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프 식당에서 있었던 특이한 (좋진 않은) 기억

아몬드 2019.07.03 08:57:25

 

아내와 캐나다 밴프에 놀러갔을 이야기입니다. 저녁을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 스위스 이탈리안 식당이라고 있어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퐁듀가 뭔지 한번 먹어보고 싶었거든요. 관광지라 그런 값이 싸진 않았고요, 퐁듀도 없고 짜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그때까진 다를 없었는데 계산서가 나오면서 복잡해졌습니다. 15%팁이 이미 붙여져서 나왔지요. 당시엔 당연히 15%팁을 주던 때라 사실 상관은 없었는데 궁금해지더군요. 많은 수가 같이 것도 아니고 메뉴에 미리 공지가 있던 것도 아니라서 서버한테 물어보니 주인이 붙였다고 자긴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때가 크리스마스 지나고 얼마 안됐을 때라 할리데이라 바쁠 그런 일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식당이 그리 바빠보이진 않았습니다. 넓은 식당이었는데 두세 테이블만 손님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리고 계산하고 나오면서 일이 생겼습니다.

 

마음씨 좋아보이는 할아버지가 음식이 어땠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호기심이 생겨서 여기 주인이냐고 물었지요. 그렇다고 해서 15%팁이 임의로 붙어있냐고 물었습니다. 정말 호기심이었습니다. 그냥 관례다라고 얘기해도 그래? 하며 웃으면서 나가려고 했었습니다. 거긴 관광지였고 일들이 있으니까요. 근데 주인장께서 하신 말씀에 도저히 웃으면서 나가질 못하겠더군요. 화가 났다기 보단 놀라왔다고 해야할까요. 주인장께서 하신 말씀이 너희 일본 사람이잖아, 일본 사람들은 팁을 모르더라고 그래서 우리가 미리 붙여줬어. 서버가 팁이 이미 붙여졌다고 얘기를 했으니 괜찮은 거야였습니다. 제가 잘못들었나 해서 다시 물어봤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사람한테 그러는 아니고 우리가 아시안들이라 팁을 맘대로 붙였다고? 우리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아시안이지만 일본 사람도 아니고 미국에 산지도 십년 가까이 되가는데 팁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아무 것도 물어보지도 않고 우리를 일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인장께선 말을 못알아 들었는지 그래 기분 상하지 . 일본 사람은 문화를 몰라서 우리가 붙여줬지만 우린 일본 사람 좋아해라며 어깨를 툭툭 치더군요. 주인장께서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시는 듯해서 일부러 큰소리로 다시 물었습니다.” 우리가 아시안이라 팁을 맘대로 붙였다고? “ 똑같은 대답이었습니다. 정말 순진 무구한 얼굴이더군요. 미국에서 그런 일이 있었으면 이슈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캐나다는 워낙 그런 일이 문제가 되지 않는지 정말 사람이 화를 내나 하는 얼굴이었습니다. 어찌 어찌하여 마무리 짓고 나오는데 문을 열고 나가는 저를 향해 마지막 한마디 하더군요. “ 외국에 가면 그나라 문화를 따르도록 정말 저를 걱정해주는 말투였습니다. 그날 밤에 잠이 안와서 트립 어드바이저에 장문의 리뷰를 썼는데 레스토랑에 대한 리뷰가 아니라고 거절 당하더군요. 그대로 배껴서 옐프에 썼는데 그건 아직까지 남아있습니다. 방금도 보고 오니 당시의 감정이 다시 살아나더군요.

 

아직도 아내는 문제로 저랑 다른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아내의 의견은 그런 걸로 싸우고 화를 내냐, 별거 아니다란 것이고, 저는 이런 문제는 화가 안나도 화를 내야 하는 문제다. 아시안이라고 대놓고 차별을 하고 그걸 공공연하게 말을 한다는 심각한 문제다란 것입니다. 사실 아내의 말에 동의를 합니다. 제가 아닌 거에 화를 내는 경향이 있는 듯해서 많이 고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 일에 대해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은 안드네요. 당시에 사실 화가 나지는 않았었는데 주인장이 아닌 같이 넘어가려고 해서 일부러 오버해서 소리를 크게 했거든요. 소리가 커지니까 기분이 따라서 흥분했던 같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에 외국 나가면 문화를 따르라는 말엔 정말 고꾸라지겠더군요. 마치 다른 종교의 극단주의자들끼리 대화하는 했습니다. 다시 옐프에 가서 리뷰들을 보니 좋다는 평가들 속에 몇몇 아시안들의 불만이 보이더군요. 어떤 베트남계 캐나다인은 팁을 조금 (15%)  줬다고 캐나다에선 이러면 안된다는 말을 들었다네요.  그러게 아시안들은 가지 말라고 했는데.

 

 

 

요즘엔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나이스하게 의견을 전달해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웃으면서 돌려쳐야 하는데 고급 영어 구사하기가 힘드네요. 우선 기분부터 상하게 되니. 어떤 분은 아, 20% 주려고 했는데 아깝네. 라고 하라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