
성당안이 워낙에 크다보니, 어느 구석에 애가 있는지 찾을수가 없어서 정말 무서웠어요. 
마치 몇시간 같았던 몇분 정도 미친듯이 애이름을 부르며  뛰어다니다가, 
사진 찍느라 정신팔고 있는 아이를 겨우 찾고나니, 
다리에 힘이 풀려서, 카테드랄이고 나발이고 아무 생각도 안 났어요. 
정말 지옥을 경험한 순간이였어요. 
다음 여행부턴 아이에게도 전화기를 하나 줄 생각이에요. 위기시에 꼭 필요한 거 같아요.

정신을 좀 차리고 나서 성당을 둘러봤는데, 이미, 점깐의 공포스러움으로 관광의 설레임이 사라진 후라, 
정말 대단한 볼거리들이 많은데, 보면서도 집중이 잘 안 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볼 건 다 보고 나왔는데도,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네요. 



카테드랄을 나와서 아이는 다리가 너무 아프다고 쉬고싶다고 해서, 
호텔로 데려다주고 전 이글레시아 성당으로 가서 구경을 갔어요. 
위치가 좋은 호텔을 예약하면 이런 장점이 있네요. 

이글레시아 성당은, 카테드랄에 비해 아주 작지만, 시간이 되면 꼭 가세요. 
작은 사이즈에 비해, 안은 지금까지 갔던 어떤 성당과 아주 다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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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이슬람 무데하르 양식의 장식을 보고, 빈공간에 대한 공포가 있는듯 하다고 표현하잖아요.  
무데하르 양식의 캐톨릭을 보는 거 같아요. 
가보시면 제가 하는 말이 이해가 되실거에요.
작은 성당이라기에 설렁설렁 들어가서 한 십분 휙 둘러보고 오려던 계획이 2시간이 된 곳입니다. 
카테드랄 표를 사면 공짜로 들어 간다기에 그리고 거리도 가까워서 그냥 간 거였는데, 
돈을 따로 내고 입장했더라도 하나도 안 아까웠을거에요. 오디오 가이드도 해 보세요. 설명이 잘 되어있어요.

성당을 나오면, 바로 앞에, Tourist Information center 가 있어요. 
들려서 맵을 받으세요. 
이 맵이 세비야에서 어디 어디 보아야 하는지 간단히 설명이 되어 있어서 호텔에서 받은 거보다 도움이 되었어요.

성당을 나와서, 릭스티브 아저씨책에서 추천한 그 지역사람들이 많이 간다는 트리니티 지역안의 시장을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콜롬부스가 출항했다는 황금의 탑도 보고, 
과달키비르 강변을 따라 걸으면서 구경을 하는 것도 올드타운 안에서 구경을 하는 것과는 좀 다른 세비야를 보는 맛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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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고 싶던 시장은 불행하게도 문을 닫았더라구요. 
오픈 시간을 잘 알고 갔으면 좋았을 걸. 
그냥 트리니티 동네를 좀 더 둘러보기로 합니다. 


시장은 못 보았지만 세비야의 큰 특징, 타일장식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올드타운에 타일 장식이 많습니다만, 여기서 보는 타일들은 생활장식이랄까, 
좀  더 구석구석 일반 건물들에 장식이 된 것들이 보여요.  
리스본에 가면 이런 타일 장식을 많이 볼수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세비야에도 정말 많아요. 
그냥 사람들이 사는 곳 구석구석 하다 못해, 도둑을 막는 창살 철제 문도 타일로 장식을 했어요. 
참 독특한 볼거리들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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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의 교역으로 유럽에 유입된 실크와 도자기, 향료등은 
귀족층들만이 즐길수 있던 사치물품 중 하나였기에, 
도자기를 굽듯이 유약을 발라 만드는 타일은 고급이라는 공식으로 인식이 되어 있어서
사람들은 타일을 아주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정말 구석구석 아름다운 타일들이 눈에 띄입니다.
이런 타일들만 구경하고 다녀도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그러다 거기서 그 동네 아줌마들 몇명이랑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저에게 일본사람이냐고 묻더니만 제가 코리아라 하니, 잘 모르더라구요.  
꽃할배 이후, 한국인들이 스페인 관광사업에 갇다 바치는 수입이 얼마나 많을텐데
코리아를 모르다니.
저에게 자꾸 뭐라 뭐라 말을 하는데, 스페니쉬를 모르니, 답답하고, 
그 아줌마는 영어를 못 하니 답답하고. 
그러다 손짓발짓을 하며, 저에게 시장을 구경가라고 알려주는데, 
그 아줌마도 시장이 문닫는 시간을 잘 모르는 듯해요. 
로칼사람들도 다 아는 건 아닌듯 ㅎㅎㅎ

저녁엔  호텔에서 가까운 식당을 써치해서 Bodega Santa Cruz 라는 곳을 갔어요. 
http://www.tripadvisor.com/Restaurant_Review-g187443-d1203721-Reviews-Bodega_Santa_Cruz-Seville_Province_of_Seville_Andalucia.html
아주 엄청 맛있는 타파바라기 보다, 로칼들이 좋아하는 타파바라고 
여행 티비쇼에서 소개하는 곳이라는데, 맥주도 싸고 음식도 대체적으로 저한텐 다 맛있었어요. 
그리고 여기가 유명한 건 맛있으면서 값이 싸서래요. 
엄청 붐비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데, 한국인들도 많이 오더라구요.

이건 사족이지만, 
한국인 관광객들을 볼 때마다
꽃할배 PD 가 본인이 제작하는 작품의 영향력을 좀 알았다면
스페인 관광청에 연락을 해서, 
내 프로가 스페인의 관광사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테고, 
수입에도 엄청난 기여를 하게 될텐데, 
그에 대한 보답으로, 기부금 같은건 바라지 않을테니
각 박물관이나, 왕궁 오디어가이드에, 한국어를 넣어다오, 
정도의 밀당을 좀 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기던데..

뭐 암튼...

저녁겸 타파랑 맥주를 마시면서 사람들을 구경하며 보내는 
세비야의 저녁은, 참 풍요롭고 평화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