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되었던 Global Entry후기 (아이들 가지신 분들 특히 참고요~)

강풍호 2023.07.14 20:40:10

거의 매년 나가던 한국을 코로나 이후로 오랜만에 다녀왔습니다.

마모에도 몇 번 남기긴 했는데 expire된 Global Entry도 식구수대로 Amex Gold로 renew하는 등 오랜만에 나가는 여행을 보다 더 편히 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갔었죠.

renew하면서 조금 이상한게 있긴했는데 바로 아이들 Global Entry renew였습니다. 5-6년전 처음 발급받은 Global Entry의 아이들 사진이 틴에이저가되었는데도 renew한 카드에 그대로 있더군요. 뭐 사진찍으러가는 번거로움이 없어서 좋긴했었죠.

 

지난 주 귀국하는데 그 수많은 사람들 틈에 Global Entry를 갖고 있는 가족은 딱 저희 가족밖에 없는 걸로 보이더군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식구수대로 화장실까지 들려서 좀 늦게 나갔음에도 저희 가족은 호기롭게 텅텅빈 Global Entry으로 갔었죠. 4년전에는 Global Entry 키오스크가 가로로 상당히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보니 2줄/세로로 한 8~10대정도만 비치되어있더군요.

 

저도 오랜만에 Global Entry로 들어간거라 일단 여권 스캔하고 카메라 보라고 해서 봤는데 뭐 사진찍히는 소리도 없고, 끝났다는 메세지도 없고해서 좀 버벅거렸습니다. 제가 이러니 나머지 식구들도 덩달아 버벅거렸죠.

저를 포함한 세 식구는 계속 위와 같은 상태이고, 막내만 추가 서류를 넣으라고 해서 결국 키오스크 앞에 있는 오피서에게 가서는 기계가 이상한 것 같다라고 하니, 기계는 멀쩡하고 막내빼고는 다 통과되었다라며 막내 여권을 보여달라하더군요.

여권을 주니 오피서가 하는 말이 여권이 오래된 여권이라 그렇다고 하네요. 참고로 막내빼고 나머지 식구는 최근 1~2년내에 갱신을 해서 여권이 다릅니다. 사진있는 부위가 코팅되어있는 것처럼 빳빳한데 반해 막내 여권은 그냥 종이.

그러면서 ID가 있냐고 묻길래 중학생이 아이디가 어딨냐? Global Entry카드는 있냐? 없다(챙길까말까 엄청 고민하다가 그간 경험으로는 여권만 있으면 통과되어서 안갖고 왔는데 이게 치명적인 실수였나? 싶었음)

했더니, 여권 사진이 오래되어서 시스템이 안면인식을 못해서 그렇다며 다른 오피서를 부르더니 따라가라더군요.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따라갔더니 어느 사무실로 들어가라하며 아이당 부모 한 명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하길래, 와이프랑 딸래미는 짐 찾는데 먼저 가있으라하고 저랑 아들래민 그 사무실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자마자 한숨이 여러번 나왔는데, 햐...

 

1. 일단 그 사무실은 입국수속에 문제있는 사람들만 모아둔 사무실이였으며,

2. 우리가 들어가니 이미 30명 정도 대기

3. 창구는 7개던데 일하는 사람은 달랑 2명

4. 분위기 겁나 싸하고 엄격함. 셀폰 절대 못하게 하는 등 상당히 위압적임.

 

다른 것보다 남들보다 빨리 수속하려고 Global Entry를 한건데, 이건 뭐 특히나 2, 3번으로 인해 일반줄보다도 늦게 나가게 생겼으니 들어가자마자 짜증이 치솟더군요.

한 1~20분 앉아있어보니 일하는 인간들이 꽤 많긴 한데, 앞서말씀드린대로 2명만 앉아있지(그렇다고 계속 일하는 것도 아님. 한 사람 끝내자마자 다음 사람 바로 부르는 것도 아니라 겁나 산만하게 왔다갔다하거나 컴퓨터 보거나 하다가 한참 뒤에 다음 사람 부름), 나머지 대여섯명은 커피마시고 큰 소리로 노닥거리고 있더군요. 우체국 직원들이나 DMV보다 더한 사람들이 여기에 있구나 했습니다. 노닥거리면서도 누군가가 모르고 셀폰을 꺼내면 위압적으로 소리지르며 못하게 합니다.

분위기를 보니 최소 반나절은 기다려야할 것 같아서 와이프한테 알려주긴 해야할 것 같은데 셀폰을 도통 못쓰게 하니 어떻게 하나하며 일단 무작정 기다렸죠.

한국에서 좋은 경험만 하고 온 아들래미마저도, 아빠 인천공항에서는 경찰을 한 명만 봤는데 여긴 왜 이렇게 많냐고. 그리고 왜 일들은 안하냐고 하길래 미국이니까라고 대답해줬습니다.

 

기다리면서 궁금한 것이 아이디도 없는데 도대체 뭘로 확인할 것인가? 그리고 내가 보기엔 아무리 4-5년전 사진이라도, 애가 아무리 폭풍성장을 했더라도 같은 인물로 보이는데 정말 못 알아본것일까?등 이런 저런 잡생각만 하고 있었죠.

 

오피서들 뒤에 수많은 여권이 꽂혀있는데, 의외로 한 한 시간 후에 아들래미 이름을 부르더군요.

드디어 기대되는 확인순간입니다. 어떻게 확인하려나? 하고 같이 창구로 갔습니다.

집주소는?

태어난 도시는?

끝!

 

아 정말 육두문자가 입으로 튀어나오려는 거 억지로 참고, 아들래미는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생각보다 쉽게 해결이 된 것 같아 그런지 오피서한테 땡큐인사를 하는데 그것조차 마음에 안들더군요. 애 역시 속으로 좀 겁이 났었나보더라구요, 에헤!

 

관광비자/학생비자도 아니구 미국여권을 들고 있었는데도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니 피해의식인지는 몰라도 과연 우리 식구가 백인이였어도 이런 쓰잘데기없는 과정을 거치며 시간낭비를 하게 했을까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드는 날이였습니다.

 

한국/일본에서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미국에 들어오자마자 역시, 미국이야(안좋은 쪽으로)한 날이기도 합니다.

 

아들래미 여권은 6개월 안에 리뉴해야하는데 리뉴하고 Global Entry에 가서 새로운 여권번호로 업뎃하라고하던데, 또 다른 걱정은 Global Entry에 있는 어릴 적 사진이 나중에 또 걸림돌이 되진 않을지입니다.

 

어린 아이들 있으신 분들 참고하시라고 올립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