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를 한다며 물감을 꺼내 집 밖으로 나선 1호와 '시다바리'를 자처한 3호.
설명서가 적힌 아이패드를 무릎에 받쳤던 3호가 슬며시 분필통으로 기대 놓고
물감을 풀어 장난을 시작. "넌 계획이 다 있었구나!"
이때 늘어 놓은 꼬깔 사이로 빗질 하며 노는 2호.
물감 놀이가 지루해진 3호가 꺼낸 것은 테니스 공.
숙제로 바쁜 1호 옆에서 놀 궁리만 하던 2, 3호가 합심해 시작한 골프.
한켠에 땅 파고 사발면 용기를 박아 만든 홀
골프 공 대신 플라스틱 야구공을.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다가온 1호.
각자 자리 잡고 잘 노는 거 보고 나는 나대로 뒷마당 정리나 하자고 가서,
깜짝 놀라 아이들을 불러 모아 소리 쳐 "토끼를 잡아라!"
예초기를 돌리자 굴 파고 숨어 있던 새끼 토끼 3마리가 놀라 뛰쳐나와 여기저기 흩어지고,
아이들과 함께 겨우 잡아 다시 굴 속에 넣어주느라 우왕좌왕.
겨우 잡아 넣고 굴 입구를 가려 둔 냄비.
요즘 부쩍 집 주변서 토끼를 자주 봤지만 설마 뒷 마당에 굴이 있을 줄은...
부산한 상황이 정리 되었지만 호기심을 멈추지 않는 토끼띠 3호.
이날 맑은 하늘이 순식간에 흐려 비 내리고 멈추더니 뜬 무지개.
커서도 늘 동심을 불러 일으키던 토끼와 무지개를 하루에 만난 날.
해가 지자 색을 바꾸며 무지개는 사라졌지만 어린아이 된 듯한 설레임은 한밤 내내 남았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