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아이들이 올해도 제때 학년을 마치지 못하고 마지막 등교를 했다.
그 아이들이 금요일 아침엔 학교 대신 동네 공항을 가야 했다.
비행기에 타서는 사색을 하는 듯한 3호.
그게 아니었다. 그대로 무너져 잠들어 버렸다.
2호는 앞으로 긴 바지 입을 일이 없다지만 하필이며 구멍난 바지를 입고...
1차 목적지 디트로이트공항에 내렸다. 지하 통로는 흡사 시카고 오헤어공항을 연상케 했다.
환승시간 45분. 재촉하진 않았지만 3호가 끌던 가방을 들러 매고 계단을 올랐다.
실내 모노레일이 다니는 공항, 일단은 디트로이트 공항을 그렇게 기억할 것 같다.
10분 여만에 이동, 여유있게 다음 비행기를 탔다. 아이들 끼리 앉겠다고 한다. 처와 10년 만에 나란히 앉았다.
두번째 목적지 도쿄 나리타 공항에 내렸다. 여전히 이동이 분주했다.
표를 사고서야 아이들이 처음으로 일본 땅을 밟았다는 것을 알았다.
하네다공항 국제노선터미널행 버스는 30분 마다 온다. 운 좋게 딱 맞처 왔다.
한참을 창밖 풍경을 보는데 모두 자율주행 차량 같다. 다들 차선 변경도 없이 차간격도 일정하게 한참을 갔다.
차내 무선 인터넷, 비행기에서 한참 오락을 하던 1, 2호 버스에서도 오락을 이어갔다.
생체시계를 거스르지 못한 3호는 이내 잠들었다.
1시간 여 달려 첫 정차역에 도착했다. 큼직한 한글 안내. 해외에서 한글 보는게 이젠 익숙해졌다.
세번째 목적지 하네다 공항. 빠듯할 것 같은 이동 시간이 줄어 여유있게 왔지만 카운터 줄이 문제다.
자전거를 실려 보내려는 일본 여성은 180키로미터 달리는 대회를 참가하러 간단다.
30 여분 기다려 카운터에 다다랐지만 아이들 좌석이 흩어져 맞춰준단다. 30분을 또 기다렸다.
표를 받고 입국 수속을 마치자 역시나 제일 앞서 게이트 앞에서 선 3호.
뒤 따라온 처가 홍보물로 나눠주는 종이접기를 받아 왔다. 학내 '오리가미' 마스터 3호의 눈이 돌아간다.
보딩시간 맞춰 부랴부랴 게이트에 왔는데 비행기는 보딩시간 맞춰 들어 온다.
늦어질 모양이다. 책 꺼낸 1, 2호. 3호는 레고 인형을 꺼냈다.
네번째 목적지 상하이 푸동공항에 도착했다. 착륙해 20-30분을 달리길레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활주로에 떨궈준다. 그제서야 다시 중국에 왔구나 싶다.
중국에서 해 지면 장거리 버스나 기차는 거의 끊긴다. 오며가며 봤단 공항 호텔로 갔다.
제법 붐비는 호텔 로비, 아이들은 그 틈을 노려 읽고 놀고.
언듯 그럴 듯한 모양의 호텔. 기대는 않는다. 가격대비 만족도 별로.
방에 들어 짐 푸니 집에서 출발해 26시간 만이다. 창 밖 공항청사 환한 불빛이 아직 끝이 아니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