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서서 기다리던 1, 2, 3호
교실 입구에 들어서자 기웃거리며 조잘조잘
교실에 들어서서 나눠주는 재료를 하나씩 받아서 들고
얼음주머니를 열심히 흔들어 만든
아이스크림을 꺼내 먹는 1, 2, 3호
동네 대학 크리스마스 행사가 방송으로 소개될 만큼 유명해진 동네 행사가
60번째를 맞이한 올해
지난해는 물론이고
1호가 난 뒤로 지난 십수년간 거의 해마다 찾으며 추억을 담았던 '크리스마스 온 캠퍼스(Christmas on Campus)'
60주년을 맞은 올 행사 안내를 내려받아 1, 2, 3호가 모두 가고 싶은 첫 번째 행사는
'아이스크림 만들기'
상자로 만든 '미로'도 가고 손에 꼽는 행사였지만 지난해부터 없어져 아쉬운 1, 2, 3호
50번째 기념으로 받은 산타 모자를 받아 쓴 1, 2호와 어려 끼지 못했던 3호는 머리띠를 달고
과자로 만든 집을 뚫어지라 쳐다 보던 아이들의 눈은 이제 다시 볼 수 없게 되었고
유난히 궂었던 날씨에 눈과 얼음으로 덮인 차를 보고 집에는 갈 수 있냐고 걱정하던 1, 2호의 표정도
유례없이 따뜻했던 날씨로 건물 밖 잔디밭에서도 뒹굴고 뛰며 노는 아이들도 가득
따뜻한 날씨에 맛은 덜했을 코코아지만 빼놓지 않고 마시고
칠하고 만드는 공작 실습 몇 군데 껴서
크리스마스트리에 걸 새 장식을 보태고
다시 빠지면 아쉬운 기차 모형 구경
크고 작은 기차 모형을 해마다 보긴 했지만
보기만 하던 예전과 조금 다른 올해의 1, 2, 3호
전화기를 꺼내 들어 사진을 찍고
저마다 찍은 사진을 돌려 보며 수다를 떠는
해마다 봤던 나도 올해 처음 보게 된 인형, 기모노를 입고 플랫폼 의자에 앉은 여인.
집으로 가기 전 트리를 뒤로 1, 2, 3호 세우니
겹치는 옛 아이들의 모습
기억은 점점 작은 1, 2, 3호로 되돌려지고
다시 아이들을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세우고 보니
큰 아이들에 더 빠르게 느껴지는 세월. "다음 70번째도 함께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