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교수님 딸의 논문 1저자 사건에 집중하는 댓글부대에 대해

타쿠미 2019.08.21 23:54:31

조국 교수님 딸의 논문 1저자 사건에 대해 라는 글에 달린 많은 댓글을 보며,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 이슈는 정치적 맥락을 고려해서 논의해야 합니다. 정치라는 거대하고 복잡한 유기체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위 댓글 대부분은 그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있고, 그 결과 정상적인 민주주의 절차가 왜곡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생각합니다.

 

이 사안을 논의할 때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치적 맥락은 예를 들어 다음과 같습니다.

1. 본 사안은 문재인 정권이 대한민국 적폐 청산이라는 과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2. 현 정권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일명 공수처) 신설을 추진하고 있고,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청와대가 들고있는 카드다.

3. 적폐 세력이 기득권을 유지해온 핵심 수단은 권력형 비리였고, 공수처가 이를 정조준하기 때문에 이들은 무조건 결사 반대한다.

4. 인사청문회는 반대하며 여론만 자극하는 야당, 단시간에 수많은 의혹 기사로 도배하는 언론, 이들의 목적이 정상적인 민주주의 절차의 집행은 아니다.

5. 여론 조작을 목적으로 조직적으로 운용되는 댓글 부대가 분명히 존재하며, 이들이 마일모아에서도 활동할 것이라는 의심은 합리적이다.

6. 댓글부대의 목적은 여론이 본질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사실을 파악해보려는 개개인에게 피로감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것 등이다.

 

논문 등재 과정에 대해 잘 아는 분들이 이런 저런 의견과 근거를 대는 것은 그 나름대로는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서 그 결론으로 조국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하신다면, 결국 큰 맥락에서는 적폐에 비해 제한적인 시간과 자원을 가진 청와대의 필사적인 싸움에 힘을 보태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지금 언론의 Frame Setting이 국민의 여론을 어느 쪽으로 돌리려하고 있는지는 너무나 쉽게 파악되지 않나요?

그런데도 언론이 던져준 떡밥에 열중한 나머지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라는 핵심 사안이 시기를 놓치는 것을 구경만 하시겠다는 건가요?

문재인 정권에게 남은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진 모든 것을 걸고, 국민의 염원과 여론에 힘입어 적폐 세력과 근근히 맞서고 있습니다.

적폐의 목표는 현 정권이 추진하는 일에 어떻게든 훼방을 놓으며 시간을 버는 것입니다.

 

후보자 본인도 아니고 딸의 흠을 근거로 조국이 사퇴한다면, 그 결과로 파생되는 것은 더 완벽한 후보의 등장이 아니라 적폐 기득권의 부활이고,

따라서 이 사안에 대한 입장을 정할 때는 저 엄청난 반대 급부를 반드시 고려해야만 합니다.

댓글부대의 목적은 그 엄중한 반대 급부를 못 보도록 사람들의 시선을 떡밥에 집중시키는 것이고요.

 

대한민국의 기득권 세력이 온갖 권력과 역량을 동원해서 찾아낸 조국 후보자의 흠이 저 정도라면,

그리고 문재인 정권이 고위공직자범죄 근절에 도움이 될 거라 판단하고 저 사람을 법무부장관에 내정했다면

대다수의 국민은 청와대가 추진하는 일에 힘을 보태야할 때 아닌가요?

 

학식 있고 똑똑한 분들의 세부적 식견과 판단에는 분명 감탄합니다.

하지만 그것에 매몰된 나머지 언론이 몰아가는 대로 몰리고, 이것이 기득권 세력의 부조리한 범죄에 맞서는 싸움의 일환이라는 것을 잊는 순간 정말 되돌릴 수 없는 어리석은 실수를 범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