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비치에서 딸과 함께 해파리에 쏘인 이야기+ 해파리 습격을 대비한 first aid 제품들에 대해

음악축제 2023.09.26 06:56:10

휴가 마지막 날이라, 아침에 호텔 레이트체크아웃 요청했드니 아주 감사하게 한시간 더주셨어요.

(Titanium은 오후 4시까지 주는거 아니냐니까, 리조트는 그렇지 않다고 해서 아 그런가보다..)

 

따님(세살입니다)이 모래놀이 하고 싶대서 호텔 앞 바닷가 다시 나갔는데, 바다를 보니 또 들어가고 싶다 해서 안고 들어갔죠.

파도타면서 한 5분 놀았는데 갑자기.

"아빠 발이 가려워"

그래서 

"가려우면 긁으면 되지"

그랬거든요.

 

그리고 조금 있다가 딸이,

"아빠 엄청 가려워"

그때 머리속을 스쳐 지나가는 어제 바닷가에서 봤던 손바닥만한 해파리 한마리.

그리고 갑자기 오른쪽 팔이 "화끈" 하더니 그 말로만 들었던 느낌이 싹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최선을 다해 묘사해보자면, 꿀벌 몇마리가 동시에 쏘는 느낌과 함께 아주 마일드한 화상의 느낌이었습니다.

나름 바닷가에서 태어나서 바다를 수없이 들어가며 살았는데 그간 운이 좋았는지 해파리에 한번도 쏘여본 적이 없었거든요.

 

급하게 아이를 들쳐엎고 바닷가로 나와서 확인해보니, 저는 오른팔 손목부터 팔꿈치까지 빨갛게 되었고, 아이는 허벅지에 서브웨이 쿠키 두개 만큼 정도가 빨갛게 부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해파리는 보이지 않고 점액질만 있어서 일단 바닷물로 황급히 씻고,

호텔에서 나와있는 seaside attendant에게 jellyfish에 쏘였는데 혹시 도와줄 수 있냐 물었더니 그분도 경험이 없는지 당황,

옆에서 지나가던 한 분이 자기도 어제 쏘였다면서 vinegar 구해다 바르라고 하더라구요.

attendant의 도움을 받아 vinegar를 발랐는데 잘 나아지는지 모르겠고, 그 와중에 아이(+P2)는 놀라서 정신 못차리는 상황이라, (그새 인터넷 찾아보고 병원 가야되는거 아니냐고 막 그러는 통에) 혹시 호텔에 도움 줄 사람 nurse나 뭐 그런거 없냐고 하니 security guard가 first aid certified person이라고 그분을 불러주신다 합니다.

5분? 10분? 후에 정장 입으신 분이 오셔서 상태를 확인하시더니, 무슨 비닐 튜브에 들어있는 해파리 쏘인데 바르는 약을 하나 주셨어요. 그러고 이거 바르면 괜찮을건데 혹시라도 안 괜찮으면 front desk로 다시 오면 병원으로 emt 불러서 보내주겠다고 하고 가셨습니다.

신기하게도 약을 바르니 바로 진정이 되더라구요.

jellyfish.jpg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이왕이면 seaside attendant가 이걸 갖고 있으면 다음에 비슷한 경우가 발생했을 때 더 좋겠다는 생각으로 frontdesk manager에게 체크아웃하면서 의견을 전달했어요. 아마 이게 없었으면 병원을 갔어야 했을지도 몰라요. 저야 뭐 성인이니까 괜찮은데 아이 피부는 약해서 그런지 진짜 순식간에 훅 부어오르더라구요.

(아이피부가 회복력이 빨라서 그런지 지금 옆에서 자고 있는 딸의 허벅지에는 빨간 반점만 몇개 남았고, 제 피부는 아직도 난리네요..^^; 뭐 그래도 딸이 괜찮으면 다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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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약방문이라고, 집에 돌아오는 길의 숙소에서 Miami Jellyfish season에 대해 찾아보니, 제가 딱 해파리 시즌 피크에 방문한 것 같더라구요..

"The Jellyfish Season in Miami can start as early as May and last until October. The biggest jellyfish jamboree happens around August or September."

출처: https://www.safesea.store/jellyfish-season-miami-survival-guide/

그 글에서 해파리에 쏘였을 때의 적절한 대처법에 대해서 이렇게 안내합니다.

"1. Stay calm and get out of the water.

2. Alert a lifeguard if one is available.

3. Rinse the area with seawater. Fresh water is a big no-no as it can activate any stingers that haven’t yet fired.

4. Pour vinegar onto the affected area for 30 seconds. It’s like adding salt to a wound, but in a good way.

5. Remove any remaining tentacles with tweezers. Remember, no touching with bare hands!

6. Apply hot water to the area for 20 to 45 minutes. It’s like a free spa treatment, courtesy of Mother Nature."

급한대로 대충 상황에 맞게 대처를 하긴 했네요. 근데 또 글 읽다보면 해파리 쏘인데는 염기성 용액을 도포해야 한다는 글도 있고, 식초를 부으면 더 나빠진다는 말도 있고... 뭐가 과학적으로 맞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대충 청소할 때 베이킹 소다+구연산 섞으라는 (그러면 중화되죠..?) 느낌...) 

이 부분은 잘 아시는 분이 맞는 방법을 알려주시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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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번 쏘여보고 나니, 바다에 갈때는 해파리 관련 first aid를 잘 구비해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위에 저희가 호텔측에서 받았던 바르는 약은 아마존에서 2개에 14불 정도 하는데, 작은 금액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 번에 바다 갈때는 무조건 준비할 것 같구요.

또 하나, 위의 마이애미 해파리 시즌 관련 글이 올라온 출처가 Safe Sea라는 선크림 회사인데, 거기에서 내놓은 Jelly Fish 쏘임방지 선블락 크림이라는 것도 있더라구요.

jelly fish sunblock.jpg

쏘여서 고생한 입장에서 이게 정말 해파리 쏘임을 막아줄 수만 있다면 획기적인 상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후기를 좀더 찾아봐야 할것 같긴 한데. 아마 이것도 사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해파리 다시 쏘이고 싶지 않지만, 해파리 때문에 바다를 포기하기엔 저도 제 딸도 바다를 넘 사랑합니다..

 

마모에서 지난 글 검색해보니 저희처럼 해파리 때문에 고생한 분들이 가끔 계셨던 것 같네요. 뭐라도 도움 되는 정보가 여기 있었기를 바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