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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국정원 대선개입 축소수사 지시한 김용판 무죄

쿨대디, 2014-02-06 03:15:04

조회 수
3137
추천 수
8

밑에 댓글들(kimi님, TagLink님 등)을 읽어보니 공판과 증거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군요.

포털이나 SNS에 가면 자기 진영의 이야기만 많이 하는데, 역시 마모에는 균형감있는 시각을 가지신 분들이 많아서 다행입니다.

괜히 올렸나 싶기도 했었지만... 현재 비추천 하나를 받긴 했어도 이 글 올리기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


이건 정치의 문제를 넘어서 민주주의 가치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다들 아시면 좋을 것 같아서 올립니다.


어제부터 SNS에 김용판 무죄와 관련된 포스팅이 떠서 아침에서야 출근길에 읽어봤는데

국정원 대선개입수사를 축소수사하라고 지시했고 그것을 시인했던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 김용판이 무죄판결받았다고 하네요.


참담하네요.

미국에서 우리 가족끼리만 편하게 잘 살아보겠다고 또 애 잘 키워보겠다고 아등바등살다가도 

이런 소식 들으면 머리에 큰 바윗덩이가 올려진 기분이 들어요.

44 댓글

해아

2014-02-06 03:20:28

+1 ㅜ.ㅜ

푸른등선

2014-02-06 04:25:10

글쎄요. 개입지시가 팩트인지 여부를 증명할 길이 없어서 기계적인 무죄판결이 나온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냥 '정황상', '심증상' 개인 진술만 가지고 유죄를 때리는 건 쉽지 않지요. 증언만으로 정치적인 사건을 (여권측 피고인을 대상으로) 유죄 판결내리는 것이 아주 힘든게 현실이지요... 반대상황에서 통진당 해체나 이석기 사건 같은 것도 만에 하나 무죄가 나온다고 할 경우 팩트 증명이 안되니까 무죄인것이지 정황상 무죄라는 얘기는 아닐것과 비슷한 상황 아닐까요....

edta450

2014-02-06 04:43:31

 네, 법조계에 계신분한테 잠깐 얘기를 들어봤는데, 범죄사실이 소명되었느냐의 문제일거라고 하시더라구요.

 결국 제대로 수사를 했느냐, 검찰이 과연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었느냐/할 의지가 있느냐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actch

2014-02-06 04:50:10

권은희 수사과장의 증언과 주변 경찰관들의 증언이 달라 권은희의 증언에 신빙성이 없다네요.

이게 말이 되나요?

내부고발자가 아무리 뭐라 해 봐야 몇 명이 그냥 다른 말만 하면 된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에요.

더군다나...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권은희 과장의 증언은 이미 김용판에 의해 확인된 사안인데....

전화 및 지시가 있었다는 팩트는 이미 양쪽에 의해 확인된 것인데...

통상적인 일일뿐 외압이 아니었다는 김용판 진술에 손들어 준 거죠.

TagLink

2014-02-06 05:14:35

다른 증언 뿐만이 아니라 전화했다고 했는데 기록이 존재하지 않았고.  영장 보류 외압이 있었는데 이미 그 전날 영장 보류가 됬었다는 등.. 신빙성에 문제가 있는 팩트들도 있어요.  단순 증언문제가 아니라요.

 

 

actch

2014-02-06 17:27:41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할 지 알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네요.

전화 기록이 존재하지 않다고 하는데, 정작 사법부는 휴대전화만 확인하고...

통화는 경찰 내선전화로 이루어졌다는데...

누구 말이 맞다고 봐야 할까요?


BBS

2014-02-06 04:56:57

저질 코미디

우왕좌왕

2014-02-06 05:09:20

가끔가는 한국커뮤니티에 비슷한뉘앙스 댓글을썻더니

종북 좌빨이라고 쪽지가 오길래 탈퇴했습니다-_-a


awkmaster

2014-02-06 07:28:03

안타깝지만 그게 바로 현 대한민국 및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하는 자들의 수준입니다. 

의견을 개진함에 있어서 현 정부와 반대되는 기미만 보이면 "종북좌빨"이라는 낙인을 찍죠.

대화도 논리도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저 종북좌빨이라고만 하면 만사해결~ 만사형통~ 

저들의 북한사랑(비꼬는 겁니다)은 종교보다도 무서운 것 같습니다. ^^;


kimi

2014-02-06 05:12:32

글쎄요...

원세훈 뇌물 관련 유죄, 나꼼수 무죄 선고했던 판사라는데, 민주주의 가치를 얘기하시는 것은 좀 너무 멀리 간 것이 아닌가 싶네요.

김용판 청장이 영장신청 보류를 종용했다고 권은희 과장이 지목한 날 이전에 영장은 이미 보류되었다고 하던데, 기본적인 사실 관계조차 확인하지 않고 기소를 진행한 검사를 까는게 맞는 상황 같습니다.

TagLink

2014-02-06 05:18:00

저도 그래요 지금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사람이 별로 없어요.  나 자신과 관련된 것들 내가 관심있는것들은 민주주의가 철저해야하고.. 그외의것은 철저히 무시해버리는 이기주의적 민주주의가 팽배하죠.  양쪽 진영에서 똑같이 행동하니까 제대로된 민주주의가 나오겠나요.  민주주의 원칙을 정하고 그 대상이 누구든지 모두들 그 원칙을 지킬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네요.

TagLink

2014-02-06 05:13:15

권은희 수사과장이 거짓말해서 무죄판결에 크게 영향을 끼친걸로 뉴스봤습니다.  전화했다고 진술했는데 전화 기록도 없었고. 수사 종결 외압을 했다고 증언했는데 이미 그 전날 종결된걸로 확인됬다고 하던데요.  결국 증거에 빵꾸가 난거죠. 

 

진실은 모르겠지만 권은희 수사과장이 거짓말한것은 사실인듯 한데 왜 했는지 단순 실수였는지도 모르겠고.  점점 오리무중이네요.

actch

2014-02-06 17:31:00

경찰내부전화로 통화했다는데...

휴대전화만 확인하고 거짓이라고 판단했다고 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네요.


누구 말이 사실일까요...



TagLink

2014-02-07 06:57:30

점점 오리무중입니다.  17명을 구워삶았다는것도 전 이해가 안가고.  대한민국이 멕시코 드러그 카르텔 수준의 국가가 아니라면요.  여하튼 좀 몰고간 경향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 엄청난 바다이야기는 바다속으로 수장시키더니 채전총장은 이번에는 너무 과욕을 낸것이 아닌지.


솔직히 대한민국에는 진정하게 객관적인 관점으로 수사하는 검사, 판사, 경찰은 단 한명도 없는거 같습니다.

늘벗

2014-02-06 05:15:32

민주주의는 공짜로 얻은게 아닌데, 참 답답하군요. 만약 통일이 되서 주적인 북한이 없어진다면, 좀 나아질까요?

TagLink

2014-02-06 05:22:33

제가 보기엔 시간이 지나야 한다고 봅니다.  분명히 사회는 변했는데 생각이 아직 유신시대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죠.  시간이 지나서 사람들의 상처도 아물고 시민의식도 좀더 발전하면.  진정한 민주사회가 도래하겠죠.

Taijimo

2014-02-06 06:10:15

혹시나 쓰신글에서 생각이 유신시대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상처 받으신 분들???)이 민주사회를 막고있다는 취지는 아니시겠죠? 오해의 소지가 있을 듯해서 rephrase 해주셨으면...

전 한국사회가 하루빨리 이데올로기적 대결 정치에서 생활 정치로 넘어갔으면 하는 바램 뿐인데~ 그럼 우선 통일은 되야 하겠죠? 어릴적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었는데 지금은 통일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느낌이 드네요.

참 안타까운건~ 아이들 가르칠때 거짓말하면 안돼/정직해야돼 라고 말은 하지만 막상 나중에 이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정직하게만 살면 힘들텐데.... 라고 걱정하게 만드는 지금 사회가 안타깝습니다.

TagLink

2014-02-07 07:00:37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그 상처받으신 분들이 좀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내는 경향은 있다고 봅니다.  가만히 한걸음 뒷짐지고 보면 대한민국 사회는 천지가 개벽을 했는데.  미국에 사시는 분들은 조국을 가끔마다 보니 개벽한게 더 잘 보이겠죠.  아직까지도 유신이 돌아왔다 하는거 보면 그야말로 자라보고 놀란가슴 솓투껑보고 놀랐다고 해야겠죠.


제가 보기엔 우리의 역사가 유신이라는 큰 산을 넘었다면 요즘에 생기는 일말의 일들은 작은  동산에 불과한데.. 이런것들을 보고 맨날 아 에베레스트 산이다.  히말라야산이다~ 이러니 솔직히 보기 좋지는 않네요.


예를들어 선거 문제도 예전 유신시대는 말할것도 없고 문민정부라는 김대중 정부때의 김대업 병풍과 비교해도 이번 댓글 사건은 객관적으로 봣을때 선거영향이 김대업 사건의 1% 미만이라고 봅니다.  근데 지금와서 유신이 돌아온다는건... 이건 그야말로 "선동"뿐이라고 밖에 볼수가 없어요.

awkmaster

2014-02-06 07:32:55

제 생각에는 절대로 나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북한은 그저 도구로 이용되는 것 뿐이고 그 주적이 없어지면 또다른 주적을 만들어서 비슷한 프레임을 만들려고 하겠죠. 그것만이 친일파의 후예라는 사실에서 잠시 자유로와지는 방법이니까요.

duruduru

2014-02-06 17:48:39

요것도 약간은 도식적, 프레임적 선입견 아닐까요? 친일파의 후예들은 그러한 정체성을 전혀 생각지 않고 살고 있을 것 같은데요? 주적 또는 scape goat는 르네 지라르의 이론을 굳이 추종하지 않더라도 모든 이들의 본능일 것 같은데요.....

awkmaster

2014-02-07 06:12:20

맞습니다, 저도 주적이나 scape goat의 개념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다만, 그걸 얼마나 사회적으로 악용하느냐 마느냐에 관한 문제 같습니다. 제가 본 현 상황의 대한민국은 그 악용의 정도가 지나친 것 같아 댓글을 좀 쎄게(?) 달았습니다. 일례로 위의 다른 댓글에도 썼지만 앞뒤 생각하지도 않고 종북(전에는 "빨갱이"였죠. 자기들도 이 말이 이제는 식상하다고 느끼나 봅니다...)을 가져다 붙이는 그런 행위들 말이죠.

MileWanted

2014-02-06 05:17:18

미국 살다 보니 한국 사정에는 크게 관심이 가지 않네요, 그래도 이렇게 한국에 크게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 덕분에, 한국미래가 굳굳입니다 :)

JJHH

2014-02-06 05:56:06

뉴스는 꼬박꼬박 읽고있지만 이제 한국정치에 대해서 큰맘 안쓰려고 합니다.. 최근 몇년간 돌아가는 꼴을 보니 우리나라 정치는 앞으로도 수십년간은 그대로일것이다 라는 생각이네요. 사실 저희같이 외국물먹고 중산층 이상되는 사람들에게는 보수권력이 집권하는게 정책상 더 낫긴하지요. 그렇지만 사회 정의를 위해서 반대의견을 백날 외쳐봐야 소용없다는걸 알았습니다. 깨어있는 지성은 한국에선 종북좌빨이니까요.

다른이름

2014-02-06 06:51:30

JJHH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말씀과는 아예 맥락이 다를 수 있지만, 댓글을 읽고 생각나는 점들이 있어서요.


일단 그 "보수" 라는 단어 자체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보수적인데, 한국에서 보수라고 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가만 보면, 글쎄 과연 정책상 conservative/right이라고 부를 만한 정책이 얼마나 되는지 심히 의심드는 걸 넘어서, 오히려 어떤 맥락에서는 조금 반대인 것 같기도 해서 말입니다. 보수라면 딴 건 몰라도 재정정책같은 건 긴축하고, 효율성있는 정부로 만들고, 독점/과점 해결하고 뭐 이런 식이 되어야 정상인데


김영삼 대통령: 경제위기와 IMF

이명박 대통령: 재정 수십조를 써대질 않나


(박근혜 대통령은 사실 정확한 경제정책이 무엇인지 알길이 없어 생략합니다.)


가끔 기득권 우선 정책이 보수정책이라고 착각되는 건 너무 안타깝습니다.

Taijimo

2014-02-06 07:37:00

지금 우리나라의 보수정당이 극단적으로 기득권 우선정책을 펴는 것은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마도 지역주의 또는 변함없는 지지층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위층 또는 중산층을 정책상으로 껴앉지 않아도 그 계층에서 30% 이상은 항상 득표하다보니 상위계층만을 위한 정책을 펴도 선거 이기기엔 지장이 없는 거죠. 여론/중산층에서 그렇게 불만을 표해도 변하지 않는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Action은 취하겠지만 두렵지는 않은거죠. 선거때마다 자동으로 나오는 득표율만 일정부분 걷어내도 그 어떤 정당도 기득권 우선정책은 낼 수도 지지받을 수도 없을 겁니다.

JJHH

2014-02-06 11:10:43

맞는말씀입니다 댓글을 그냥 쭉 달다가 보수라고 쓴거 같은데 기득권정책을 펴는 특정당을 지칭한것입니다. 이렇게 기득권 정치/지역주의를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재미있는건 사실 저희 집안의 기반이 박근혜 대통령 첫 지역구 입니다.

푸른등선

2014-02-06 11:44:19

너무 한국 정치에 염세적인 분들이 많으신듯 합니다. ^^ 미국 정치야말로 어떤면에서는 수백년간 변화가 없는 기득권유지를 위한 정치 아닌가요..미국이야 변화가 거의 없는 사회니 해결방법이 난망한 상태지만 한국은 통일 이후 정세 변화 등등 다이내믹한 변수가 워낙 많아서 개선의 여지(?)가 아주 많은 정치구조를 가지고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국 보수정당은 사실 미국처럼 기득권 우선정책으로 기득권의 지지를 받아 유지되는 구조가 아닙니다...과거 20세기를 살아온 한국인들은 눈앞의 경제적 이해득실보다는 좀 더 관념적이고 이념적인 사고구조로 정치적인 행위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한국의 새누리당 지지층 상당수가 오히려 기득권층이 아닌 저소득 저학력 고령층이라는 점을 보면 복잡한 역사적인 사연들이 많이 개입되어 있다는 걸 알수 있지요. 요런 심정적인 특수성을 가지고 역사를 바라봐야 염세주의에 빠지지 않게 됩니다..~~

다른이름

2014-02-06 16:45:38

아, 동감합니다. 사실 미국 정치 또 이야기 하자면 한참 복잡해지지요. 결론은 꽤 우울하게 귀결되구요.


하지만, 예전에 그런 얘기를 듣고, 또 했던 적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세계사의 전개를 볼 때, 작은 변화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민하고 투쟁했던가. 그리고 이후에 많은 사람들은 그 혜택을 너무 자연스럽게/당연하게 누리구요.


문제제기와 논의는 적극적으로 해야겠지만, 회의와 염세는 오히려 아니함만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duruduru

2014-02-06 17:59:34

재판에 대한 일반인의 가장 큰 오해는, 재판을 정의를 규명하는 현장이라고 착각하는 것인 듯합니다.

 

재판은 가치중립적으로 룰을 따라 하는 게임에 가깝다고 보셔야 합니다.

 

룰에 합당하지 않으면, 아무리 자명해 보이는 사안도 각하 또는 기각되는 거죠.

 

정의(justice)라는 결과보다 정당한 절차(due process)에 더 우선권을 두는 전문가들의 기술대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판진행의 기술과 논점비켜가기의 재주가 탁월한 비싼 변호사를 사면, 재판에 이기게 되는 거죠.

 

살인의 문제를 인종차별의 문제로 촛점을 바꾸어서 무죄, 즉 죄가 없음이 아니라 죄의 증거를 확증하지 못했다는 의미의 무죄가 된 O. J. 심슨의 예가 그 대표적이라고 할까요?

cfranck

2014-02-06 19:11:48

두루두루님의 센스 넘치는 글맛은 여기서도 예외가 없네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개입/외압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정황상 타당하고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는다고 봅니다.

하지만 검찰 측에서 허술한 논리로 혹은 불충분한 증거로 피고의 형사상 범죄를 입증하는데 실패했다면

결과적으로 정의가 바로세워지지 못해 억울한 것과는 별개로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하는것이 옳겠지요.

그것이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굳어진, 근대 형법의 근간을 이루는 대원칙이고요.


지탄 받아야 할 대상은 판사가 아니라 검찰일겁니다.

awkmaster

2014-02-07 06:23:25

현실을 꿰뚫으시는 좋은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를 포함한 법에 문외한인 일반인들에게 재판의 근본 취지는 (어느정도) 정의의 규명이라고 착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도 생각됩니다. 살인자가 법의 심판을 받지 못하는 제도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다행히 우리가 흔히 선진국이라 부르는 국가들에서는 "대다수"의 경우 재판이 제기능을 하지 않는가요? 말씀하신 O.J 심슨 사건과 같은 일은 예외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전 국민적으로 분노하고 두고두고 회자되는 것이 아닐까요?


duruduru

2014-02-07 06:43:47

제 댓글은 자조적인 현실론이 아니라 실제로 법학개론이나 법철학개론의 기본전제입니다.

 

법제도 또는 재판은 두 가지 큰 가치 사이에서 고민하는데,

실체적 정의와 (형식적) 법적 안정성 이 둘 중에서,

최후에,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하라면,

법적 안정성을 선택하도록 정향시키고 세뇌시키는 게 서구 법체계의 근본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소쿠리터졌스 선생의 "악법도 법이다"가 그 핵심인 거죠.

 

그런 법체계가 싫거나 없애버리고 싶은 사람들은 정치를 하거나 혁명을 하는 거구요.

아예 판을 바꾸기 위해서!

 

그치만 그렇게 해서 판갈이에 성공하고 패권을 장악한 사람이 그 다음에 바로 서두르는 것이 뭐겠어요?

바로 자기들의 법체계를 안정화, 공고화 하는 일이겠죠?

 

그 틀 안에서 그나마 고민하는 사람들은 소위 자연법이나 원초적 정의 같은 것으로 법을 조금씩 달래거나 타협을 하는 거구요.....

 

우리 조국의 현실 앞에 울분이 터질 때마다,

저는 저 자신이나 제 주변의 사람들에게 반대의 접근에 대해 고민해 보도록 권하는 편입니다.

제발 심장이 뜨겁지 말고 이성이 좀 더 흥분하자고요.

이제는 할복과 분신과 투신의 시대가 아니니까요.

 

감정이나 언어의 과격함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기 쉽지 않다는 거,

치열한 30년 투쟁사에서 어느 정도 확인된 듯합니다.

논리와 이성의 투철함과 과격함이 더 필요한 듯이 보여요.

냉소나 희화화 역시 감정의 카타르시스일 뿐, 서로를 자극하고 속이며 아편에 취하게 하는 면이 많습니다.

 

예의 바르게 웃으며 면전에서 대통령을 난도질하고 사시미 뜰 수 있는 신랄한 논리, 과격한 분석이 있어야,

그 입을 막고 고개를 수그리고 부끄러워하게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너무 나이브하고 이상주의적인가요.....?

awkmaster

2014-02-07 07:03:34

아, 제가 좀 오해해서 읽은 부분이 있었네요. 솔직히 다른 글들을 읽고나서 두루님 글을 읽으니 제가 자조적으로 들은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요 글을 읽어보니 두루님 생각이 미래지향적인데다 어쩌면 저보다도 더 이상주의자이신 것도 같습니다! ^^


암튼 이렇게 여러 사람이 고민하고 가벼이 여기지 않는 걸 보면 희망이 꺼지지는 않을 듯 합니다.

쿨대디

2014-02-07 07:30:20

검찰 내의 인센티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재판에 승리할 때 가장 큰 인센티브를 주는 구조이어야 검사들이 물불 안 가리고 승리하려고 노력을 할텐데요

예컨데, 이번 재판과 같이 사실관계파악조차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기소하고 재판까지 가서 질 경우 담당검사와 그 결재라인에 문책이나 그보다 더 큰 패널티가 가해진다면 어땠을까요?

지금의 인센티브 구조는, 재판에서 이기는 것보다 줄 잘 대서 정치권에 입문하는 것에서 가장 큰 인센티브를 찾는 구조라서 문제라고 봅니다.


비유를 하자면, 운동경기에서 이기는 것보다 일부러 져줌으로써 도박사들로부터 뒷돈을 얻는 것이 더 매력있어 보이는 상황?

도덕적인 운동선수라면 그렇지 않겠지만, 이런 구조가 지속된다면 분명히 일부러 져주는 선수들이 나올 수 밖에 것이 현실이죠.

다른이름

2014-02-07 08:31:42

좋은 댓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두루님과는 의견이 같든/다르든 매우 즐거운 대화가 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두루님께 딴지거는 게 가끔 재미있어서 그런데 하나 걸고 갑니다. ^^;;


http://ko.wikipedia.org/wiki/%EC%95%85%EB%B2%95%EB%8F%84_%EB%B2%95%EC%9D%B4%EB%8B%A4


두루님의 말씀과 그 본질이 사실 별로 상반되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악법이 있다면, 하루빨리 변화시키도록 노력해야겠지요. 단 말씀처럼 과거와 같은 방식보다 (저는 한국의 과거와 같은 방식이 그 시대와 맥락에서 크게 잘못되었다고 결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이제는 논리와 이성으로 하루빨리 변화시키도록 해야겠죠. 소크라테스가 죽는 일은 없어야겠지요.

awkmaster

2014-02-07 08:48:27

오호, 다른이름님때문에 또하나 배우고 갑니다. 그럼 우리가 알고 있는 잘못된 지식이 일본의 법철학자가 쓴 책으로 공부한 우리나라 선배 학자들 때문인게 되나요? 잘은 모르지만 영어로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네요...

duruduru

2014-02-07 09:21:51

ㅋㅋㅋ 저희는 로마법 시간에 소쿠리터졌스 선생이 말했다고 배웠어요......

다른이름

2014-02-07 10:37:41

일단 그 origin은 Dura lex, sed lex, "대략 그 법은 너무 과하지만, 그래도 법이다" 정도의 해석이 될 수 있는 로마 속담 정도로 보는 게 맞을 것이구요.


(사실 소크라테스는 책 한권 조차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무슨 말을 했다는 건 사실 언제나 논란의 여지가 될 수가 있죠. 플라톤 등의 저서들을 주로 유추할 뿐이죠.) 


위키피디아에서 보면, Domitius Ulpianus 라는 로마 법률가가 "Hoc quod quidem perquam durum est, sed ita lex a est"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했다고 나오네요. 


하나 여담은 또 그 Domitius Ulpianus 가 이런 얘기를 했다고도 하네요.


"The sovereign is not bound by the laws."

(Princeps legibus solutus est.)


"What pleases the prince has the force of law."

(Quod principi placuit legis habet vigorem.)


그냥 이 문구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지는, 과거 그 문제의 교과서에 대한 헌재판결 내용이 적당한 지침이 될 것 같습니다. 인용하자면, 


“실질적 법치주의와 적법절차가 강조되는 오늘날의 헌법체계에서는 준법이란 정당한 법, 정당한 법집행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이 일화는 준법정신을 강조하기 위한 사례로서보다는 실질적 법치주의와 형식적 법치주의의 비교토론을 위한 자료로서 소개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인용구 속 강조는 제가...)


turtle

2014-02-07 06:36:51

정말 어이가 없는게 아니라 분노가 치밉니다만 사법부의 잘못인지는 분명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단 검찰이 마음먹고 수사 제대로 안하면 법원에서 할수 있는 일이 없지요. 

검찰총장 날리고 국정원 수사팀 공중분해시킨게 다 이런걸 위해서 아니겠습니까?

TagLink

2014-02-07 07:06:13

전 검찰총장이 거짓말한게 더 열받던데요.  솔직히 혼외아들이 창피한거지만 어떻게 보면 개인사 아닙니까.  그거가지고 공직 운운할껀 아닌데.  전 채총장이 대놓고 내아들 아니라고 뻥칠때부터 아주 면상이 보기 싫어지더라구요.  만인이 다 알아도 법적으로 인정되기 어렵다는걸 알고 무조건 모르쇠로 일관하는 국민을 우롱하는 행태가 정말 싫었습니다.  차라리 프랑스의 올랑드 처럼 쿨하게~ "아 맞어 근데 그건 개인사니까 까지마셈" 이런식으로 나가면 뭐라고 하겠습니까.


이번에 아들명의로 돈까지 보냈다는데.. 총장은 남이 날린게 아니가 자기목에 날이 잘선 칼을 스스로 댄 꼴이된거죠.  전 솔직히 바다이야기 사건이나 재조명 됬으면 좋겠다는 1인입니다.  채총장이 이번 사건에 대하는 자세를 보면 그리 깨끗하고 정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어짜피 짤려야할 사람이 잘 짤린셈이죠.

awkmaster

2014-02-07 07:19:30

말씀하신 부분 중 앞뒤가 안맞는 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혼외아들 건은 개인사라서 공직 운운할게 아니라고 하시면서, 어짜피 짤려야 할 사람이 잘 짤렸다는게 좀 이해가 가지 않네요.


그리고 채 전 검찰총장의 문제는 이 국정원 댓글 사건의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본질을 흐리고자 청와대 쪽에서 들고 나온 카드라는 건 이미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고요.

다른이름

2014-02-07 08:19:22

채동욱 총장이 거짓말을 했다면, 그랬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물론 이것도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져봐야 알겠습니다만), 잘못 한 것이겠죠. 그에 대한 적당한 책임을 지어야겠지요. 


하지만, 저도 개인적인 이슈를 가지고 정치적/공적 문제를 흔드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그 사항이 중요할 때는 말이죠. (게다가 그 사적인 정보를 캐내는 데 윗선이 개입하고, 불법적인 수단까지 동원되었다면, 이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구요.)

 

안타까운 것은 채동욱 총장, 윤석열 팀장... 해당 이슈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아이러니하게도" 모두 그만두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합니다. 모두 어차피 짤려야 할 사람들이었을까요?


만약 공정성을 기하고자하는 최소한의 염치라도 있다면, 채동욱 총장과 윤석열 팀장 대신에, 사건 자체와 이해관계를 밀접하게 가지고 있는, 공안 검사출신들로 줄줄이 채우지는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연 "검찰총장이 거짓말한게 더 열받는지" 는 ... 그러실 수도 있나 하고 저도 더 생각을 해보아야겠어요. 만약 거짓말을 했다면 저도 열받겠지만, 무엇에 비해, 과연 얼마나 더 열받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을 조금 달리합니다.

actch

2014-02-07 08:36:19

거짓말을 했다면 열받는데..

공직자들이 불법을 저지르면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개인사를 흘린것......

그 짓거리에도 뭔가...열 좀 받아야죠.


turtle

2014-02-07 08:48:58

일단 혼외아들 건은 진행중이니 사실관계확인이 아직 안끝났죠?


그런데 국가권력이 선거개입한 부정선거보다 검찰총장이 혼외아들 관련 거짓말(했다는 주장)이 왜 더 열받는지 잘 이해가 안가네요.

개인사가 국가 시스템 전체를 망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심각한 범죄인가요? 백번 양보해서 채총장 아들 얘기는 사실이라하더라도 윤리적인 문제는 있더라도 범죄는 아니죠. 선거개입은 민주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범죄인데 왜 그게 더 열받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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