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장례식을 마치며

딸들엄마 2023.09.04 06:57:21

안녕하세요. 

 

약 2주전 한국에서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리고 이제서야 미국에 다시 돌아와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딸들엄마 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된 이유는 아무래도 많은 마일모아 회원분께서 한국에 부모님 또는 형제 자매가 계실 것이고, 혹시나 갑작스럽게 또는 준비하는 과정에 계시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이렇게 부족하나마 써봅니다. 제 주관적인 경험이기에, 혹시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먼저 글 시작에 앞서, 저의 아버지의 경우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신 경우입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돌아가시는 분의 90% 이상은 병원에서 돌아가신다고 합니다. 

그 이유인 즉, 아직도 한국은 hospice, palliative care, MOLST, living will 같은 개념이 현저히 미국보다 떨어지고, 그 외에 병원에서 돌아가신 경우가 아닌 집/직장 등등등 의 경우는 "사고사" 로 처리가 되어 부검을 거의 필수적으로 진행해야되는 여러가지 복잡한 절차가 있다는 것을 저도 이번일을 통해서 알게되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작년에 아버지께서 외상성 뇌출혈로 중환자실에서 약 한달여간 계신후 기적적으로 의식이 회복되셔서, 요양병원에 모시고, 그리고 이렇게 1년이란 길고도 짧은 시간동안 병상에서 계시다가 소천하셨습니다. 

요양병원에 계셨기때문에, 상태가 안좋아지는 것도 알수 있었고, 그래서 장례식/장지설정/장례문화/절차 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1. 장지설정.

가장 좋은 case는 아무래도 본인이 이미 결정하신 바가 있어서 자녀분들/가족분들 께서 장지를 미리 정하는게 best case 가 될것 같습니다. 

매장/봉안당/수목장/산골 의 방법이 있는데요,

 

-매장: 시신을 그대로 관과 함께 안치하는 방법입니다. 보통 가족묘/선산 이 있으신 경우 선택하는 방법이지만 가격도 그렇고 환경면에 있어서 더이상 권장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가격은 보통 1000만원 이상에서 시작합니다. 벌초 밑 관리를 가족분들께서 못하시는 경우 꾸준한 관리비가 들어갑니다. 

 

-봉안당/납골당: 화장 후 유골함을 봉안당에 안치하는 방법입니다. 가격의 경우 400-600만원부터 시작입니다. 5-6층같이 접근성이 좋은/눈높이에 오는 층의 경우 1000만원 이상 하는 곳도 있습니다. 

 

-수목장: 최근 몇년간 권장? 유행하는 안치방법 입니다. 공동목/잔디장 의 경우 100-200만원 사이, 개인목 의 경우 300-700만원 사이, 부부목의 경우 500-1000만원 사이, 그리고 큰 소나무 같은 가족목의 경우 보통 10-12분까지 안치 하실수 있고, 가족목의 가격은 기본 1000만원 이상입니다. 

 

관리비는 보통 5-6만원/1 year. 30년 또는 50년 완납시 평생 이라는 문구를 내걸지만 완납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이유인 즉슨, 수목장은 전부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데, 혹시 운영자가 파산/또는 횡령하는 경우 그 돈을 돌려받지도 못하고 이장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또 다른, 주의하실 점은 수목장은 최근 나라에서 시행된 매장방법이라 관리 허가가 안난 곳들이 많습니다. 

또한 수목장으로 지정한 곳이 만장이 된 경우, 더 이상 관리 불가(?) 라고 하여 자연으로 그대로 돌아가는 부분이니, 이 부분도 잘 참고하셔야 할것 같습니다. 

 

정식 허가가 된곳인지 알수 있는 곳은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웹사이트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https://www.15774129.go.kr/portal/main.do

 

-산골: 가장 오래된 방식이죠. 산 또는 바다에 화장된 유골을 뿌리는 방식입니다. 아무곳에서나 하시면 안되시고, 정식 허가가 난 곳에서만 할수 있습니다. 산골의 경우는 당연히 가격이 들지 않구요, 해양장 같은 경우는 당연히 가격이 듭니다. 

 

저 같은 경우 애초에 수목장을 원하였고, 아버지께서도 자연을 좋아하시는 지라, 수목장 중심으로 알아봤습니다. 

수목장의 경우 location은 일산/김포/벽제/용인/양제/평택 등등 여러곳이 있지만, 저는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고, 화장 후 이동거리/동선 을 고려해서 일산/화성 에 있는 수목장만 직접 가 보았습니다. 

 

Tip: 직접계약 & 사전 계약시 할인요구.  

 

장례식장/상조사를 통해서 장지를 계약시 그분들께서 중간 수수료를 가져가는 형식이 암암리에 있기 때문에, 이분들을 통해서 하시기 보단 지인소개를 받았다, 이미 다른곳을 둘러보고 왔다, 어느정도 아시는 상황에서 가셔야 흔히 말하는 눈팅이를 안 당합니다.

 

물론 이미 돌아가셨거나 아니면 화장을 끝난 상태라면, 이건 불가능합니다. 

원하시는 장소를 고르시기도 힘들고, 마음의 여유도 없으시기에.. 하지만 저처럼 미리 준비하시는 분이시라면 꼭꼭 여러곳을 알아보세요. 

 

보통 어느정도 가격대가 다 형성되어 있지만, 기본 10% 할인, 그리고 좀더 강하게 밀어붙이면 20%까지 할인이 가능합니다. 

 

여유가 되셔서 이렇게 가격 실랑이를 안하셔도 되시는 분은, 그냥 하시는게 정신건강에는 좋지만, 저같은 경우는 무남독녀 외동딸에, 일가친척분들께 도움받을수 없었던 상황이였기에... 여러모로 너무 힘들었거든요. 혹시 저같은 분들을 위해서 쓰는 글이니, 저처럼 저렇게 실랑이? 를 안하셔도 됩니다;;;

 

2. 장례식장. 

저렇게 장지를 고르고, 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휴... 다시 기억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1주일만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소천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한국행 비행기를 끊으려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안치가 되는 병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언급했다싶이.. 저는 외동딸이고, 다른 형제/가족분들은 해외에 계시거나 연락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제가 가지 않으면 장례식을 할사람도, 할수도 없습니다. 

아무리 빨리가도 하루 이틀을 잡아야 하는데, 요양병원에서는 안치가 안되니, 장례식장/병원에 안치를 해야하는데.. 빈소비로 하루에 50-100만원 (플러스 제단비 등등등)을 내지 않으면 안치를 안해준다하여 ㅠㅠ 미리 연락해놓았던 후불상조 장례지도사와 카톡전화로 장례식장 찾기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실은 장지를 정하면서, 가격도 합리적이고, 주차/교통/동선/음식, Plan A/B/C/D까지 짜 놓았었는데.. 안치가 안되는 줄은 몰랐었어요. 

약 3 시간 가량 피마르는 전화/장례식장/장례지도사 사이의 전화/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제 계획에는 없었던 장례식장으로 아버지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필요서류****

사망진단서 5장 (장례식장/장지/은행/주민센터), 사망자의 가족관계증명서 3장 (상세), 기본증명서, 사망자의 주민등록 초본 & 등본 (화장장에서 필요)

(->여기까지의 서류는 빈소를 열기전 모두 발급 받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장례식장 영수증 (화장장에서 필요), 화장증명서 (장지에서 필요)

 

 

장례식장 가격 비교

장례식장 가격 또한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에 들어가셔서  장사시설  >> 장사시설/장례용품가격 을 보시면 각 장례식장별로 가격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https://www.15774129.go.kr/portal/fnlfac/facView.do

 

후불상조 vs 장례식장

저같은 경우는 후불상조를 이용하였습니다. 

장례식장과 별반 가격은 다르지 않습니다만, 포함된 구성을 꼭 확인하셔야 나중에 놀라지 않으십니다. 

 

제가 이용한 후불상조의 경우 도우미 2명 8시간, 리무진 200 km, 엠뷸런스, 상복, 유골함, 염습, 관, 영정사진, 일회용품, 운구인원 2명, 유가족 세면도구 등등 포함 이었는데요,

막상 장례식 시작전에 보니, **필수**라고 강매되는 항목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그 외에도 관/수의 기본 외에 몇십만원이 더 드는 품목 구매를 계속 요구하였지만, 전 다 거부했습니다. 나중에는 장례지도사님의 목소리가 안좋아지셨습니다 ㅠㅠ

 

장례식장에서 들어가는 필수 비용?

-빈소이용료 (1일 24시간 기준 + 시간당 비용)

-안치료 (국공립/시립: 7.2 만원/일, 대학병원: upto 14.4 만원/일)

-입관실 (국공립/시립: 25만원, 대학병원: 40만원)

-청소비 및 폐기물처리비 (보통 하루 10-15만원 또는 전체 15만원)

 

-제단 꽃 장식 / 제단비 

(제단꽃의 경우 50-80만원부터 시작, upto 500만원. 선택이 아니고 장례식장 빈소 사용시 **필수** 항목이라 선택을 안할수도 없습니다.)

(제단상의 경우, 저는 기독교라 하지 않았습니다. ) 

-헌화꽃 (통일: 30송이 3만원)

-수세비/수시비용 (**장례식장 들어오면 고인을 씻겨드리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필수 비용입니다. 공립의 경우 upto 30만원, 대학병원의 경우 40-50만원 정도)

-식대 (**빈소 사용시 필수! 로 기본상차림을 선택해야하는데요, 기본상차림은 30인분-50인분부터 시작, 1인당 2.5-2.7만원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음식반입 & 물품사용료: 

(장례식장에서는 안된다고 하지만, 법적으로는 장례식장에서 음식반입이 안된다고 하는게 불법이라고 합니다.)

(장례식 물품비용을 보면, 국자, 행주, 젓가락, 숟가락, 휴지, 양말, 슬리퍼, 물티슈, 위생장갑, 행주, 세제/수세미, 이불/담요 등등 생각하실수 있는 모든 물품이 비용으로 나가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캐리어 두개에 다 들고가서 물품은 하나도 안썻습니다. )

(물 한병만 따도 물 묶음으로 계산됩니다. 예를들어 생수 하나를 누가 드시면, 전 11.2만원을 계산해야하는;;; 이런식으로 물, 맥주/소주, 음료수 등등... 이또한 저는 캐리어에 들고 갔습니다. 하지만 가족분들이 여러명이시면 근처 편의점에 왔다갔다 하시면서 음료수도 채워놓으셔도 좋고 필요한 용품을 가져오셔도 되지만, 저는 저 혼자였던지라 ㅠㅠ)

 

이렇게 기본/필수 비용을 다 확인하고 식사 주문을 하시면 빈소를 바로 열게 됩니다. 

보통은 3일장을 많이 하시고, 저처럼 가족/지인이 없으시다면 2일장, 사람이 많으시면 5일장 까지도 합니다. 

 

보통은 첫날이나 이튿날에 입관식을 하시면서 마지막으로 고인의 얼굴을 뵙고 인사합니다. 

 

발인/운구

장례식장 안치실에 계신 관을 모시고 리무진이나 버스로 이송하는 과정입니다. 

운구인원은 최소 4명, 보통은 6명이 들게 됩니다. 

저의 경우, 남자분들이 없어서 운구도우미 2분과, 장례식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발인 전 장례식장에서 계산을 미리 하는데, 이때 장례식장 영수증을 꼭 챙기셔야 합니다. 화장장에서 필요로 하는 서류는 사망진단서, 사망자의 가족관계증명서, 장례식장영수증, 고인의 주민등록 초본입니다. 

 

 

3. 화장장.

매장의 경우 해당사항이 없지만 봉안당이나 수목장의 경우 화장장으로 먼저 모시게 됩니다. 

화장은 고인이 돌아가신 후 최소 48시간 이후부터 화장이 가능합니다. 

돌아가신 후 장례식장을 정하셨으면, 인터넷으로 화장장부터 예약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 장례지도사님께서 예약을 하였는데, 서울의 경우는 화장장 예약을 인터넷으로 하셔야 합니다. 

저의 경우, 저는 서울시민? 으로 되어있으나 아버지는 서울시민이 아니여서 오후밖에 예약할수 없었어요. 

관내인지, 그 지역 시민인지에 따라 화장 가격도 달라지니, 이점도 미리 확인해 주세요. 

 

화장하기 전 미리 가져온 서류를 접수하고, 화장증명서를 발급받습니다. 

 

대기 순서대로 화장터에서 마지막으로 고인께 인사드리고, 유가족대기실에서 고인을 생각하며 기다립니다. 

화장시간은 대략 1.5-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4.  마지막.

그렇게 아버지의 유골함을 모시고 화장터를 나와, 미리 정해둔 수목장지로 잘 모셨습니다. 

(필요서류: 화장증명서, 사망자의 가족관계증명서 (상세), 장지 계약자의 기본증명서 (상세)- 저의 경우는 제 주민등록 등본을 요구하였습니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슬프고 여러가지 감정이 섞였지만, 이제는 더이상 고통받지 않으셔도 된다, 평안하시다 라는 생각을 하며 그나마 위안을 받습니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정말로 마지막인사를 드리고 흙으로 다시 돌아가시는 아버지를 뵈었습니다. 

 

5. 사망등록/원스톱 안심조회.

사망등록을 위해서는 고인의 마지막 주소지의 주민센터를 가셔서 사망진단서사망자의 가족관계증명서 (상세) 를 들고 사망등록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함께 원스톱 안심조회 서비스를 등록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이 서비스를 등록하면 등록시점부터 20일까지 조회하는 기간동안의 고인의 모든 입출금/계좌가 동결됩니다. 

사망처리가 전산에 처리될때 까지는 사망진단서와 가족관계증명서로 은행/상속 문제를 처리하면 됩니다.

사망등록후 1주일까지는 사망자의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없습니다. 

국민연금/은행/보험 등등 사망진단서와 사망자의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하니 미리 3-5부 정도 발급받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첫 몇일은,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와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문득문득 생생하게 생각나는 마지막 모습, 장례식장의 풍경, 수목장에서의 안치까지. 

제 짧은 글재주로는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네요. 

 

그래도 2주라는 시간이 지났다고, 다시 아이들과 남편과 웃고, 밥도 먹고 잘 지내는 제 모습을 볼수 있어요.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렇게 글을 썼던 이유는, 혹시 저처럼, 아무도 없고 경황이 없으신 와중에 계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제 경험이, 작게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가족을 보내는 일만으로도 쉽지 않은데,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장례식을 치루는 일/과정이 저한테는 너무나 힘들었었거든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