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천 (해외에 사는 자녀를 둔 한국에 계신 부모님용)

양반김가루 2023.01.19 05:20:53

"보이스"라는 영화입니다. (한국 VPN으로 넷플릭ㅇ 에 있습니다)

보이스 피싱이 어떻게 시스테믹하게 이뤄지는지를 다면적으로 다루었고, 변요한, 김무열님 등 연기도 괜찮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마모에 영화 추천을 하는 이유는, 아마 이 곳에 계시는 많은 분들은 미국에 계시고, 나이 드신 부모님과 친지들은 한국에 계실 거 같아서 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이스 피싱을 당하는지, 아니 당할 수 밖에 없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영화에서도 나오는 말이지만, 보이스 피싱은 이성과 논리가 아닌 공포와 공감으로 파고들기 때문에 짧은 순간 잘못된 선택을 하고 당할 수 밖에 없겠더군요.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 경우에는 연락이 뜸하고,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제한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우리들 부모님 입장에서는 보이스 피싱의 쉬운 타겟이 될 거 같습니다. 실제로 영화에서도 필리핀에 유학하고 있는 한국인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보이스 피싱하는 부분도 나옵니다. 뭔가 솔깃한/신기한 문자를 먼저 보내서 부모님들이 그걸 열어보시면 바로 악성 패치가 핸드폰에 저장이 되면서 모든 전화가 보이스 피싱 스테이션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90% 이상 당할 수 밖에 없다고 하네요. 게다가 요즘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해서 자녀가 미국 어느 주에 산다, 어느 학교를 다닌다까지 알아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도 부모님이 보이스 피싱을 두 번 당할 뻔 하셨는데요, 한번은 몇 년전, 제 번호로 아버지께 문자가 가서 "아빠, 저 지금 갑자기 돈이 좀 필요한데 20만원만 보내주세요" 라고 왔었어요. 아버지는 저를 잘 아시기 때문에 제가 200만원이 아닌 20만원을 보내달라고 문자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계속 들어오는 문자를 무시하셨다고 합니다. ㅋㅋ 

 

또 한번은 어머니께 전화가 와서 " ㅇㅇㅇ 씨, 따님 이름이 ㅇㅇㅇ 죠? 교통 사고 나서 지금 병원에 급히 입원 수속중입니다. 큰 수술 들어가야 하는데 일단 수속을 위해 보증금을 보내주셔야 합니다" (물론 이거보다 훨씬 그럴듯하게 길게 설명했어요). 저는 당시 나이지리아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 어머니께서 "우리 딸 이름은 맞는데 걔 아프리카 살아요 (아니 엄마는 왜 추가적인 개인정보를 그 놈들에게 주셨나...)." 하고 끊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너무 그럴듯해서 교통사고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가슴이 철렁했다고 하셨고, 만약 제가 당시 한국에 살고 있었더라면 진짜라고 믿으셨을거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이런 사건사고는 신문기사보다는 영화로 간접경험을 해보는 게 예방에 더욱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저도 부모님께 강력추천해드리면서,사기 당하시지 말라고 신신당부 드렸습니다. 보이스 피싱 우리 모두 예방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