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봄 기운 완연했던 주말, 그제서야 손 좀 보자고 빗자루를 바닥에 뉘었다.
걸어 두고 쓰던 빗자루의 손잡이 고리가 부러지면서 한동안 구석에 세워두어 왔다.
1년 6개월여 전 새로 산 빗자루가 익숙하지 않았다. 특히 쓰던 것과 자루 길이가 달라 불편했다.
새 빗자루를 뜯어 쓰던 비의 자루로 바꿔 달았다.
헌 자루와 맞춰지지 않는 비를 테이프를 감고 볼트로 조일 때 아버지가 떠 올랐다.
싸리를 꺽어 헤진 싸리비를 수선하시던 아버지가 흐릿하게 보였다.
뱅글뱅글 돌아가는 고리를 벽에 맞춰 뻑뻑한 새 빗자루를 걸어두고 흐믓하게 쳐다 봤다.
새 비가 헌 비 되고 손에도 익었을 때 돌아가던 고리가 부러졌다.
깁스하듯 지지대를 대고 테이프를 감아 단단하게 붙였다. 이제 고리를 돌리지는 못한다.
이번에도 빗자루를 걸고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도 그랬다. 그런 모습이 참 궁상맞았는데, 이제서야 그 심정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