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밸런타인데이'로 난징 여행 시작부터 주변 분위기가 훈훈했다.
숙소가 있는 대학의 전등 행사를 구경했다. 점등과 함께 일제히 올린 손. 15학번이 졸업하나 보다.
첫 주 저녁은 환영과 해후의 만찬이 이어졌다.
저녁 약속이 없는 날은 그대로 잠들어 새벽에 깨서 이웃들이 건네준 간식으로 요기했다.
아침은 꼬박 챙겼다. 숙소를 나와 남쪽으로 길을 꺽으면,
구내 식당으로 가는 거다.
내가 가장 먼저 챙겨 식판에 놓는 순두부. 따듯한 간장 육수를 부어 먹는다. 2위안.
아침으로 그만인 죽도 여러 종류가 있다. 2위안.
처는 따뜻한 두유가 맛도 좋고 속도 편하게 한다며 아침마다 마셨다. 2위안.
다양한 만두, 몇개 시도해 입맛에 맞는 걸 찾았다. 한개 1위안.
때론 아침 길을 북쪽으로 걸었다.
배고픔도 잊고 서서 보무당당히 걷던 개를 쳐다봤다.
북쪽 교문을 벗어났다. '지엔삥'이라는 중국식 크레페, 매운 맛이 일품이다. 5위안.
즉석에서 반죽해 튀겨내는 브레드스틱, '요우티아오', 1위안.
각자 입맛대로 골라 비닐봉투에 담아 다시 이동.
이번엔 찐빵이다. 어마어마한 찜통이 가게 주변 가득 쌓여있다. 개당 2위안 안팍.
제대로 골랐다. 중국어가 안되니 속을 알 수 없는 만두와 찐빵은 결국 경험으로 입맛을 터득해야 한다.
벤치에 앉아 때론 걸으면서 아침을 해결했다.
무엇보다 중국의 싸고 맛있는 음식은 과일이다.
아이들이 학수 고대하던 중국 망고와 리찌. 이름도 모르고 처음 먹는 과일도 종종 있다.
과일을 특히 좋아하는 1호는 사다 놓으면 손에 달고 산다.
종종 숙소에서 해 먹기도 한다. 쌀떡을 한무더기 샀다. 4위안.
탱탱한 버섯에 콩나물을 더해서 국물 진한 중국산 라면을 끓여먹었다.
쓰고 버려졌을 1회용 용기는 다시 사용한다. '캠핑 모드'로의 전환이랄까.
와중에 호사를 누린다, 전주인이 두고간 커피머신 덕분에. 여긴 장기 투숙자들이 이렇게 쓰고 두고 간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토요일. 집에서 먹기로 하고 3호와 '식사추진'에 나섰다.
5년 전에도 종종 3호를 데리고 음식을 사러 다녔다.
제 갈길만 걸어도 고마웠던 3호가 이제는 제가 나서서 바구니를 들고,
계산을 마친 물건을 바로바로 가방에 담는다.
제 먹을 옥수수는 손에 챙기고 가방 지며 가게문을 빠져 나온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이 넉넉한 음식들은 뒷전이다, 손에 하드 하나만 쥐어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