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구안 2년 4만마일 타고 미련없이 보내준 후기 (카바나에 ICE 차량 판 후기)

음악축제 2023.07.16 08:11:23

안녕하세요.

 

2년 2개월 동안 제 발이 되어 준 차, VW Tiguan SE 2021을 처분했습니다.

 

판매사유: 실현되지 않은 감가상각에 대한 차익실현, 워런티 종료에 따른 수리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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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이 차를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어떤 점에서는 아직도 좋아하기도 하고..

이런 글도 썼었죠.

https://www.milemoa.com/bbs/board/9335649 (VW 티구안 2021년식 SE 트림 롱텀 시승기 (1년, 2만마일) (부제:가성비 킹왕짱))

 

저 글 작성한 지 꼭 1년이 지났습니다. 앱에서 최근 6개월 평균 연비를 볼 수 있는데..

아래 보시다시피 하이브리드 SUV라는 친구들 부럽지 않은 마일리지를 자랑합니다.

tiguan mpg.jpg

물론 저는 거의 하이웨이 마일리지라 이렇게 잘 나오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전기모터의 힘을 빌리지 않고 이정도 해주는게 대단하다 싶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이 패턴으로 쭉 탈 예정이고 해서 오래 탈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좋은 중고가격을 받을 수 있는 지금 팔고 바꾸지 않으면 바꿀 타이밍이 안오겠다는 그런 마음이 있었지요.

 

그 생각을 시작한건 작년 5월부터였고, 관련 글도 몇개 올렸지요.

가장 최근의 ICE 차 팔고 전기차로 가자는 생각에 대해서는 이 글 (https://www.milemoa.com/bbs/board/10214145 ) 에서 나눈 바가 있습니다.

테슬라의 연이은 가격인하로 전기차의 시세 폭락이 일어나고, 그 여파가 가스 차에 아직 미치지 않은 상황에서 옮길 수 있는 선택지가 뭘까 생각하던 중에,

차를 팔아야겠다는 저의 결심을 자극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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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Independence Day 연휴 때, 우리 세살배기 따님이 좋아하는 Busch Garden @ Williamsburg, VA 를 가고 있었습니다.

어떤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는데 "딱딱딱" 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차좀 타보신 분은 다 알만한, 등속 조인트 (CV Joint) 나빠지는 소리.. 이제 4만마일 탄 차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이지요.

통상 8만-10만은 버텨주는 부품이라 하는데, 그것도 하이웨이에서 정속운전만 하는 차에서 4만에 내구성 문제가 발생하다니요..

돌아오는 길엔 괜찮았고, 다음 날 출근할 때는 다시 생겼다 없어졌다 했습니다.

아직 범퍼투 범퍼 워런티(4년/5만마일)가 살아있으니 이 친구는 당연히 보증수리가 가능합니다만, 4만에 고장나는 부품 다른 한쪽 5만 지나서 고장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해당 부품값을 알아보고 기절했습니다. 등속조인트 한짝이 400불, 딜러십에서 고치면 공임까지 해서 800불-1000불..

아 이게 말로만 듣던 VW의 유지비구나, 싶더라구요. (여담이지만 제 세컨차인 소나타는 양쪽에 120불이면 사는데요... CV Axle하는 김에 하체 다 털어도 1000불 안 들듯..)

1) VW를 샀는데 부품값은 아우디

2) 독일차도 아닌데(북미생산) 독일차 부품값.

3) 독일차라고 또 수리 받는데도 잘 없음.. (시골 살아서 가장 가까운 딜러십이 편도 60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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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자료는 역시 효과가 있습니다.

"이거 팔아서 이만한 차 못사"라고 완고하게 거부하시던 P2님께서 불안함을 느끼셨는지, 일단 카맥스에 견적이나 받아보자는 말에 순순히 동의를 하십니다.

(다른 글에서 풀겠지만, 이때는 아이오닉 PHEV로 옮기려고 마음을 굳혀둔 상태였습니다.)

해당 차량을 파는 현대 딜러십에서 $22k를 부릅니다.

카맥스에서 더 높은 pre-appraisal ($23.4k) 받았다니까, 자기네 카맥스 협력업체라고 자기네가 부르는 가격이 카맥스에서 부르는 가격이랑 동일하답니다.

잠시 고민해본 결과, 왠지 이 딜러십에서 제 차에 달려있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견적에 안 넣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카맥스로 고고~

 

카맥스에서는 역시 $23.4k를 풀로 쳐줬습니다.

7일의 유효기간이 있기 때문에, 혹시 다른 곳에서 더 쳐주는데 있나 하고 여기저기 견적을 넣어봅니다.

vroom, driveway, webuyanycar, carfax, cargurus, cars 등등등 죄다 21k 미만 (역시 비인기 브랜드 VW의 비애일까요..?)

예외적으로 카바나가 제일 잘 쳐주더라구요. 무려 $24.8K

too good to be true라서 긴가민가 하고 겸사겸사 Richmond, VA의 인스펙션 포인트로 찾아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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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길을 뚫고 달려 도착한 곳은 카바나의 자판기 타워가 있는 곳입니다.

들어가니 점원이 한명 있습니다.

나: 차 appraisal 받으러 옴

점원: 그런거 없어 그냥 키주고 타이틀 주면 돈 바로 넣어줄거야

나: 응? 차 안봐도 돼?

점원: 여기까지 잘 갖고 왔잖아? 그럼 괜찮음. 어디 너무 망가진데만 없으면 ㅇㅋ 일단 싸인부터 하셈

나: 않이.... 일단 차를 봐야지

점원: 비오는데 너같으면 나가서 볼래? 어차피 차 인스펙션은 다른데서 모아서 한꺼번에 하고 난 싸인만 받음..

(이하 생략)

 

들어가서 싸인하고 ACH로 돈 넣는거 확인하고 이메일로 "축하합니다" 는 confirmation 오기까지 딱 10분도 안걸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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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너무 추적추적 와서 후다닥 짐만 챙기고 있는데 다시 폭우가 퍼붓습니다.

그래서 인사도 못하고 집에 와버렸네요.. 2년간 저의 소중한 발이 되어줬고, 오래오래 아껴줄줄 알았는데, 보내고 나니 또 그냥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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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차 살때 MSRP $30,374-할인 $5,125+Freight $1,195+딜러 프로세싱피 $799 해서 세전 27,243에 샀습니다.

차 판매금액 $24,800이었으니 2년 2개월간 $2,443, 월 94불 정도에 이 차를 탄 셈이네요. 세금+tag fee 다 넣은 OTD 기준으로도 월 175불 꼴로 베이스 트림 리스보다도 월 100불 이상 저렴했고요.. 해당 기간 동안 4만마일 탔으니 아주 잘 탄 셈입니다. (여담으로 4만마일 factory required maintenance가 약 400불, 타이어 4짝 한 5000-1만마일 후 교환해야 하는 금액이 500불 정도였으니 그만큼을 추가로 세이브했습니다.)

 

보시듯이, VW가 비인기 브랜드인데도,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상식적인 감가율 (2년간 9%)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차값이 다시 내리기 시작하고 있지요..

이전에 3-4년 타면 40% 정도 감가되던 시절이 돌아오기 전에 팔고 한번 옮기겠다는 저의 결정이 현명한 결정이었기를 바래봅니다. 

Screenshot 2023-07-16 at 12.09.21 AM.png

(PS: 팬데믹 이전에는 이게 정상적인 depreciation curve였다고 합니다. 2년간 9%라니,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출처: https://www.ramseysolutions.com/saving/car-depreci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