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동네 대학에서 은퇴하고 매인주로 이사한 베스(Beth)가 소포를 보냈습니다.
직전에는 한국 음반을 두장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CD를 한국에서 만든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만든 물건도 많이 갖고 계셨던 미국분입니다.
10여년 전 공간이 부족하다며 물려받은 자수 병풍은 1950년대 샀던 거랍니다.
자잘한 놋쇠 물건들도 1950년대 쓰던 거라고 합니다.
마패가 먼저 눈에 들어 옵니다. 매끄럽게 다듬어지지 않은,
'짝퉁'이지만 70년의 세월이 쌓였습니다.
고쳐 쓰겠다니 하니 이사하기 직전에 주고 간 장입니다
어린 시절 궁상스러워 거들떠보지도 않던 그 옛날 장이 이제서야 아름답게 보입니다.
https://www.snu.ac.kr/about/history/history_record?md=v&bbsidx=131605
https://webzine.medicine.snu.ac.kr/201708/menu6.html
https://news.joins.com/article/1492311
어릴때 입었던 한복이며 장신구도 고스란히 갖고 있었습니다.
그때 입고 쓰던 옷가지가 세 상자였습니다.
채도를 살짝 낮춘 자수 작품에선 현대의 세련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베스의 부모님께선 쓰던 물건뿐만 아니라 장식용 작품도 모으셨던 것 같습니다.
궁중자수 라고 합니다. 저도 처음 봤습니다. 듣고 보니 꼼꼼한 수가 보이는 듯합니다.
이어진 섬세하고 단단한 매듭도 궁중에서 쓰였겠구나 싶게 만듭니다.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04/09/23/2004092370348.html
이때 서울대 만찬장에서 썼던 식탁보를 싸오셨다고 합니다.
https://www.bizjournals.com/twincities/stories/2008/12/08/daily55.html
이번에 베스가 보내준 소포를 푸니 윷입니다. 이렇게 화려한 그림이 그려진 윷은 처음 봤습니다.
그려진 말판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에게 윷놀이를 가르쳐 주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