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번 우리 가게 앞을 오시는 아주머니께서 오늘도 다녀가셨다.
60대 중 , 후반으로 추정되는 아주머니는 우리 가게에 오는게 아니라
우리 가게 앞을 다녀 가신다.
아니 우리 가게안으로는 한번도 들어오신적이 없다.
약 3년 전부터인가 ... 아주머니가 우리 가게 앞에 등장하신것이.
모자를 쓰시고, 집게와 쓰레기를 담는 봉투를 들고 말이다.
그렇다. 아주머니는 우리 가게앞과 이 상가 주변을 청소하고 계신것이다.
옷을 입은 자태하며, 행동하시는 모습이 아주 점잖고 기품이 있어
누가 보더라도 돈을 벌기 위해 청소를 하고 있는것이 아님은 금방 알수 있다.
몇 번인가 유리문 밖으로 아주머니의 청소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냉장고서 시원한 물 한병을 꺼내 아주머니에게 다가갔다.
여름의 햇살이 뜨겁게 내리 쬐고 있었다.
나는 정중히 인사를 하고, 물병을 건네면서 청소하시는 이유를 물었다.
아주머니는 이 근처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사시는데,
어느날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이 건물 주변이 너무 지저분 하더란다.
그래서 하루 날을 잡아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그 이후로 일주일에 한번씩 청소를 하러 홀로 오신단다.
나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지는데,
아주머니는 별일 아닌 일에 물 한병을 선물로 받는다고 발그레 하게
소녀처럼 부끄러워 하신다.
사실 상가 바깥청소의 책임은 건물주에게 있다.
하지만 담배꽁초며 상가 주변을 어지럽히는 주범(?)이 내 손님들이기에
나는 다른 가게 주인과는 달리 3일에 한번 정도는 내 가게 앞을 치우곤 했다.
그 후로 미안한 마음에 이틀에 한번 가게 앞을 치우지만
아주머니는 1주일에 한번꼴로 가게 앞을 방문하신다.
오늘은 물 한병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담은 쓰레기를 내 손으로 건네 받으며 아주머니를 잠시 배웅했다.
아주머니의 고급 SUV가 내 눈앞에서 떠나는데,
나는 잠시 상념에 잠긴다.
이 나라 국민이 아닌 나는 가끔 이런 모습을 목도할때 마다
이 나라가 부럽다.
그리고 언젠가 내 나라로 돌아간다면
나도 발그레하게 소년처럼 얼굴을 붉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