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하교 후 가방도 내려 놓치 않고 주말을 만끽하는 2, 3호.
프로펠러를 고무줄에 걸고,
힘것 뒤로 당긴 뒤
놓고 하늘로 치 솟은 프로펠러를 쳐다 본다.
2호도 뒤질세라 당긴 고무줄을 놓자.
치솟은 뒤 뱅글뱅글 돌며 내려 오는 프로펠러(사진엔 꼿꼿하게 내리는 모습으로 ㅠㅠ).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시합하듯 고무줄을 당겼다 놓던 2. 3호를 불러 들였다.
저녁 이웃집에 초대 받았다. 가던 중 우연히 발견한 힌두교 사원. 10년을 살면서 이제 봤다.
초대 받은 손님 중 가장 일찍 왔다. 아이들은 준비한 책을 펼치고,
어른들은 가볍게 포도주 한잔씩 하면서 수다를 떨었다.
이윽고 성원이 되고 식사가 시작됐다.
진작 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영화 관람.
오늘 세 집이 모였다. 이 집에서 모일 때마다 북적대서
단촐한 느낌도 있었지만, 오가는 이야기로 북적댔다. 결국 밤 11시를 넘겨서 돌아왔다.
이날 처음 먹은 과일. 작은 가지 같은 이 것은 포도다.
다음날, 토요일 감기 기운이 떨어지지 않는 처에게 따뜻한 쌀국수 먹으러 가자고 했다.
그다지 국수가 당기지 않는 3호, 졸리니 추우니 하며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얼큰하고 따뜻한 국수가 나왔다.
얼마전 한국에서 동네 가톨릭 대학으로 유학 온 수녀님도 초대했다.
국수가 싫다던 3호는 역시나 샌드위치를 택했다.
2호는 국수 반 샌드위치 반.
1호는 해물이 듬뿍 든 쌀국수를. 휴, 이 아이들은 식사도 3인3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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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종교가 없는 제가 연이틀 신의 은총 가득한 자리를 가졌습니다.
금요일은 교회 다니시는 분들과 식사를 하면서 좋은 이야기 많이 들었고
토요일은 또 성당 다니시는 수녀님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분들이 좋은 건 좋은 말씀 나눠주시면서,
어느 한분도 제게 교회 나와라 성당가라 하는 짐도 지우지지 않으셨습니다.
받기만 해 염치 없긴 하지만 좋은 기분에 한주 가볍고 즐겁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