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및 아스펜(Aspen) 가을여행 (1) - 1~3일차

방방곡곡 2018.09.27 22:00:31

(2편) 4~7일차 https://www.milemoa.com/bbs/board/5270205

(3편) 숙소편 https://www.milemoa.com/bbs/board/5273993

 

 

안녕하세요^^ 마모 덕분에 분에 넘치는 좋은 여행을 다니면서 항상 마음에 부담만 가지고 있다가

이제야 첫 여행기를 올려봅니다. 여행기 초보인지라 ㅎ 주섬주섬 생각나는 대로 적는 것을 이해해 주세요.

 

막상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여행편(1)(2)과 숙소편(3)을 나눠서 올리겠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2년전 마모 병아리 시절 ㅠ 얼떨결에 만든 frontier 항공 크레딧 카드였습니다.

4만 마일 털어버릴 곳을 찾지 못해 끙끙대다가... 이번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눈물 겨운 발권 후기: https://www.milemoa.com/bbs/board/5199991 참조)

 

윗글에도 있지만 https://www.milemoa.com/bbs/board/5075022 미소우하하님 후기가 가장 결정적이었습니다.

덕분에 좋은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아무튼 그동안 콜로라도 좋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요.

이렇게 겸사겸사 가게 되었습니다. 검색해 보니 올해는 단풍이 좀 더 빨리 온다네요. 

콜로라도 가는 김에 단풍만 보고 오기는 너무 아까와서 알아보다가

일정이 6박 7일로 확 늘어 버렸습니다. 결국 9월 15-21일에 다녀왔습니다.

 

 

9/15 (1일차) 덴버도착 - 식사/장보기 - 숙소

 

프론티어 항공이 연착이 너무 잦아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예정보다 약간 빨리 덴버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3시반 경)

렌터카는 마모님이 예전에 추천해 주신 autoslash.com 이 가장 저렴했습니다. 아주 많이요^^

Enterprise 에서 full size로 238.7불에 prepaid 로 예약했습니다. cdw 를 받기 위해 사프로 결제했고요.

 

공항을 나오니 엔터프라이즈 셔틀버스가 딱 보이네요. 아주 큰 버스입니다. 바로 탑승해서 이동합니다. 

직원들도 모두 친절하고 보험 강요도 전혀 없었습니다. 어쩐지 구글 평점이 좋더라고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3가지였는데요. 현대 소나타, 닛산 알티마, 스바루 (모델명 까먹음) 였습니다. 

 

차알못이라... 그냥 주는 대로 타는 편인데요. 스바루?? 라는 말에 귀가 쫑긋합니다.

마모 게시판에서 가끔 들어본 적이 있어서요. 이번 기회에 스바루를 타보는구나!! 하고 내심 좋아했는데...

차 외관은 괜찮은데 시트가 너무 더럽네요. 얼룩덜룩...ㅠ 직원도 당황하더군요. 차마 선택할 수 없었습니다.

하긴 닛산도 어차피 처음이라... 그냥 알티마로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오르막에서 가속이 너무 느려서 당황했습니다. 차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검색해 보니 CVT 방식의 특성인 거 같네요. 산길이 많은 콜로라도에서는 정말 난감할 때가 많았습니다.

대신 연비는 정말 끝내주더군요. 총 1100 마일을 달렸는데 연비가 무려 36.2mpg.... 대부분 산길이었는데도요. 

 

아직 저녁 먹기는 이른 시간이라서 덴버 시내를 차로 한바퀴 돌았습니다.

주차비가 비싼 편이고 스트리트 파킹 자리가 많지 않아서 그냥 차로 대충 둘러보았습니다. 

황금지붕이라는 Colorado State Capitol 도 그냥 멀찌감치 차에서 사진만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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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후 H 마트에 가서 라면 등 먹거리와 차에서 먹을 간식을 넉넉히 샀습니다.

 

다음날 일찍 Red Rocks Amphitheatre 를 가야 하므로, 비교적 가까운 숙소로

Hyatt House Denver/Lakewood at Belmar 를 잡았습니다 (하얏 8k) 

새로 지은 호텔이라 아주 깨끗하고 만족스럽습니다. 방도 코너 방으로 업글해 줬습니다.

(호텔 후기는 별도로 올리겠습니다)

 

 

9/16 (2일차) Red Rocks Amphitheatre - 콜로라도 스프링스 (PIKES PEAK, 신들의 정원 등)

 

Red Rocks Amphitheatre 는 가을철이라 그런지 매일 저녁 공연이 있더군요.

오전에는 늘 개방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일정이 바쁜 관계로 최대한 아침 일찍 들르기로 했습니다.

언제 여는가 하고 홈페이지를 보니, "Open one hour before sunrise..." 라고 되어 있네요.

아마도 여기서 일출을 보는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살짝 마음이 흔들립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럼 하루 리듬이 모두 깨질 거 같습니다. 아쉽지만 포기합니다.

 

그런데 다음날 새벽에 눈을 뜨고 창밖을 보니... 오호.... 침실 창문이 동쪽이네요???

코너방으로 업글해 줘서 가능한 View 였습니다. 와.... 

해 뜰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아내를 깨워서 함께 감상했습니다.

 

낮은 건물들이 깔려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수평선이 아니라 

나름 지평선에서 일출을 보는 것은 처음인지라, 무척 감격스러웠습니다.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며 일출을 감상하는 것도 생전 처음이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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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난 김에 바로 짐 정리해서 아침 먹고, 체크아웃하고, Red Rocks Amphitheatre 로 향합니다.

일요일 아침인데도 차량이 꽤 많습니다. 역시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Visitor Center 에 있는 전시관에 가니 여기서 공연한 가수들과 악기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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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고 Amphitheatre 쪽으로 내려가는데....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떼지어서 운동을 하고 있네요. 어쩐지 저 멀리서부터 구호 소리 같은 것이 들리더니..... 

역시 액티비티의 천국 콜로라도 답구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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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만 해도 고도가 꽤 높은 편이라서 숨쉬기가 쉽지 않더군요. (다른 곳에 비하면 낮은 편이지만)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저 밑에까지 내려갔다 올라왔습니다. 여길 온갖 자세로(?) 뛰어 다니는 사람들을 보니 참 대단합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로 이동한 다음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고, Cave of the Winds 로 이동합니다.

사실 동굴탐험은 굳이 안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당일 티켓이 모두 sold out 이라네요.

동굴탐험을 하려면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안전할 듯 싶습니다. 

 

다음 일정은 Pikes Peak 입니다. 여기는 원래 열차를 이용해서 올라가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안타깝게도 올해부터 운행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ㅠㅠ (참고: https://www.cograilway.com/)

 

차로 직접 이동하려니 입구에서 30불을 받습니다. 국립공원 패스는 받지 않습니다.

중간에 셔틀버스를 반드시 탑승해야 한답니다. 아마 정상에 주차장이 협소해서 그런 듯 합니다.

뭐 꼬불꼬불한 산길을 올라가는 것보다 차라리 낫겠다 싶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한참을 올라갑니다.

지도에는 산 아래에도 셔틀 정류장이 있긴 한데, 차도 별로 없고 분위기도 영 아니다 싶어서 계속 올라갔습니다.

거의 정상 부근에 와서야 커다란 주차장이 있고 올라가는 차량을 통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기서 셔틀을 타고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기차를 못 탄 것이 아쉽지만, 어쨌든 올라오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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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바람도 많이 불고, 춥고, 무엇보다 고도가 14000피트나 되어서 숨쉬기가 정말 힘들더군요. 

크게 심호흡을 해봤는데 정말 애기주먹만큼만 숨이 들어가고 나옵니다.... 산 아래와는 차원이 다르네요.

그래도 전망이 탁 트인 것이, 경치가 너무 좋아서 올라온 보람이 있습니다. 

사실 이번 여행 코스에 넣을까 말까 고민했는데.... 오길 잘 한 것 같습니다.

 

다시 셔틀을 타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이제는 올라가는 차량을 통제하지 않고 보내주는 것 같습니다.

아마 저녁시간이 다되어서 (4-5시경) 그런 듯 합니다. 차를 끌고 조심히 내려옵니다.

 

이런... 이런 산길에선 엔진브레이크를 걸어야 하는데 저단기어가 없어서 당황합니다. 전화기도 터지지 않아서 검색도 안됩니다.

대충 Ds 모드와 od off 를 조합하니 조금 나은 것 같아서, 브레이크 최대한 안밟으며 내려옵니다.

산을 한참 내려오면 브레이크 과열을 체크해 주는 곳이 있습니다. Good~~ 이라며 보내줘서 안심합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CVT 차량은 엔진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인식한다네요? 무식이 탈입니다....ㅠ

 

아직 해가 지기 전이라 Garden of the Gods 로 이동합니다.

길이 일방통행로로 쭉 이어져 있어서, 주차공간을 찾으려다 공원 한바퀴를 차로 한참 돌았네요ㅋㅋ

비지터 센터는 닫았지만 공원에는 아직 사람도 많고, 석양빛도 적당해서 볼만 합니다. 

산책로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걷기도 좋고요. 바위들도 너무 신기하고 예쁘네요.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 참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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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거의 질 때까지 있다가 호텔로 이동했습니다.

하얏 포인트 5k 에 가능한 Hyatt House Colorado Springs 에 묵었습니다. 방은 넓은데 역시 좀 낡았네요. 

 

 

9/17 (3일차) Great Sand Dunes NP Independence Pass

 

Great Sand Dunes NP 를 꼭 들르고 싶어서 아침 일찍 출발했습니다. 이날 운전시간이 제일 길었습니다.

Royal Gorge Bridge and Park 도 고민했는데, 아내가 이런 걸 무서워 해서요.

굳이 돈 내고 다리를 걷고 싶지는 않다고 하네요. 그래도 그 앞까지는 가보고 싶답니다.

사실 여기를 거쳐 가면 1시간 30분을 돌아가야 하는데.... 뭐 어차피 연비 좋은 차에다가 남는 건 시간이라...

정말 그냥 그 앞까지만 가서, 멀리서 사진만 찍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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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굳이 왜 갔나 싶기도 합니다만 ㅎㅎ 그래도 안갔으면 미련이 남았겠죠. 

 

이제 Great Sand Dunes NP 로 하염없이 이동합니다. 정말 끝없이 펼쳐진 평지에,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콜로라도는 정말 다채로운 얼굴을 가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지나가다가 갑자기 신기한 표지판이 눈에 띕니다. 순식간에 지나갔지만 분명히 한반도 지도입니다.

밑에 the forgotten war 라고 씌여 있는 걸 보니, 아마도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관련있는 듯 합니다.

나중에 돌아올 때도 비슷한 위치에 같은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운전중이라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여행후기를 정리하면서 구글맵에서 검색해 봤습니다.

다행히 가는 길에 마을이 거의 없어서 쉽게 찾았네요. 아래와 같은 표지판입니다. 

 

theforgottenwar.png

 

구글맵 직접링크: https://www.google.com/maps/@38.0017703,-105.9087991,3a,57.4y,169.64h,87.63t/data=!3m6!1e1!3m4!1st4rSSD_J8wt6zPBYEYYZ9A!2e0!7i13312!8i6656?hl=en

 

아마도 정확히 38도선 위에 길 양쪽으로 표지판을 놓았나 봅니다. (구글맵 상으로 소숫점 단위 오차는 있습니다)

한적한 콜로라도 17번 도로 위에서 뜻하지 않게 한국전쟁의 흔적을 발견하니 묘한 감정이 듭니다.

 

계속 달리다보니, 산줄기 아래에 모래를 쌓아올린 듯한 곳이 보입니다. 혹시 저긴가 싶습니다.

가까이 갈수록 점점 분명해 집니다. 아, 저기구나 싶습니다.

아직까진 별로 감흥이 없고, 그냥 공사판에 모래 쌓아놓은 거 같애 ㅎㅎㅎ 하면서 아내와 농담을 주고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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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막상 그 앞에 서니까... 와.... 정말 멋지네요. 정말 사막 한 가운데 서 있는 느낌입니다. 오길 너무 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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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전에 비지터 센터에 들러서 어떻게 구경해야 하냐고 물어보니까, 그냥 조금 더 가서 주차하고 알아서 돌아다니면 된다고 합니다.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높은 고도에 익숙하지 않은 대부분 사람들은 왕복 4시간 정도 걸릴 거라고 합니다.

아주 익숙한 사람들은 2시간이면 된다고 하고요. 마침 오후 1시라 기온도 너무 높고 해서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정상에 오르는 사람들도 간혹 보이고 모래 위에서 썰매나 보드를 타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만,

저희는 가볍게 (저기 사람들 모여 있는) 중턱까지만 갔다가 왔습니다. 그래도 아쉬움 없이 충분히 즐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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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스펜으로 향합니다. 다행히 해가 지기 전에 Independence Pass 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덴버 부근에는 단풍이 거의 들지 않아서 날짜를 너무 일찍 잡았나 하고 내심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Independence Pass 입구부터 노란 단풍이 우릴 반기는 걸 보면서 마음이 놓입니다.

물론 아직 전체적으로 단풍이 들지는 않았습니다만, 곳곳에서 충분히 노란 물결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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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endence Pass 는 정말 길이 험하더군요. 만약 일정이 늦어져서 깜깜할 때 운전했더라면 정말 식겁했을 것 같습니다.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경치를 충분히 감상하고, 해지기 전에 snowmass 에 있는 숙소로 올 수 있었습니다.

 

저렴하고 후기가 좋은 Laurelwood Condominiums 라는 곳에 묵었는데 매우 만족했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4-7일차는 다음 편에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