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채소 저 채소 심어 먹는 재미도 줄어들면서 방치된 화단
지난 가을부터 나무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겨울을 지나면서 완전히 허물어진 화단 울타리
8년 전 반값에 판다고 하길래 무턱대고 사둔 목재를
두 달 넘게 묵혔다가 만든 화단
화단을 만들고도 남은 나무로 의자를 만들기도
한국에 가면서 비웠던 다음 해 여름, 돌아오니 3호 키를 훌쩍 넘는 깻잎 풍년을 일궜던 화단
옛 영화를 꿈꾸며. 무너져 엉클어진 목재를 가지런히 늘어놓고
화단 안쪽 흙에 밀려 밖으로 기울어진 목재를 삽으로 들어 안쪽으로 밀고
들린 틈에 자갈을 집어 넣어 목재가 살짝 안쪽으로 기울도록
목재를 다시 층층이 쌓아 올리면서 고정하려고 꺼낸 대형 나사못
목재 2개를 고정할 수 있는 길이
이전 모습으로 겹겹이 쌓아 올리면서 나사못으로 고정한 울타리
그 다음에 버리지 못하고 챙겨뒀던 철재 앵글을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환단 안쪽 땅에 박고 울타리에 나사못으로 고정
혹시 오가며 스치면 다칠 수도 있겠다 싶어 각진 앵글을 두드려 뭉개 놓고
다니며 흔들어 보니 제법 단단하게 고정된 울타리가 이대로 몇 년은 잘 버텨줄 듯
오랜만에 보는 반듯하게 선 화단 울타리를 보니 올여름에 무엇이 솟아오를지도 기대가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