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째 주말을 이용해 규슈에 있는 아소산에 2박 3일로 짧게 다녀왔습니다.
1. 비행편
- 진에어 인천-기타큐슈 왕복으로 요금이 203,800원이었는데 현대카드로 7% 할인받았어요. 출발편은 토요일 아침 7시 10분으로 거의 만석이었고, 기내식은 당근 없고 물도 안 줬어요. ㅎㅎ 커피는 캔커피만 팔고, 핸드드립은 메뉴에는 있지만 안 팔았어요. 장거리 비행편에만 제공된다고 하더라고요. 위탁수하물은 15kg으로 요금에 포함되어 있었고, 인천/기타큐슈 공항 모두 저울이 마련되어 있어서 캐리어 간 무게 조정이 가능해서 좋았어요. 돌아오는 편은 월요일 아침 9시 25분이었고 이른 편(하루에 두 번 운행)이라 그런지 사람은 적었어요.
이른 아침 비행은 처음이었는데 단거리 이동일 때는 두 번 다시 타지 않겠노라 결심했어요. 차라리 전날 늦은 시각에 타는 게 낫겠더라고요. ㅠㅠ 새벽 2시 반에 일어나서 움직이다 보니 첫날 정말 피곤했어요.
2. 렌터카
- 자란넷을 이용했는데 네이버에 자란넷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한국어가 지원되는 곳이 아니라 이곳(https://www.jalan.net/rentacar/)에서 예약했어요. 한국어가 지원되는 곳은 렌터카 검색이 안 돼요. 회원가입하느라고 잠시 애를 먹었으나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눈치로 대충 했어요. ㅎㅎ 차종과 업체는 목록에서 고를 수 있는데, 자연경관을 보는 거고 부모님 포함 저까지 3인이라서 SUV 큰 걸로 닛산에서 빌렸어요. (정확한 차종은 기억이 안나는데 pathfinder는 아니었어요.) 공항 픽업/리턴으로 2일 이용에 보험료(완전면책)까지 23,000엔이었고, ETC(고속도로 패스)는 장착이 안 되어있었지만 내비게이션은 장착이 되어있었고 미리 한국어로 설정해놓았더라고요.
- 공항에서 아소산까지, 갈 때는 무료도로 (4시간 반 정도) 올 때는 유료도로(3시간 반 정도)를 이용했는데 고속도로 이용요금이 무려 3,300엔이었어요. 이용시간도 짧고 군데군데 추월차선 빼고 1차선이 대부분이었는데 말이지요. 다음에 가면 무료도로로 가면서 경치 구경이나 더 할래요. 산을 넘어가는 거라 멋지더라고요. (아래 사진)
3. 숙소
- 첫날은 Hotel Little Hygge라는 곳(쿠로가와 근처)을 이용했는데 트리플룸이 1박에 18만원 (조식, 석식 불포함) 정도였고 저희밖에 없어서 집처럼 편하게 사용했어요. 와이파이(무료) 잘 작동했고, 실내사진은 못 찍었는데 아기자기하게 아주 잘 꾸며놓아서 다음에 오면 또 오고 싶을 정도였어요. 아오산도 아주 잘 보였고요. (아래 사진) 다만, 주인이 상주하는 게 아니라서 체크인이 3시 이후에만 가능했고 (아마도 비수기일 경우에만?), 무엇보다 입국 심사할 때 전화번호 때문에 애를 먹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어요. 입국심사서에 일반전화번호를 적어야 하는데 여기가 휴대전화번호밖에 없거든요. 저희는 결국에는 무사 통과했지만, 심사대에 앞에서 미리 서류를 확인하는 직원분에게 계속 저지당했어요. ㅠㅠ 결국에는 본인이 직접 일본어로 검색해보고 못 찾자, 일단 가서 통과되는지 보라고 하면서 보내줬고.. 다행히 안 잡히고 통과했어요..
거실에서 찍은 사진. 뾰족뾰족 봉우리 혹시 보이시나요? 아소오악 중 하나인 네코다케인데 운 좋게도 완전 선명하게 봤어요. 하루 종일 비가 미친 듯이 내려서 속상했는데. 비가 온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ㅎㅎ 역시 나쁘기만 한 일은 없어요. ㅎㅎㅎ
해가 쨍하고 밝은 다음날 아침. 외부는 이런 느낌이에요.. 완전 시골 산골이에요. ㅎㅎ 주변에 다른 숙소도 있긴 하던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런지 사람은 한 명도 못 봤고, 상점도 없었어요.. ㅎ
- 둘째 날은 공항 근처에 있는 토요코인에서 잤어요. 트리플룸이 6만원 (조식 불포함) 정도였고 좁지만 깔끔하고 주차장도 여유롭고 가격 대비 아주 훌륭했어요.
여기도 사진이 없네요. 가족들이랑 가서 찍기가 어려웠어요.. ㅠ
4. 식사
- 첫날 아침은 삼각김밥과 집에서 가져간 쑥개떡을 먹었어요. 엄마랑 저는 입이 짧아서 무난한 마요참치 먹었고 아빠는 비린 걸 좋아해서 명란젓을 먹었는데 괜찮다고 (해석: 맛있다) 하시더라고요.
- 점심은 496번 도로를 따라가다 첩첩산중 산속에서 처음으로 눈에 띈 집으로 갔어요. 식당이 하도 안 보여서 굶는 거 아닌가 걱정하다가 식당이 보이기에 무작정 들어갔는데, 역시나 이 집이 시작이더라고요. 맛은 그냥 그랬고. 주변 산이 (이누가타케 아니면 히코 산) 단풍으로 유명한 것 같았어요.
- 저녁은 숙소 주인이 추천해준 곳으로 갔어요. 비가 와서 주차하기 편한 곳 위주로 추천해주었는데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지도(아래)에서 보이는 57번이었던 것 같아요.
만화책에서만 보던 장소에서, 만화책에서만 보던 음식 먹어서 정말 좋았어요. 맛도 좋았고요. 송어도 맛있고 소고기도 정말 맛있었지만. 표고버섯이 정말 최고였어요! 일본인들이 표고를 왜 그리 사랑하는지 알겠더라고요. ㅎㅎ 현금만 받았고 가격은 3명이 9천엔 조금 넘었던 것 같아요.
불 지피는 모습
된장국은 달아서, 제 입맛에는 별로 였어요.
송어는 세워놓고 굽는 건데, 아빠가 잘 안 익는다고 나중에 저렇게 석쇠 위에 올렸어요. 근데 저렇게 하면 안 돼요. ㅋㅋ 살이 다 달라붙어서 부서지더라고요.
- 둘째 날 아침은 숙소에서 간단하게 해결했고, 점심은 아소산 국립공원 안에 있는 쿠사센리 휴게소(?)에서 먹었어요. 저랑 아빠는 카레 먹었고 (무난했어요) 엄마는 어제 먹은 소고기가 넘 맛있었다며 소고기덮밥을 먹었는데 소고기가 넘 안 익었다고 싫어하셨어요. ㅠ 카레는 천엔 정도였고 덮밥은 2천엔 넘었던 것 같아요.
- 저녁은 공항 근처에 있는 隠れ家イタリアン CAFEジュネス라는 이태리 음식점에 갔는데. 넘 대박인 게 앤초비 소스를 넣은 마르게리따를 화덕에 구워서 팔더라고요. 기타큐슈 공항 근처가 분명 시골일 텐데.. 화덕 피자에, 앤초비 소스라니. 역시 일본이구나 싶었어요. 맛은.. 제가 짠 걸 안 좋아해서.. ㅎ 가격은 기억이 전혀 안 나는데 안 비쌌어요. ㅋ 맥주랑 와인도 이태리 거 많이 보였어요.
5. 아소산 국립공원
자연을 좋아한다면 한 번은 가볼 만한 곳이에요. 홋카이도만 광활한 자연이 있는 줄 알았더니 여기도 그렇더라고요. 정말 멋졌고. 멋졌고, 멋졌어요. 다이칸보(아소산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와요)는 꼭 가보시길 추천하고요. (거기서 불에 구워 파는 소고기는 맛없으니 드시지 마세요.) 로프웨이는 2016년 지진으로 케이블카는 파괴돼서 없지만, 길은 복구가 되어서 길을 따라 쭈욱 올라가면 분화구까지 갈 수 있어요. 그리고 헬기를 타지 않아도 분화구를 볼 수 있어요. 다만, 바람 방향에 따라서 화산가스 때문에 출입이 통제되는 날이 있어요. 그리고 기관지 안 좋은 분은 가급적 안 가시는 게 좋아요. 제가 간 날은 파란불이 들어오는 아주 양호한 날이었는데. 쿠사센리 전망대에 갔을 때부터 냄새가 나더니, 분화구에 가니까.. 헉. 냄새가 넘 심해서 (정확히는 가스를 들이마셔서겠죠) 나중에는 어지럽고 몸이 부었어요. ㅠ
국립공원 입장료는 딱히 없는데 쿠사센리 휴게소(?)에 들어가려면 주차비로 410엔을 내야 해요. 그리고 아소산 로프웨이에서 분화구에 올라갈 때, 아래에 주차하면 무료이지만 (유료 셔틀버스 운행) 분화구 근처까지 차를 가지고 가면 입장료 겸 주차비 800엔 있고요.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인데 걸어갈 때도 돈을 내는지는 모르겠어요.
쿠사센리 전망대(주차비 무료)에서 본 분화구. 구멍에서 연기나는 거 보이세요? 냄새가 이곳까지 풍기더라고요. ㅎ 밑에 차들이 주차한 곳이 쿠사센리 휴게소예요. (주차유료)
분화구. 사진으로는 안 보이는데 보글보글 끓어요. 신기. ㅎㅎ
후기는 여기까지고, 조약돌님 덕분에 이번에는 사진도 올렸네요. ㅎ
5월 파리/이태리 여행기도 올려야 하는데, 되도록 빨리 올릴게요.
그리고 12월 프라하/남스페인/소치도 다녀오면 여행기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