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집 앞에 대형 트럭이 서고 내려지는 TV.
이로써 TV 주문 전 벽난로부터 뜯으며 시작했던 지난 작업이 일단 마무리 되는 순간.
큰 걸 사자고 마음먹었지만 벽난로 선반을 없애야 겨우 공간이 생기는 창문 많은 거실
꼼꼼하게 제작 번호까지 적어둔 장인의 솜씨가 느껴지는 선반을 뜯는게 아깝기도 했지만
좋은 나무는 좋은 장작이 되어
저녁 몇 차례 가족들의 입속으로 들어 갔고
덕분 별일 없는 여름 얻는 특별한 즐거움
뜯겨진 선반 일부는 새 벽난로의 기둥이 되고.
또는 작고 단순한 선반이 되어 환생(?)하면서 새 모양을 갖춘 벽난로.
이어 나무를 계획한 모양대로 짜서
벽난로 뒤에 세워 티비를 매달 지지대 삼고
티비 뒤로 연결한 코드를 미리 연결해 두고
지지대를 보드로 마감하기 전 티비에 이어질 여러 전선을 지지대 안으로 보낼 통로도 만든 뒤
플라스틱 조각 모아 깔끔하지 못한 절단면을 마감할 테두리를 만든 뒤
보드에 붙이고 실리콘을 발라 칠을 하니 대충 눈 속임은 되는 듯.
원형은 맞는 크기의 기성 제품을 사서 마감하고
매끄럽게 처리 못한 각진 면은 '쫄대(moulding)'로 마감해 가린 뒤
한달 넘게 손에 쥐고 지웠다 썼다 했던 도면을 버리고
계획한 일을 다 끝내지는 못했어도 티비를 달 준비를 마쳤건만
한번 연기 된 배달엔 안도가 되었지만 두번째도 미뤄지니 한숨이 나오고
티비는 없어도 이어지는 작업, 수치만 재서 있는 나무에 맞춰 만든 선반.
검은색 칠해 벽난로에 밀어 넣고 티비에 연결된 기기를 모으기로.
집 안에 들여진 티비를 보니 배달 날짜에 맞춰 초조하게 일 하던 긴장이 풀릴 찰라
새 티비에 환호하며 달려들어 제 키로 크기를 가늠하는 3호.
막상 큰 덩치를 마주하니 박스에서 꺼낼 엄두가 안 났는데 설명보니 박스는 해체, 떼어내는 것.
티비 설치 최종 작업. 치수 재서 브라켓을 설치하고 걸기만 하는 순간.
걸기 실패. 처와 둘이서는 40kg을 어깨 높이까지 들어 올리지 못해 포기.
아쉽지만 그대로 켜니 큰 화면 그림이 실제인 양 산타는 시늉을 하는 3호.
코로나 사태로 당장 손 벌릴 일도 여의치 않으니 당분간 이렇게 두고 볼 듯.
하나 더 남은 일, 낡고 녹슨 벽난로 문 손질. 풀린 긴장에 손은 느리고, "에라 이번 주말은 그냥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