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처가 또 출장 짐을 쌌다.
아침 먹고 느긋하게 배웅 가는 길
두 주간의 이별이 짧진 않을 텐데 가늘 길에 까불대긴 여전한 1, 2, 3호
오늘도3호가 가방을 끌겠다고 나섰다.
전철을 기다리며
손목에 고무줄을 치렁치렁찬 3호가 전차에 올라서는 고무줄 놀이에 바빴다.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십자가, 로케트, 케이블카, 가위, 별을 만들었더니 아이들도 바빠졌다.
3호가 드디어 별을 만들었다.
전철에서 내렸고
이번엔 다섯식구 손가락으로 별을 만들었다.
"어서와, 김포공항은 처음이지" 나도 국제선 청사는 인천공항이 만들어 진 뒤 처음인 듯 하다.
저 큰 도자기가 뭔가 알아 보라고 보낸 1호가 열심히 읽는다. 글이나 그림을 입력하면 도자기에 나타난다.
입국 수속을 밟기 전 한자리에 앉았지만
이내 엎어져 장난 치는 2, 3호.. 그리고 처가 수속장으로 들어갔다.
처와 나는 출국 전날까지 약속을 잡았다. 언제부턴가 우리 아지트가 된 알라딘중고서점.
미국 우리 동네로 유학와 이웃집에 하숙하던 유학생, 한국서 보니 더 반갑다.
아이들에겐 책을 보라하고 우린 커피 마시며, 쿠키 쟁반도 책 모양.
해가 질 무렵 집으로 돌아 갔다.
저녁은 통닭. 먼저 가서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3호.
뒤 따라오던 처와 1, 2호가 보이자 달려가는 3호.
발걸음 가볍게 닭 봉투를 들고 가는 아이들. 다 함께 먹는 이번달 마지막 저녁인 셈이다.
처를 보내고 입맛대로 점심, 1호는 돈까스를.
3호도 돈까스. 고기 한점 먹더니 쟁반을 돌려 밥 먼저 먹는다.
2호는 '보름달' 카스테라와 초코우유.
점심 먹고 커피 마시자고 간 거피숍에서 아이들은 하드를 하나씩 물고.
주택가 공장을 개조했다. 비싼 커피값에도 불구하고 빈자리 찾기가 힘들 만큼 붐볐다.
"다 먹었네, 나도 다 마셨다. 나가자!" 우리끼리 재밌게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