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블 출사展 - 31] Porto, Portugal (+ 포르투에서 시애틀 주민 만나서 와인 마신 썰)

맥주는블루문 2019.10.25 11:38:58

1.

지난 Lisbon 여행기(https://www.milemoa.com/bbs/board/6946024)에 이은 Porto 여행기입니다.

 

2.

지난번 여행기에서 심카드 관련 정보를 공유해야지 생각해놓고서는 깜빡했네요. Lisbon 공항에 도착해서 도착 층에 있는 Vodafon에 갔습니다. @awkmaster 님의 글 보고 2층으로 올라가려고 했는데 저희가 갔을 땐 도착 층에도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번호표 뽑고 바로 심카드를 살 수 있었습니다. 옵션이 2개 있었는데요, 하나는 데이터 6gb에 텍스트, 전화 포함된 심카드가 20유로였고, 또 다른 건 데이터만 60gb 되는 심카드가 30유로에 있어서 저희는 60gb를 사서 안 쓰는 옛날 아이폰4에 꽂아서 핫스팟으로 인터넷 연결해서 다녔습니다. 속도 정말 빠르고 좋더라구요. 근데 폰 안 쓸 때에는 핫스팟이 자꾸 disconnect가 되어서 다시 재연결 해줘야 해서 좀 귀찮았습니다. 데이터가 60gb라 정말 열심히 쓴다고 썼는데 (심지어 이걸로 유튜브, 온디멘드코리아로 한국방송까지 봤는데) 1주일 후에 보니 10gb도 못 썼네요.

 

3.

리스본에서 포르투는 기차를 이용했습니다. 기차는 여행 몇 달 전에 미리 하면 싸게 하실 수 있습니다. 기차가 오래됐다는 글을 봐서 마음의 준비를 좀 하고 갔는데 전혀 아니더라구요. 아주 깨끗하고 시설도 잘되어있는 기차였습니다. (아마 기차 종류가 여러 개가 있는 게 아닐까 싶긴 합니다) 저는 https://www.cp.pt/passageiros/en/buy-tickets 이 사이트를 이용했구요, 출발지명은 Lisboa-Santa Apolonia, 도착지명은 Porto-Campanha 입니다. (정확히 어떤 역으로 가야 하는지 잘 몰라서 검색이 좀 필요했거든요) 바깥 구경 좀 하고 한숨 자고, 기차에서 파는 샌드위치로 점심 해결하고, 그렇게 3시간을 달려서 포르투에 도착했습니다.

 

4.

포르투에서는 myhomeinporto 라는 곳에 있었습니다. 와이프님께서 좋아하시는 매우 부티크 한 느낌의 숙소였고요. 이곳은 방이 3개밖에 없고 주인장이 직접 아침 요리를 준비해서 함께 아침을 먹는 시스템인데, 맛도 괜찮았지만 플레이팅이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주인장이 디자인 감각이 꽤 있어 보였는데 방의 소품이나 그릇이나 구석구석 디테일이 아주 예쁜 숙소였습니다. 독특한 시스템 덕분에 아침 식사를 하면서 다른 여행객과 함께 식사하며 그들의 여행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5.

확실히 좀 북쪽이라서 그런지 날씨가 꽤 쌀쌀했습니다. 게다가 일기예보에 계속 비가 올 거라고 나와 있어서 날씨는 정말 포기를 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다행히 도착한 날에 온통 구름이 끼어있었지만 비는 안 와서 열심히 돌아다녔습니다. 포르투는 확실히 리스본보다는 좀 더 작지만 도시 전체가 올드타운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리스본보다 포르투가 더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Luís I Bridge 주변으로 보이는 도시 풍경이 정말 좋았습니다.

 

6.

이번 여행에서 나름 재밌었던 이벤트입니다. 포르투에서의 둘째 날, 비가 정말 거세게 내려서 어디 돌아다니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일단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나서 근처 커피 로스터리가 있어서 간단하게 점심 먹고 커피 마시고 책 좀 읽으면서 혹시라도 비가 그칠까 하는 기대를 갖고 쉬고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인스타그램도 하는데, 마침 저희랑 비슷한 날짜에 리스본-포르투를 여행 중인 시애틀에 사시는 인스타 친구분이 계셔서 댓글도 달고 그러던 차에 인친님께서 시간 되면 저녁 함께 먹자고 급 번개를 제안하셨습니다. 

 

일단 번개건도 그렇고 그 인친분께서 여성분이셨기 때문에 와이프한테도 의견을 물어보고 해서 저녁에 포르토 와인 테이스팅을 함께 하는 거로 계획을 잡게 되었습니다. 인스타에서도 서로 팔로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낯선 인친님과 그녀의 남편님과 우리 부부와 함께 와인 테이스팅으로 시작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인친님의 남편이 미국 토박이어서 거의 영어로 대화를 하긴 했는데 이분이 한국어를 나름 알아들어서 중간중간 아주 재밌었습니다. 그날 처음 만난 사람들과 대화 코드도 나름 잘 맞아서 자리를 옮기면서 와인도 마시고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일면식도 없던 인스타그램 친구와 낯선 여행지에서 이런 번개 모임을 처음 해보니 뭐랄까 여행이 좀 더 흥미진진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시애틀 돌아가서 다시 보자는 약속을 하고 그렇게 둘째 날이 지나갔습니다.

 

7.

마지막 날도 일기예보엔 계속 비가 있었는데 오후 1시가 넘어가면서 정말 극적으로 해가 떴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날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습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은 거의 마지막 날에 건진 것 같습니다. 역시나 싼 물가 덕에 맛있는 식사도 많이 하고 와인도 많이 마시고 우버도 마음껏 타고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8.

여행하면서 들르고 싶었지만 못 갔던 장소들과 직접 들렸던 장소들을 다 구글맵에 저장해놨습니다. 필요하신 분들께 유용한 링크가 되길 바랍니다.

리스본 - https://drive.google.com/open?id=1itEv0ZtwAWiAuNKTksPxu760obYqNF2A&usp=sharing

포르투 - https://drive.google.com/open?id=1CNuvcNyWqmASw7QQd6nwwMqQdnJbk0r2&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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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o, Portugal / Fujifilm X-T2, 56mm, ISO 200, F1.2, 1/1800

확실히 포르투는 리스본보다는 좀 더 빛바랜 색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다. 여전히 많은 빨간 지붕의 집들이 도시 주변을 고풍스럽게 채색하고 있지만, 좀 더 오래된 건물들이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채 방치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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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el of Souls, Porto, Portugal / Fujifilm X-T2, 56mm, ISO 200, F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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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ís I Bridge, Porto, Portugal / Fujifilm X-T2, 56mm, ISO 200, F1.2, 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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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ís I Bridge, Porto, Portugal / Fujifilm X-T2, 23mm, ISO 200, F4.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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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go da Pena Ventosa, Porto, Portugal / Fujifilm X-T2, 56mm, ISO 200, F1.2, 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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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o, Portugal / Fujifilm X-T2, 23mm, ISO 200, F2.0, 1/125

리스본도 그렇고 포르투도 그렇고, 도시의 거의 모든 건물에서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달라 보이는 패턴의 타일이 눈길을 끈다. Chapel of Souls의 타일 벽화처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예술 작품들을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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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rch of Saint Ildefonso, Porto, Portu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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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o, Portugal / Fujifilm X-T2, 23mm, ISO 12800, F13, 1/40

포르투 셋째 날, 일기예보대로 아침부터 거센 비가 내렸다. 이렇게 포르투는 그냥 첫날 둘러본 거로 만족해야 하나 싶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해가 뜨고 어느새 도시가 마르기 시작한 건 오후 1시가 넘어가면서부터다. 이렇게 운 좋게 포르투에서의 마지막 날을 선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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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douro da Serra do Pilar (Luís I Bridge view), Porto, Portugal / Fujifilm X-T2, 23mm, ISO 200, F5.6, 1/480

포르투의 상징과도 같아 보이는 Luís I Bridge. 포르투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이곳에서 노을을 보겠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그 도시를 스쳐 지나가는 여행객에게는 아쉬움이 많은 법. 언제쯤 한 도시에서 몇 달씩 지내며 단골집도 만들고 로컬처럼 도시 곳곳을 배우는 여행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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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douro da Serra do Pilar, Porto, Portugal / Fujifilm X-T2, 56mm, ISO 200, F1.8, 1/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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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douro da Serra do Pilar, Porto, Portugal / Fujifilm X-T2, 56mm, ISO 200, F1.8, 1/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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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ginal de Gaia, Porto, Portugal / Fujifilm X-T2, 56mm, ISO 200, F1.8, 1/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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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érigos Tower, Porto, Portugal / iPhone 7 Pl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