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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정보-DIY]
Brother 레이저 프린터 수리기

닥쓰 | 2021.07.17 05:03:4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지나가던 행인입니다.

항상 마모에서 많은 정보를 얻는데, 제가 늘 지나다니기만 바빴네요. 능력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가능성은 별로 없을것 같지만 모처럼 정보가 될만한 일이 있어서 글을 하나 씁니다. 

내용이 좀 길어서 음슴체로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린터 모델은 브라더 DCP-L2550DW이고 무선레이저흑백복합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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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프린터가 1주일전에 고장이 나버렸다.

고장 원인은 레이저 프린터와 호환되지 않는 투명 플라스틱시트를 넣었다가 안에서 녹아 붙어 버린것

앞 뒤 커버를 열어서 재밍된 플라스틱 조각을 다 꺼내기는 했지만 작동이 되지가 않는다.

켜고나면 15분간 셀프 테스트를 하고 나서 "Print unable 05"에러 메시지가 반복되는 증상이다.

재택근무와 아이들 방학이 겹쳐 프린트 수요가 많아 수리가 시급하다.

 

1단계 소프트 fix

먼저 해볼일은 매뉴얼을 찾아보고 기기 내부적으로 리커버리를 도와 주는 것이다.

해당 에러 메시지를 매뉴얼에서 찾아봤더니 Mechanical errorWarranty 또는 로컬 서비스를 찾아가라고 한다.

이미 산지가 2년이 되어가기 때문에 워런티는 이미 만료된지 오래고..

로컬 서비스는 비용이 생각보다 많을 것 같아 잠시 생각을 해본다.

 

2단계 온라인 도움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라이브 챗을 통해서 도움을 받기로 한다.

에러 메시지와 상태확인 펌웨어 버전 확인등 지루한 확인절차가 끝나고 기술지원을 받는데, 한가지 소득은 셀프 리커버리중에 메뉴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그 전에는 에러 메시지와 함께 어떠한 작동도 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각종 하드리셋 방법을 모두 동원 했지만 프린터는 살아나지 않고, 제조사에서는 로컬 서비스를 찾아가길 권하는 것으로 완료 되었다.

 

3단계 로컬 서비스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로컬 서비스와 라이브 챗으로 받은 서비스 센터를 가보기로 한다. 업무에 약간 짬이 난 틈을 타 15분 거리의 사무실로 갔는데, 문이 잠겨있고 전화를 받지 않는다. 코로나의 영향인것 같다. 제법 덩치가 있는 복합기를 안고 4층까지 왔는데 약간 짜증이 났다. 전화해보고 올걸.. 하지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지는 몰랐지.

다음 행선지로 또 15분정도 달렸는데 또 문이 닫혀있고 예약으로만 운영된다는 메시지가 문에 붙어있다...

일단 전화를 하니 다행히 친절한 직원이 15분정도안에 도착할거라고 기다려 달라고 한다. 다행이다. 친절한 점원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접수서를 작성하고는 혹시나 해서 견적을 물어봤는데 점검에 일단 $29, 수리가 필요하면 최소 $89가 견적이라고 한다. 1분간 두뇌 풀가동 후에 미안하다고 사무실을 빠져 나왔다. 프린터를 세일때 $95에 샀기 때문이다. 저 수리 견적이면 신품을 살 수 있다.

 

4단계 대체 프린터 찾기

프린터를 사용하면서 꽤 만족했었고, 사둔 여분 토너 때문에 같은 브랜드의 제품으로 알아본다. 재택근무의 영향인지 가격이 많이 비싸다. 같은 모델은 현재 $240이다. 프린터만 가능한 하위라인도 $90에서 놀고 있다. 또다시 고민에 빠진다. 레이저 프린터는 전압을 타기 때문에 연말에 한국으로 이사가거든 변압기를 써야해서 굳이 이 돈을 추가로 쓰고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잉크젯도 싸지는 않다. 1회용 수준의 딜이 뜰때까지 기다리는 방법? 하지만 최근 추이를 보니 프린터 딜이 없다. 역시 코로나와 재택근무의 영향으로 보인다. 중고 프린터를 고려해 봐야하는가?

 

5단계 수리 방법 검색

구글과 유튜브의 도움을 계속 받으려고 했는데, 의외로 정보가 없다. 브라더 레이저 프린터가 이렇게 마이너 하다는 말인가? 오히려 9년간 고장한번 없이 잘쓰고 있다는 정보가 튀어나와 속을 쓰리게 한다.

며칠간 서핑 중에 단 하나 단서가 된것은 에러코드가 Fuser unit의 오류이며, 기계적 고장보다는 전기적 고장에 가깝다는것이다. 동남아쪽 프린터 수리하는 총각이 올린 유튜브를 통해서 프린터 뒤쪽으로 Fuser unit으로 접근하는 방법과 수리방법을 볼 수가 있었다. 다만 수리방법이라는 것이 어떤 센서를 전선을 이용해서 쇼트시키는 것이었고 댓글로 이건 수리가 아니라 횃불을 만드는 방법이라는 우려(?)를 보고 이게 정확한 방법은 되지 않겠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단 Fuser unit에 대해 검색해보니 레이저 프린터로 나온 종이가 뜨끈뜨끈한데, 그 열기를 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유닛이 더러워지는 경우에 오류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6단계 수리 1

일단 유튜브를 통해서 얻은 정보로 뜯어보기로 한다. 지금 의심이 되는것은 Fuser unit의 두 롤러사이에 안보이는 뒷면에 잔여물들이 끼어서 기계적 고장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매뉴얼에 정보가 제공되지 않은것과 달리 상당히 쉽게 차곡차곡 분해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새삼 프린터를 잘 개발했고 만들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100불 가격에 이정도 정밀 엔지니어링 수준이라니. Fuser unit은 생각보다 깨끗했고, 아무런 잔여물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유튜브에서 본 센서도 확인해 봤는데 깨끗하고 모두가 별로 이상이 없다. 혹시나 하는 희망을 안고 다시 조립하고 전원을 켜보는데, 15분간의 준비가 끝나고 다시 같은 에러코드가 나오며 실망.

 

7단계 수리 2

 

중고 프린터를 며칠간 검색하는데 이녀석들도 가격이 만만치 않은데다가, 남은 토너들이 아까워진다. Fuser unit을 이베이 검색하니 assy 가격이 120불에서 왔다갔다 한다. 워런티도 짧은데 왜 이리 비싼거야.. 잘 만들어 놓은 프린터를 다 버리란 말인가? 이쯤되니 어짜피 버려질 프린터를 어떻게든 해봐야 겠다 싶어 다시 모두 분해해서 이번엔 알콜솜으로 모두 닦아주기로 한다. 말하자면 오버홀 비슷한걸 하는것이다. 이번에는 Fuser unit assy도 분해해서 모든 parts를 닦아 주었다. 결과는 다시 실망.

 

8단계 수리 3

 

반쯤 포기한 상태로 분노의 폭풍 업무를 하다가 단서를 얻은것이 해당 프린터 유사모델의 유사코드가 Fuser unit이 너무 뜨거워 지거나, 또는 따뜻해 지지 않을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미치는 생각이 지난번에 프린터 부품들을 만졌을때 전혀 따뜻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열을 발생하는 파트가 문제라면 해당 파트만 교체하면 잘 될지도 모른다. 전구를 바꾸는 것처럼. 지난번 수리때 히터유닛을 확인했었고 기다란 할로겐 램프처럼 생긴것을 봤는데, 걔가 혹시 문제라면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르지. 히터 유닛은 정확한 교체품은 못찾았지만 20불대에 파는것을 확인했다. 주문전에 확신을 얻고 싶어 다시 프린터를 뜯는다. 3번째가 되니 아주 슥삭슥삭 잘 뜯어진다. 그러나 테스터를 찍어보니 실망스럽게도 히터유닛은 전기가 통한다. 전기가 통하지 않아야 이넘만 교체하면 되는데. 좌절 스럽다. 한편으로 불필요한 20여불과 수고를 아꼈다.

 

9단계 수리 3.5

 

이왕 이렇게 된거 Generic 부품을 교체한다는 생각을 한 김에 다음 의심부품인 흰색 센서를 빼보았다. 지난 유튜브 동영상에서 동남아 총각이 쇼트시켰던 부품이다. 부품에 보통 파트넘버가 있기 때문에 검색을 해보았다. "ch-152-35" 구글링을 해보니 고온 제한 써모스탯이라고 한다. 260도씨가 되면 작동하여 전기를 끊는 일종의 퓨즈인것 같다. 여기서 테스터를 꽂아보니 역시 끊어져 있다. 문제를 찾았다. 그러나 이게 유일한 문제인지는 모른다. 약간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부품은 one-shot 일회용이고, 해당 제조사는 B2B로만 판매한다고 한다. 그런게 어딨어! 전자 부품이야 널린것이지 하고 열심히 구글링을 한다. 그런데 한국이면 어떻게 찾아 볼텐데 미국에서 이런 소자들을 어디서 사야 되는거야.. 미국의 용산이 어디야? 게다가 제조사가 유통을 잘 하는지 정말로 딱 맞는 부품은 없고 대체용으로 사용 할만한 부품들도 좀처럼 찾을 수가 없다. 검색어를 바꿔가며 넣어도 미국에서는 건조기에나 대중적으로 쓰는 부품인지 80~100도 수준에서 사용하는 녀석들만 나온다. 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 알리익스프레스까지 가도 안나오는 와중에 중국에서 보내주는 업체를 발견했는데 알리 수준의 배송속도에 가격이 20불이다. 페덱스같은 특송을 쓰면 50불이 넘어간다. 이러면 중고하나 사서 쓰느니 못한데... 또 고민에 빠진다. 비슷한 스펙의 써모스탯을 사다가 대충 연결해서 넣으면 잘 작동 할것 같은데.. 써모스탯을 만지작거리면서 이넘을 한번 열어봐? 망가지면 나가리인데... 하면서 째려보다가 의식의 흐름이...

 

써모스탯->바이메탈->임계온도 넘으면 똑딱이 작동->이거 혹시?

 

이상하게 써모스탯이 퓨저롤러 만나는 쪽에 보면 까만 딱지같은게 하나가 옴폭 들어가 있는게 있는데. 이넘이 좀 수상한거다. 이거 혹시 바이메탈이 안에 들어있는게 아니고 이거 아니야??

 

 

(삐 소리 주의)

 

(찰진 탄식 주의)

 

(후기)

 

이렇게 우연히? 허무하게? 정답을 찾았습니다.

인터넷 어디에서도 정보를 찾을 수 없었는데, 해당 써모스탯은 일회용이 아니었고, 간단한 분해로 리셋이 가능 한 것이었어요. 비싼 프린터 그대로 버릴뻔 했는데.. 계속 두드렸더니 문이 열렸네요. 

 

(추가사진)

 

20210714_144913.jpg

(이것이 퓨저유닛이구요)

 

20210714_145045.jpg

(이렇게 까줘야 나오고)

 

Screenshot_20210716-150204_Samsung Internet.jpg

(문제의 부품 스펙-한번 작동되면 리셋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믿었습니다.)

 

 

20210716_151952.jpg

(문제의 부품 fail 된 상태) 

 

20210716_153025.jpg

(문제의 부품 원래 상태)

 

 

그동안 고장난 물건들 고쳐본것중에 제일 유사 사례가 부족한 내용이었고 제일 공부를 많이 하고 결국 허무하게 잘 해결된 사례네요.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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