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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문 자가격리 후기

BigApple, 2020-12-31 16: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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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중순 한국에 들어와 자가 격리 2주를 마치고 이제서야 부모님 댁으로 들어와 정신차리고 후기를 씁니다. 오기전에 @오하이오 님을 비롯한 많은 마모님들의 격리 후기가 도움이 되서 제 후기가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지만 간략하게 쓰고자 합니다. 

 

JFK 공항을 통해서 출국했는데 평소 1시간은 걸리던 시큐리티 스크리닝을 약 10분만에 마쳐서 2시간 가까이 공항에서 시간이 남았습니다. 라운지 가기도 꺼림칙해서 탑승구 자리 멀찍이 떨어져서 앉아서 대기했습니다. 공항내에 사람들은 거의 없었고 탑승구 주변에만 좀 있었습니다. 

대한항공탑승했는데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40% 가량 찼다고 하고 제 옆에는 아무도 앉은 사람이 없어서 편하게 혼자서 3자리를 차지하고 갔습니다 (눕코노미!) 

비행기내에서 식사를 안할까도 고민했으나 결국 배가 고파서 마스크 얼른 벗고 열심히 식사했습니다. 다들 비행중에 마스크를 썼지만 식사 시간에는 죄다 마스크를 벗고 있어서 이때 좀 불안하긴 했습니다. 

 

공항 도착해서는 여러분이 후기에서 알려주신대로 군에서 나온 분들과 여러 분들의 노고로 안내해주는대로 따라만 가면 쉽게 모든 절차를 끝낼수 있습니다. 휴대폰에 자가격리 앱도 미리 받아와서 쭉쭉 쉽게 나갔는데요. 최종적으로 자가 격리 앱 설치를 확인하는 순서에서 옆의 자리에 앉은 중년 남성이 안내하는 젊은 군인에게 반말로 "내가 올해만 4번째야. 난 자가격리 면제라고" 이런식으로 말하는데 참 듣기 싫더군요. 물론 본인이 여러번 했으니까 잘 알고 있고 안내하는 사람이 잘 모를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초면의 남에게 반말도 말이 안되고 바꿔 생각하면 몇년전의 내 모습이고 내 동생이고 조카 같은 사람들인데 속으로 제발 마모 분이 아니기만을 빌었습니다. 저런 꼰대 중년이 되는 것만은 정말이지 피하고 싶습니다. 

 

당초 일반 택시를 타고 자가격리 장소 (서울)로 갈 예정이었지만 콜밴밖에 없다고 해서 그냥 콜밴으로 갔습니다. 기사님 너무 친절하셨고 심카드 구입까지 도와주시느라 30여분을 기다려 주셨습니다 (결과적으로 제 저가 휴대폰은 심카드 작동이 안되서 저는 한국 휴대폰이 없이 자가격리 장소로 갔습니다). 

 

도착 당일이 주말 오후라서 검사는 월요일 오전에 도보로 보건소로 갔습니다. 꽤 사람들이 많았고 한 30여분을 기다려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자체는 다들 말씀해주신 것처럼 목은 전혀 안 아팠고 코는 눈물이 찡하게 도는 순간 끝났습니다. (그런데 이 경험을 결국 3번을 했습니다 ㅠ.ㅠ)

다음날 카톡으로 부모님이 연락을 하셔서 (연락처를 부모님 휴대폰을 남겼습니다 제가 심카드를 구입하지 못한 관계로) 제 검사 결과가 inconclusive라고 다시 받으러 오라는 통보가 왔다고 알려주십니다 ㅠ.ㅠ 그리고 이날 구청에서 직원이 방문하셔서 체온계, 손세정제, 쓰레기 봉투 등과 함께 임대용 휴대폰을 주고 가십니다(!). 한국 폰이 없고 부모님 연락처만 남겼더니 2주간 사용할 수 있는 한국 번호가 있는 폰을 무상 임대해주시고 거기에 다시 자가격리앱을 깔아달라 하십니다. 

 

체온을 재기 시작했는데 37도가 계속 넘습니다.. ㅠ.ㅠ 목도 살살 아픈거 같고 열도 조금 나는 듯 합니다. 걱정을 하면서 다음날 코로나 검사를 다시 받으러 갔는데 이번에는 무려 온도가 38도가 나옵니다. 체온 재던 분이 당황하시고 저보고 다른 증상은 없냐고 물어보시는데 뭐 목이 조금 아프다고 하고서는 다시 검사를 받습니다. 지난번 inconclusive의 여파인지 목과 코를 여러번 (!) 휘젓습니다. 정말 코는 이러다 코피 나려나 싶게 힘차게 돌려주십니다.  체온이 높다면서 다른데 들리지 말고 집으로 바로 가라는 신신당부를 받고 자가격리 장소로 돌아옵니다. 검사하시는 분들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일일이 검사를 받는 이유를 질문하고 설명해드리는데 저 갔을때는 노인분들이 많아서 이해 못하시는 분들에게 같은 말을 진짜로 수십번 반복하면서 하시는데 미국이었으면 아마도 대꾸도 안했을 질문에도 계속 안내드리는 모습에 정말 수고하신다는 생각 들었습니다. 

 

이후에도 체온이 계속 37도를 웃도는 (37.3-37.4) 상황이고 목은 칼칼해서 정말 코로나 인가 걱정이 됩니다. 다행히 다음날 음성이라고 연락이 옵니다. 그런데 체온은 계속 약간 높은 상태이고 목은 계속 칼칼합니다. 기침이나 다른 증상은 없는데 이러다 부모님도 못보고 다시 미국에 들어오게되나 걱정이 됩니다. 하루 2번 체온과 몸상태를 기록해야 하는데 구청 직원이 연락을 해서 자가격리 14일 해제될때 다시 보건소에 가서 검사 받아도 된다고 합니다 (의무는 아닙니다). 어차피 임대폰 반납도 해야되서 겸사 겸사 가서 다시 검사를 받고 마침내 부모님 댁으로 들어갑니다. 검사 결과는 다행히도 음성입니다. 

 

한국 휴대폰이 없었던 관계로 다양한 배달음식의 세계는 경험하지 못하고 동생이 온라인 마트에서 주문해준 즉석밥과 반찬, 음료수 등으로 2주일을 무난히 지낼수 있었습니다. 지난 한해 내내 재택 근무를 했던 관계로 사실 자가 격리는 전혀 힘들지 않았는데 미국 시간에 맞춰서 한국에서 근무하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이번주부터 휴가라서 지금은 괜찮은데 재택 근무라고 한국에서 일하시는 분들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2주일 내내 나오는 쓰레기들 다 모아서 처리하는 것도 일이었습니다. 음식 쓰레기를 최대한 안남기기 위해서 다 먹어치우고 (확찐자 ㅠ.ㅠ) 남은 봉투는 다 접어서 처리했습니다. 1층 쓰레기통에 놓아두면 자가격리 해제후 30분내에 구청에서 수거해간다고 통보 받았습니다. 

 

한국도 요즘은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부모님댁에 와서도 거의 자가 격리 수준으로 지내고 있지만 수고해주시는 분들 생각하면 불평할 일이 아닌듯 싶습니다.  부모님 모시고 맛집에도 못가지만 좋은 시간 보내다가 미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자가격리 관련 많은 정보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27 댓글

기다림

2020-12-31 16:41:21

수고 많으셨네요. 기간동안 열이 있으셔서 부모님도 걱정,많으셨겠어요. 

지금은 괜찮으시죠? 한국가셨으니 병원도 마음껏,다녀오세요,

 

저도,내년7월초에 비행기표 끊었는데,그전에,좀 좋아져서 다만 1주일이라도 줄기를 바래요, 전 휴가가 2주가 멕스라 그냥 찍고 돌아오기로 현재 예약했어요.

 

ㅎㅎ

BigApple

2020-12-31 16:45:35

자가격리 2주가 지나고 2번째 음성 판정을 받으니 코로나는 아닌데 아마도 살짝 목감기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1년여에 걸친 줌 미팅으로 인해 목에 무리가 갔을수도 ㅠ.ㅠ  부모님은 본인들 보러 오느라 코로나 걸린거 아니냐며 자책하셨는데 다행히 음성이 나와서 마음 편히 부모님댁에 머물고 있습니다.  저도 자가격리가 1주로만 줄어들어도 좀 좋겠습니다. 2주가 안전하긴 하지만 2주 자가 격리를 하면 사실 한국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어서요. 기다림님은 그럼 2주 자가격리후 가족들도 못보시고 바로 턴하시는건가요? 너무 아쉽네요. 

기다림

2020-12-31 19:01:07

지금으로써는,그래요. 가족들 같이,가니 나머지 3명은 2달정도 일정이고 전 백신이라도 가기전 맞으면 다만 1주라도 줄면 다 같이 맞고 가야죠, ㅠㅠ

 

TheBostonian

2020-12-31 17:46:32

아이고 고생하셨네요. COVID는 아니었더라도 혼자 격리하는데 열 나고 컨디션 안 좋아서 더 힘드셨을 것 같아요.

자가격리 해제 시 검사는, 요즘 영국발 변이 발생 이후로 의무화한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근데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최근에 뉴스에 나온 일산 가족도 처음엔 음성이었는데 자가격리 끝날 때쯤 양성으로 나왔다는 거 봐서는요..

 

고생하셨지만 부모님과 연말을 함께 보내시게 되어서 좋겠어요. 부럽네요.

좋은 시간 가지시고 무사히 돌아오시기 바랄게요!

BigApple

2021-01-01 19:59:33

지금도 사실 왜 열이 났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2번의 검사에 걸쳐서 음성이라 마음편히 부모님댁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도 2주 격리 시작때와 마칠때 모두 검사 받는것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말씀 감사하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Cactus

2020-12-31 17:58:44

자가격리 하시는 동안 컨디션이 나쁘셔서 더 걱정스럽고 힘드셨을 것 같네요. 다행히도 음성 나오셨으니 부모님과 좋은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BigApple

2021-01-01 20:00:00

부모님 뵈려는 목적으로 온 것인데 뵙지도 못하고 걱정만 끼치고 갈까봐 가장 걱정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투게더

2020-12-31 17:59:54

고생하셨네요.

임대폰도.빌려준다니 넘 좋은데요^

부모님과.좋은시간.많이.만드시길

BigApple

2021-01-01 20:01:08

저는 카톡으로도 소통했다는 후기를 읽고 심카드 없어도 되겠구나 했는데 한국번호 없다는 말에 공무원 분이 직접 가져다 주시더라구요. 덕분에 편안히 사용했습니다. 감사합니다. 

KoreanBard

2020-12-31 18:25:03

고생하셨습니다.

걱정하셨겠지만 음성이 나와서 다행히고, 남은 일정 역시 안전하게 보내시기를 빕니다.

후기 감사드립니다

BigApple

2021-01-01 20:01:31

음성 나올때까지 마음 졸였는데 2번다 음성이 나와서 참 다행스러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하이오

2020-12-31 18:33:27

정말 다행이네요. 혹시라도 양성이 나왔으면 아픈 몸도 몸이지만 힘들게 방문한 보람이 하나도 없었을 것 같은데요. 무료 임대폰은 생각지도 못한 서비스네요. 

강제 외출이 자제 되는 상황이라 제 경우 오히려 부모님과 돈독한 시간을 보내는데 좋았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좋은 시간 보내시고 건강하게 돌아오시길 기원합니다. 

BigApple

2021-01-01 20:03:16

혹시나 양성이면 부모님도 못뵙고 걱정만 끼쳐드릴까봐 그게 제일 고민이었습니다. 무료 임대폰은 저도 기대도 안했는데 좋은 서비스였습니다. 나중에 반납하러 직접 구청까지 가야하는 것이 조금 불편했지만 일요일에도 근무하시고 자가격리자에 배송할 케어 패키지가 수십개가 늘어서 있는 것을 보고 오히려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저는 시도 안해봤지만 아마도 이 폰으로 음식 배달등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외로운물개

2020-12-31 23:37:34

맘 고생 겁나 허셨네요...

그래도 부모님과 한꾸네라서 행복할거라능...

BigApple

2021-01-01 20:04:22

열이 나는 바람에 (그런데 사실 저는 별로 열이 난다고 느끼지도 못했습니다 ㅠ.ㅠ 그래서 38도 나왔을때 좀 당황했습니다) 부모님이 더 걱정을 하셔서 죄송했습니다. 부모님과 연말 연시를 보내게 되서 저도 기쁘지만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셔서... 늘 죄짓는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네모냥

2021-01-01 02:16:21

수고 하셨고,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내용도 있었네요.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BigApple

2021-01-01 20:04:36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하늘향해팔짝

2021-01-01 20:26:00

최근 후기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양성 안나오고 부모님 잘 만나게 되신거 축하드립니다. 

미국 시간으로 일하는게 아주 힘든가요? 아직 확정된건 아닌데 저도 2주 격리동안 미국 시간으로 일해야 할거 같은데 아주 힘들다 하니 그냥 생으로 2주 놀아버릴까 싶기도 합니다. 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Bear

2021-01-02 06:09:57

생각보다 좀 더 힘들어요. 오후시간에 어떻게든 잠을 좀 자야하는데 문자나 전화가 걸려와서 불면증이 더 심해졌습니다. 지역보건소에서 수시로 보내는 확진자보고등이 계속 문자로 들어와요. 혹시나 공무원방문이나 확인전화올까봐 꺼놓지도 못합니다. 바이오리듬 엉망됫어요 

하늘향해팔짝

2021-01-02 16:13:15

정말 언제 연락이 올지 모르니 전화를 꺼둘수도 없겠네요. 저도 불면증이 있어서 소음이 조금만 있어도 못 자는데 생각좀 해 봐야겠습니다. 그렇다고 2주를 아무것도 안하고 휴가로 날리기는 아깝고 그렇게 됐네요. 경험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BigApple

2021-01-02 15:48:57

생각보다 좀 힘들었습니다. 연말이다보니 정리겸 내년도 계획 회의가 몇개 있었는데 이게 오전에 잡히면 한국 시간으로는 밤이니까 대충 할만할텐데 회의가 꼭 오후 2시 정도에 잡혀서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4시 이렇다보니 중간에 자다 말고 일어나서 회의를 하거나 아니면 밤새서 일하다가 회의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밤새 일하고 나서 아침에는 자야하는데 해가 환하게 들어서 잠들기 좀 어려웠구요. 한국 시간에 제대로 적응도 안됐지만 미국 시간으로 완벽하게 활동하는 것도 불가능한 아주 애매했습니다. 다만, 자가 격리기간에 다른 것도 할게 없는데 근무를 하다보니 몸은 피곤했지만 2주가 길다고 생각 못하고 빠르게 지나간 장점은 있습니다. 

하늘향해팔짝

2021-01-02 16:17:01

동부시간으로 일하신건가요? 새벽에 회의 해야하면 정말 입도 뻥긋하기 귀찮게 몸이 힘드셨겠어요. 저도 2주 그냥 고생하면서 일하면서 보낼까, 시간은 잘 가겠지만 몸이 너무 힘들거 같아요. 낮에 잘 잘 수 있으면 해 볼만한데 말이예요. 암막 커튼 이런거 있으면 좀 요긴하겠어요.

BigApple

2021-01-03 14:56:28

네 동부시간이었습니다. 서부시간이시면 조금은 저보다는 수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에어비앤비에서 묵은터라 암막 커튼이 없어서 낮에 자기가 좀 힘들었습니다. 

football

2021-01-02 12:39:35

소중한 후기 감사합니다. 기간병들은 간부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일부는 부하직원으로 취급하더군요. 한국 군대 생활 정말로 좋지 않았습니다.

BigApple

2021-01-02 15:50:50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하대하는 사람을 보니 참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바뀌기 기대합니다. 

이안_

2021-01-02 16:17:27

고생많으셨네요. 이제 즐겁게 보내세요. 무료 임대폰이 놀랍네요. 근데 자가격리 장소는 어떻게 어디로 하신건가요?

BigApple

2021-01-03 14:58:15

자가격리는 에어비앤비에서 자가격리가 가능하다고 표기해놓은 숙소들중에서 골랐습니다. 본인의 주민등록주소지나 가족 거주지와 상관없이 머물수 있다고 해서 교통이 편리하고 가격이 저렴한 서울내 모든 에어비앤비를 다 놓고 비교해서 골랐습니다. 참고로 보건소에 검사하러 갈때 자차나 도보만 가능하니 가능한 보건소가 도보로 가까운 곳을 선택하시는 것이 편리합니다 (특히나 저처럼 3번씩 검사 받는 경우에는 더욱 가까운 거리가 도움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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