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마을 뒤로 떠 오른 주말 아침 해
전날 오후 갑자기 내린 눈
눈 내리기 직전 아침까지 화사하고 따뜻했던 날씨
줄기 한 것 뽑아 올렸던 수선화도 그 변덕 안다는 듯 태연해 보인
이왕 내린 눈 구경이나 하자고
'쓰레빠' 끌고 집 주변을 두리번
이젠 언제 달았는지도 잊어버린 베트남 풍경
보라색 대신 하얀 눈꽃을 피운 라벤더
아직 물러 부드러운 이파리 위에 눈이 포근해 보였던
더운 기운에 녹으며 쌓인 눈이 얽히고설킨 듯
눈발이 줄긴해도 그칠 줄 모르는 걸 보니
밤새 내릴 것 같았던 봄 눈.
오늘 아침, 언제 눈 내렸냐는 듯이 갠 하늘. 배반 아닌 그저 변덕일 뿐. 여기는 오하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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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 @돈쓰는선비 @무지개섬 님,
어제 소회( https://www.milemoa.com/bbs/index.php?mid=board&document_srl=9147025&cpage=7#comment_915473 ) 따뜻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이 막혀 이렇게 짧게 나마 인사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