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티 엄청 내고 탄 대한항공 일등석 후기

호나기 2023.07.19 23:14:24

평생 처음 대한항공 일등석을 타본 후기입니다. 

 

올해 댄공 마일이 개악된다는 소식에 마일을 털겸해서 검색하다 아틀란타 - 인천 일등석을 예약했습니다.  일등석은 굳이 탈 필요가 없었는데아무리 기다려도 비즈 자리가 안나서 얼떨결에 일등석을 잡았네요. 예약하고 나니 차감율 변경이 연기되서 마일이 애매하게 남긴 했지만

 

예전에 싱가포르 항공 ICN – LAX 일등석을 한번 타본적은 있지만, 그때는 비즈니스와 별 차이 없이 맨 앞자리이기만 한 일등석이었는데, 댄공 일등석은 비즈와 차이가 좀 있네요. 이상하게 이코노미를 타면 안그러는데, 일등석을 타니 일등석 처음 타는 티나지 않을까 엄청 신경이 쓰이더군요. 그래서 이것저것 촌티 나는 실수를 많이 했고요. 그래서 혹시 앞으로 댄공 일등석 타게 되실 분들을 위해 촌티 내지 마시라고 후기 한번 적어 봅니다. ^^

 

아틀란타 공항에는 대한항공 라운지가 없습니다. 델타 라운지를 가야 하는데, 이게 좀 시장바닥이라 댄공 일등석을 탄다면 일등석 라운지가 따로 있는 인천공항에서 타는게 더 좋겠습니다. 

 

제 좌석은 2J 였는데, 자리에 왔더니 머리 위 수납함이 없더군요. 어 가방 어디다 넣지? 하고 둘러보고 있는데 승무원이 자리옆에 붙어 있는 사물함을 열어 줍니다.  아 시작부터 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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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그런건지 아니면 뱅기가 좀 오래되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 사물함 문을 열 때 문 손잡이에 손가락 다섯개를 다 얹고 손잡이를 당기면 달그락 거리기만 하고 안 열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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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엄지손가락으로 손잡이 위쪽 문의 몸통을 누르면서 손잡이를 당기면 잘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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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나중에는 이렇게도 잘 안열려서 승무원한테 부탁했더니 몸으로 문 아랫부분을 밀면서 간신히 여시더군요. 아무래도 낡아서 걸쇠부분이 잘 안움직이는 듯합니다.

 

 

자리에 앉았더니 잠옷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기념으로 가져가고 싶은데, 이건 가져가도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혹시나 하고 여쭤봤더니 가져가도 된답니다. …. 당연한걸 괜히 촌티냈나

 

 

그리고 자리에 준비되어 있는 헤드폰의 경우에 소음제거 기능이 너무 약해서 영화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가지고 간 Bose Noise Cancelling Headphone을 꺼내서 연결하려는 순간…….   단자가 안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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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처럼 Bose것이 아래쪽 잭이 두꺼워서 들어가지를 않게 되어 있네요. 그런데 아답타 없이 선을 위쪽 구멍에 연결하니 작동 잘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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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저 초록빛 나는 버튼이 뭐하는건지 아시는 분 계시나요? 눌러봐도 변화없고 해서 촌티 무릅쓰고 승무원한테 물어봤는데, 모르시더군요. ㅋㅋ

 

 

그리고 자리 옆에 보면 저렇게 리모콘과 작은 수납공간 몇개가 있는데, 각각을 열려면 오른쪽에 있는 화살표가 붙어 있는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그냥 보면 직관적인데, 문제는 제가 자리를 좀 앞쪽으로 당겨 놓은 상태여서 저 화살표있는 버튼이 가려서 안보이는 위치였어요. 그래서 덮개 부분을 손으로 당겨서 열려고 하는데, 역시 승무원이 걱정스런 얼굴로 오셔서 가뿐히 열어 주고 가셨습니다. 아 또 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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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일등석이 처음이지만, 지금까지 비행기안에서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어본건 처음이네요. 여태까지 탄 뱅기에서는 항상 앞쪽이나 뒤쪽으로 가면 끝에 바로 화장실이 있거나, 커튼 하나 제끼고 넘어가면 화장실이 있었는데….

 

얼래? 자리에서 뒤로 가서 커튼을 젖히고 갔는데, 승무원들 식사준비하는 공간이 있고, 또 커튼이 있네요? 순간 당황해서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어봤다는…..  그냥 더 걸어가서 커튼 한번만 더 젖히면 되는 것을……아 촌티….

 

 그날 일등석에 승객이 세명이었는데, 저보다 앞에 앉아 계시던 한국인 아주머니도 화장실이 앞쪽인지 뒤쪽인지를 승무원에게 물으시더군요. 그래도 전 방향은 맞았으니 좀 덜 촌티.. 우히히

 

 

​​​​자 이렇게 적당히 일등석 처음 타는 촌티를 내고 있으면 식사 시간이 옵니다.

오늘의 메뉴 중 저는 대구를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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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어 어떻게 먹는건줄 몰라서 대충 몽땅 다 입에 넣고 삼켰습니다. 아 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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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on basil sherb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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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리인 대구인데, 양이 얼마 안되는듯 보여도 이미 이것저것 많이 먹은지라 괘 배부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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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se tray와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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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으로 초콜렛 벨벳 케익과 아이스크림

 

​​​​​​자 이렇게 점심을 촌티내며 사진찍어가며 먹고 나면 슬슬 졸리니 잠을 자야죠? 승무원이 이불 필요할때 알려 달라고 하시는데, 그냥 잘까 하다가 옆방에 이불 깔린걸 보니 좋아 보여서 저도 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우선 방문을 좀 닫아 볼까 해서 당겨 보았는데 안 당겨집니다. 위에서 보니 문 위에 이런 버튼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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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 버튼 눌러봐야 역시 안 닫깁니다. 제가 막 누르면서 당기고 있는데 승무원이 또 걱정스런 얼굴로 뛰어 옵니다. 이건 그냥 누르면 되는게 아니고 승무원이 잠금장치를 풀어줘야 하는 거랍니다.……또 촌티

 

그래서 아예 이불도 깔아달라고 부탁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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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깔고 문을 닫으면 이렇게 아늑한 공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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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숨 자고 나면 다시 먹는 시간이 돌아오죠두번째 식사는 좀 조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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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촌티내며 영화보고 있으니 어느새 인천에 도착하더군요. 확실히 일등석을 타니 잠도 잘 오고, 도착한 후 피로도 덜한것 같습니다. 그런데, 만약 다음에 또 마일이 남는다 해도 일등석은 굳이 안 탈 것 같습니다. 일등석은 좀 뭐랄까, 계속해서 승무원을 불러서 해달라고 해야 할 것들이 있고, 너무 사람이 적어서 자꾸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도 그렇고, 그냥 적당히 익명성에 묻혀 조용히 비행하는게 더 나은거 같아요. 물론 나빴다는건 아니지만, 비즈가 더 편하고 익숙하네요. 이코도 자리 좋고 주변에 다른 승객없으면 편하게 탈수 있고요.

 

 

여러분들은 혹시 타시더라도 저처럼 촌티 내지 마시고, 눈치도 보지 말고 당당하게 즐기시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촌티 엄청내고 다녀온 댄공 일등석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