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이 낯선 직원의 긴 수속 밟고 들어간 동네 공항 창문 뒤에 트는 먼동.
마스크 쓴 공룡 뼈를 뒤로 한 1, 2, 3호가 도착한 곳은
시카고. 일단 탑승구 앞에 자리 잡고
화장실 간다고 자리 떠난 뒷모습.
시카고를 떠나 4시간 넘게 날아 도착한 시애틀
터미널 이동 실수로 보안구역을 나갔다가 1시간을 허비하고 다시 들어와 탄 셔틀 전철
이번에도 탑승구 앞에 자리 잡고 짐 풀고 본격 버티기 하려는 순간
음성확인서에 신경 쓰느라 깜빡한 가족관계증명서. 부랴부랴 대법원 접속해 내려받고, 근처 (아무) 라운지에서 출력
놀란 가슴 진정하고나니 그제서야 보이는 한국행 비행기
눈 덮인 산을 뒤로한 시애틀을 날아오르고
혼자 앉아 여유를 즐기는 1호
"어서와, '눕코노미'는 처음이지?" 예약은 힘들던데 막상 비어 가는 비행기
대한항공 가득한 인천 공항
특별 검역과 입국 수속을 마치고 격리지 이동을 기다리는 1, 2, 3호
끊긴 버스 대신 대형 방역 택시.
집에 도착해 씻고 누워 보내는 격리 첫날
선 잠든 아침 요란한 기계 소리에 깨서 보니 재활용쓰레기 수거 중
매주 월요일 오후면 쌓이기 시작하는 재활용 쓰레기를 장관으로 여기던 3호
그때도 시차 극복 못하고 새벽에 깨 쌓인 쓰레기와 놀던 3호 모습도 떠 오르고
잠도 더 안오는 둘째 날 아침, 보건소 찾아 바이러스 검사받고.
남겨둔 건 격리뿐 굳이 빨리 갈 일 없어 선택한 도보 귀가.
한강 변 따라 걷는 한시간여 거리가 심심하지 않은
걷다 지치면 잠시 쉬고
집에 도착하니 본격적 격리의 시작을 알리는 문자. "자, 시작하자! 그럼 잠부터 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