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어머니
발병 직후 한 달 보름쯤 지나 어머니와 첫 산책
평범한 대화는 힘들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그 뒤로 매일 아침 이어진 어머니와의 산책.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으로 재활 의지를 크게 보인 어머니
가끔 창밖으로 내려다보시는 바깥세상
내 후배 결혼식을 핑계로 발병 후 첫 여행을
돌아오는 길 서해 구경도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려 하시는 어머니
그렇지만 다른 장애. 심한 당뇨로 한쪽 시력도 잃었다는
한쪽 시력도 너무 나빠 티브이 보기도 힘들어
생일 맞은 2호와 화상 파티도 겨우 마쳤지만, 무척 즐겁다는 어머니
시력을 뺀 체력은 비교적 잘 회복하며, 비 오는 날 우산 드시고 산책도
추석 연휴 직전, 지하철 타고 간 인천 송도
결혼 직후 아버지와 해수욕하러 왔다는 송도였지만
놀랍게 변해 버린 모습에 감탄하시고
잘 가꿔진 공원을 한 바퀴 도는 걸로
여행 첫날 일정을 마치기로
꽃이면 다 예쁘다는 어머니,
저녁 마치고 불빛으로 요란해진 야경 구경
호텔 옥상에 올라 도시 구경하고 맥주도 조금
잘 자고 일어난 아침, 공원 맞은편으로 아침 산책
추석을 앞둬선지 비교적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
다니며 구경하긴 좋지만 사람 사는 냄새는 덜 나는 듯했던 건 내 감상.
여행 이벤트로 준비한 염색. 흐린 눈에 당신 머리 하얀지 검은지도 모르면서도 좋다고 하시는 어머니
차례 안 지내는 선배들 방문해서 보낸 1박 2일 추석.
둘이서 심심하게 보냈을 추석이 북적대선가, 흐뭇하게 웃으시는 어머니
그리고 오늘, 아침 먹고 찾은 동네 거피 집에 앉아 두리번
커피숍은 처음이라는 어머니. 평소와 달리 말수가 는 어머니가 더듬거리며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고.
"잘 지내고 있어 엄마!" 두 달 반전 잘 다녀오라며 손 흔들던 애들한테 가는 나. "엄마 미안해, 내리사랑이라는 게 맞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