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뻑뻑한 (Sticking) 피아노 건반 수리

오하이오, 2021-11-06 20: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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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piano_01.jpg

살짝 누르면 제대로 올라오지 않는 피아노 건반 하나.

 

1106piano_02.jpg

뚜껑을 열고 내려다보니 피아노 줄을 두드린 망치가 뒤로 물러나지 않고 멈춘 상태

 

1106piano_03.jpg

속을 들여다보기 위해 앞 커버를 열고, 피아노 건반도 당겨 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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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은 부드럽고, 아마도 건반과 피아노 줄을 연결하는 '망치 뭉치'의 축(핀)이 부드럽지 못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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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에 적힌 노트. 마지막 조율 날짜가 6년 전. 다시 건 전화에 응답 없는 조율사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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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리 끝에 망치 뭉치를 분리해 올리기 위해 전면 볼트를 풀기로

 

1106piano_07.jpg

4개의 볼트를 다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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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본체와 분리된 망치 뭉치를

 

1106piano_09.jpg

그대로 들어 올려 빼고 남은 피아노 건반과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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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빼니 관찰하기도 수리하기도 쉬워진 망치 뭉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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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보기만 하다 뒤에서 보니 보이는 문제. 소리 울림을 막는 장치에 걸리니 건반 망치 

 

1106piano_12.jpg

볼트를 풀고 울림 방지 장치를 살짝 내려줘서 문제를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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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추고 나서 걸리지 않는 건반 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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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아슬아슬하게 비껴가는 장치도 찾아 낮춰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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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해진 줄 하나도 알루미늄 테이프와 열수축튜브로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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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40년이 됐을지도 모르는 먼지를 걷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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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 뭉치를 다시 얹으면서 힘들었던 세 페달 막내 연결. 피아노를 치지 못해 연결 위치도 헛갈렸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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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분해. 한결 부드러워졌지만 아주 천천히 누르면 여전히 멈추는 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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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 뭉치를 빼고 뒤면 아래 해당 망치의 볼트를 하나 풀어

 

1106piano_20.jpg

빼낸 장치는 건반과 줄을 치는 망치 연결 장치. 2개의 핀 모두 부드러운 편

 

1106piano_21.jpg

다음은 빼낸 장치 뒤로 보이는 깊숙이 박힌 볼트를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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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낸 망치. 하나 있는 축이 부드럽게 움직이지 않는 걸 확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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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곗줄 핀 뽑듯 핀을 뽑고 핀이 지나가는 구멍을 조금 넓히고 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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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 흔들리듯 잘 움직이는 망치

 

1106piano_25.jpg

세번째 분해. 구멍이 헐거워져 줄을 치고 나온 망치가 흔들리면서 내는 잡음 제거. 수축튜브를 감싸 조금 빽빽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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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 분해 끝 만족할 만한 결과. 테이블을 덮었던 장난감을 원래 있던 피아노 위로 옮겨 놓으며 최종 마무리.

 

 

*

막 자르고 붙이는 DIY 하던 습성으로 보니 피아노는 정말 섬세했습니다.

이런 문제는 습도에 따라 늘어나고 줄고 하면서 생긴 변화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니 구멍 하나 넓히는 것도 드릴빗이 아니라 바늘로 조심스럽게 처리했어야 했습니다.

 

 

난생처음 보는 피아노 안은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고치면서 반은 구경하기 바빴습니다.  

1106piano_27.jpg

 

1106piano_28.jpg

 

1106piano_29.jpg

 

1106piano_30.jpg

 

끝으로 도움을 받으려고 찾은 참고 자료입니다.

검색해 얻은 대부분은 저 같은 생초보가 참고하기엔 힘든 것들이었고,

분해 방법을 아래 비디오를 보고 얻었습니다.

단순히 방법만 얻은 게 아니라 그 끝이 묘한 여운을 남겨줬습니다.

17 댓글

Londonbridge

2021-11-06 21:10:57

와우. 맥가이버 오하이오님, 이번엔 피아노 수리까지 하시다니요. 대단하십니다. 피아노 속에 부품이 이거저거 많기는 하네요. 악기라서 그런지 부품 하나만 달라져도 소리에 영향을 미치더라구요. 나중에 수리한 피아노로 연주 동영상 하나 기대하겠습니다. 

오하이오

2021-11-07 02:14:07

고장나는 것 따라 제가 할게 늘어나는 것 같네요. 피아노도 못 치면서 피아노를 들여다 봤습니다. 부품도 많고 말씀대로 하나하나 소리에 영향을 주는 것 같긴 한데 원리는 비교적 단순하게 잘 보이는 아날로그 악기라 그런지 할만했습니다. 

저는 피아노를 못치니 아이들이 녹화할 만한 연주를 좀 해줘야 할텐데요. 자신있다 싶으면 한번 기록해 보겠습니다^^

오하이오

2021-11-11 06:41:38

말씀드린대로 자신이 있는 실력은 아니지만 미룬다고 좋아질 것 같지도 않고 해서 오늘 찍었습니다.

올 상반기까지는 일주일에 한번이나마 피아노 수업을 받았는데

지금은 아이들끼리 배우고 연습하는데다 실력도 일천해 듣기 거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Londonbridge

2021-11-11 21:04:59

연주 영상 올려주셨네요. 오래된 피아노치고 건반도 깨끗하고 피아노 소리가 좋네요. 잘 들었습니다. 막내가 열심히 다 치고 카메라 한번 쳐다보는 거 귀엽네요. 삼형제들 글 올리시는 거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오하이오

2021-11-12 03:45:10

오래된데다 관리도 허술했는대 소리가 괜찮은가 보군요. 듣기 답답하진 않으실까 걱정도 들었는데 잘 들어주시고, 또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빨간구름

2021-11-06 21:33:15

와우!! 피아노 속은 나무로 만든 아주 정교한 기계장치네요. 

열수축 튜브가 나올 때 속으로 "역시 나올게 나와주었군" 하는 쾌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피아노 할아버지는 어떻게 되셨나 약간은 걱정이 되네요. 

가지런히 연결되어있는 선들의 사진을 보면서 피아노는 나무와 철로 만든 커다란 아이폰 처럼 느껴지네요.

DIY와 사진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수필집 한 권 잘 봤습니다. ^^  

오하이오

2021-11-07 02:21:26

그렇더라고요. 저도 피아노 속은 처음 들여다 봤는데 정교한 느낌을 받았어요. 

수축튜브 활용도가 제법 높더라고요. 대부분은 전화기 태블릿 충전 포트 감싸느라 썼는데 이렇게도 써먹어 보네요. 그렇다 보니 사 놓은 것 다 써가는데 조만간 한세트 더 들여다 놔야겠어요. 

 

최근 이웃집 모임에서 자기네집 조율해주시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누군지 더 묻지는 않았어요. 다른 분이겠거니 하고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은퇴하셨겠거니 믿기로 했습니다. 주변에서 피아노 배우는 아이들도 거의 전자 피아노를 쓰는 터라 피아노 운반이며 조율하는 직업은 전문가만을 위한 특수직으로만 남고 동네에선 없어질 것 같아요. 잘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jeje

2021-11-06 22:39:13

글을 읽으며 도대체 오하이오님의 끝은 어디까지이실까??

진심 궁금합니다. 대단하세요엄지척!!!

오하이오

2021-11-07 02:25:25

다 인터넷에 많은 정보를 올려주시는 여러분 덕분에 엄지척 받았습니다. 글쎄요, 끝은 고장나는 물건이 없어지거나, 제 주머니가 넉넉해지면, 그전에 힘이 부칠 만큼 나이가 들거나 병들면, 그 때 끝날 것 같습니다^^ 

맥주는블루문

2021-11-06 22:52:25

정말 못하시는게 없으시군요!!

오하이오

2021-11-07 02:26:36

고개 숙여져요. 못하는게 많지만 그중 돈 버는 제일 일을 못한다고... ^^ 

음악축제

2021-11-06 23:50:52

잘 읽었어요. 피아노 수리만의 즐거움이 있을것 같네요 :)

해당 작업은 조율, 조정, 정음 중에 조정에 해당하는 작업인 것 같습니다.

오하이오

2021-11-07 02:28:44

예, 처음엔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열어보니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작업에 그런 구분이 있나 보군요. 조정이라고 하기에는 제가 한일에 섬세함이 없는 터라 과분하게 들리기도 하네요.

쌤킴

2021-11-11 07:13:15

대단하심다, 오하이오님~!

 

조만간에 할아버지 대신에 조율사 되시나요? ㅎㅎ

오하이오

2021-11-11 15:27:36

다 유투버님들 덕분입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일도 할 수 있게 되네요.

조만간 조율도 해 보려고 합니다. 전체 피아노줄이 230개라고 하니, 기타 40 여개 조율한다 생각하고 달려들 예정입니다. ㅎㅎ

마제라티

2021-11-11 08:04:38

최근에 피아노 조율을 맡겼었는데 200불정도 들었습니다. 

요즘 시세가 그런건지 정말 비싸네요.  

오하이오

2021-11-11 15:36:42

시간 당 인건비로 따지면 정말 비싸게 느껴지네요.  한편으로 우리동네만 보더라도 요즘 조율하시는 분도 드물고, 전자피아노를 쓰면서 일도 없어지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해는 되네요. 이렇게 저도 자의반타의반 전자피아노로 몰리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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