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침 요리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재료와 레시피를 적으셨다.
그것을 체계적으로 노트에 적는게 아니라,
보이는 종이쪽지에 삐뚤빼뚤 적으신다.
적는데 열중하시다 보니, 정작 요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의 시청은
건성건성이기 일쑤였다.
재방송이 안되고, 요즘처럼 다시보기를 할 수 없으니
어쩔수 없는 노릇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적혀진 레시피와 요리재료 메모는 경대안 서랍이나,
베개 머리맡, 때로는 찬장에서 무심코 발견되곤 했다.
하지만 난 엄마가 그 메모를 보고 만드신 음식을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오늘 한 유튜브의 요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도 그 레시피를 적는다.
담에 집에 오는 딸아이에게 이걸 해줘야지 하면서....
언제 해줄지 모를 이 레시피.
이 레시피 메모를 보니,
어릴적 요리 프로그램을 보며 재료를 적어 나가시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 이 마음이셨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