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이른 아침 가족 모두 공항으로
처가 탑승 수속을 밟는 사이 자리 잡고 노는 1, 2, 3호
짐 부치고 표를 받아온 처가 가족 '셀카'를 찍고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포옹하고
검사대로 향하며 3주간 한국 여행을 시작한 처
그날 저녁 동네 대학이 벌인 59번째 크리스마스 행사에 참여
조금은 크고 요란했던 50회가 엊그제 같은데 내년에 지워질 5자.
행사 전부터 끝날 때까지 내린 눈과 추위로 3호는 빠지고 1, 2호만 갔던 날
행사 기념 모자를 얻어 쓴 형들이 부러워해 대신 빨간 머리를 띠를 했던 3호
다양한 행사장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아이스크림 만들기'
파는 것보다 맛이 더 좋을 리 없지만 늘 길었던 줄에 종종 포기해야 했던 행사.
교실 문 열자마자 들어가 얼음 봉투 흔들어 만든 아이스크림 한 숟가락 뚝딱하고
다음으로 고른 행사장은 '안내견과 놀기'
그리고 내년 크리스마스에 걸 장식품 만들자며 찾은 공작 교실.
그때는 1호가 나서서 2호 것도 만들어 주고 했건만
이젠 셋이 제각각 척척 그리고, 붙이고, 만들고
행사장을 옮기는 사이 휴게실에서. 대학생인 척 해보라니...
2시간여 행사가 끝날 무렵 집으로 가기 전 마지막 기념은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겨울 방학을 앞둔 마지막 금요일, 3호의 초등학교에서 열린 합창 발표
노래가 시작할 때 마다 여기저기서 샤샤샥 켜지는 전화기
순서를 기다리며 복도에선 3호에게 카메라 들이대니 웃어 표정 만드는 건 옆 친구들.
4학년 순서가 끝나자 5학년이 차례로 무대에 오르고
무대가 정리되자 노래를 시작하고
한 곡 끝나고 두 번째 노래는 '따라 부르기'
싱어롱까지 끝나자 줄 맞춰 퇴장 3호. 임무 완수하고 나도 퇴장.
주말 아침 한 끼 사 먹는 '주말 아침 모임'은 일요일에
한 번도 끼지 않았던 1호도 참가. 셋이 했으면 했는데 처가 집 비운 덕에 소원 풀이
혼자 식사 준비하기 심심해 냉동 반죽 꺼내서 다 같이 빵 만들어 먹자고
4인 4색. 넣었던 초콜릿 조각이 녹아 새어 나온 3호 빵은 똥 싼듯해 한바탕 웃음
버터를, 초콜릿을, 땅콩 잼을. 먹는 방법도 제각각. "제멋대로라도 재밌게 잘 버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