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아침이면 가끔 혼자 아침을 차려 먹는 3호
하루는 조금 긴 시간을 부엌에서 보내더니
내 것도 함께 만들었다고 내주고
그렇게 아침을 먹고는 소파에 덜렁 누워 TV를 보더니 잠든 3호
연휴 기간에는 다 같이 빵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호떡도 빚어 먹고
밖에서 고기도 구워 먹어야겠다 싶어
불 피워 놓고 고기 얹어 1, 2, 3호를 부르니
추워 귀찮은 듯 하면서도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우기도
한번은 쪄 먹고 남은 호박씨가 아까워 굽다가 태웠는데 그 냄새가 익숙해
아예 더 태워 볶고 차를 만드니 딱 보리차 그 맛.
아이들이 집에서 맞는 첫 '블랙프라이데이'
살 건 없지만 쇼핑하는 사람 구경하자고 간 동네 월마트
확실히 예전보다 한산한 매장에서 처음 멈춘 책 판매대.
그리고 자잘한 소품이 있는 선반에 모여 머리를 맞대더니
새로 산 포켓몬 카드로 게임을 하는 1호와 3호
카드는 수집만 하는 줄 알았더니 원래 게임을 하는 거라고.
연휴가 끝나면서 2주간 사내 넷 생활의 정리 대상 첫번째는 거실
바닥에 전기장판 깔고 내내 여기서 뒹굴며 놀고 자고 했던 곳
그리고 조금은 화사한 거실을 위해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기로
겨우 장식만 달던 아이들이 알아서 세우고 달고 청소까지
트리를 꺼낼 때마다 떨어지는 이파리에 언젠가는 가지만 앙상하게 남을 듯
트리가 우리와 함께한 세월이 1호 한해 늦어 15년째
장식보다 장식물 구경에 바쁜 3호
셋이 어릴 때부터 만든 공작물과 이웃에게 받은 엽서로 추억 가득한 트리 완성
마지막 '토퍼' 장식을 두고 다투는 1, 2, 3호를 위해 신속한 검색,
작년에 2호 그전에 3호, 올해 장식할 1호가 사다리도 없이 한 손으로 덜컥
늘 그랬듯이 트리 앞에서 하나 둘 셋, 찰칵!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내고 맞은 첫 월요일이지 사내 넷이 보내는 마지막 날 학교 가는 2, 3호
1호는 빌려온 책 돌려주려 잔뜩 싸 들고 함께 학교 갈 반대편 '스미스'네 집으로, 이렇게 (훌쩍 혹은 드디어) 지난 사내 넷의 2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