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은퇴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준비

사과 2024.02.08 12:22:01

몇년동안 직장 본업보다 부동산과 주식 투자가 더 재미나하는 사과입니다.


본업은 바이오 싸이언스 인데, 로디에 있는 작은 대학 아카데믹에 있다보니 늘 새로운 유전자 활동 연구와 바이러스를 이용한 심장 및 폐 질환 질병 치료법,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 암치료, 유전자변형 쥐들...모 이런저런 연구들로 30여년 이분야에 있었고, 미친듯이 하던 연구도 팀의 이동과 자리이동 등으로 어느정도 정리가 되고 보니, 한단락 매듭이 지어진 느낌입니다. 본업은 좋아해서 하는 직업으론 사회적으로 정말 훌륭한데, 경제적으로는 노력과 수고에 비해 참으로 리턴이 적은 직종입니다. 

대신, 이분야에 오래 버텼기 때문에, 어느순간 부터는 소소하게 작은 그랜트들이 순서가 되서 저절로 제차례가 되는 만고땡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완전 액티브하고 재미난 젊은 인재들 포닥님들이 들어오셔서 그분들의 가슴 뜨거운 업적들을 옆에서 응원만 하고 조언만 해도 되는 상태...

하지만, 그만큼 지루해졌습니다. 새로운 논문과 좋은 연구데이터가 더이상 제 가슴을 설레이게 하지 않아요. 이게 문제예요.

다행이, 아주 크게 일벌리지 않아서 제가 마무리 할것들은 적네요. 제가 나갈 경우를 시뮬레이션 해보니, 몇몇은 힘들겠지만 자주 와서 가르쳐주면, 다들 잘 해낼것입니다.

한국에서 온 박사님들은 진짜 월등하게 잘해나갈 것이구요.

 

판데믹을 지나며 애들도 다 대학보내고, 각자 자기 좋아하는거 찾아 스스로 인생을 개척할수 있게 자란것 같고.

건강도 갱년기로 가며 점점 좋지 않아져가는것 같고, 풀타임 출근전후에 운동하기도 벅차고 그럽니다

무엇보다, 지난 5년가 부동산투자라는 투잡을 뛰며, 쉬지않고 주말마다 일하고 평일에도 본업과 함께하다보니, 번아웃이 슬슬 오는것 같습니다. 

마일모아에서 조기은퇴한 잭보울스키님, 개골개골님의 은퇴글들을 다시 읽고 또 읽고 위로를 해 봅니다. 

게다가 본업에서 리뷰어에게 계속적인 갈굼을 당하다보니, 이제 많이 지치네요.

2주정도 친구들과 포르투칼 스페인 여행을 다녀오며 생각을 정리해보고, 오래도록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그날'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자 합니다. 

대망의 D-데이는 교원수행평가 미팅을 하는날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전에 제일 중요한 P2와 앞으로의 향방, 계획을 상의했습니다.

P2는 고심이 많았지만, 오래전부터 이야기 해온터라 이해해주는 분위기 입니다.

P2는 여전히 과학을 좋아하고 하는일도 아주아주 훌륭하신 분이시므로, 그분은 계속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시게 서포트 해드리기로 하고요

그와 동시에 둘다 조기은퇴하면 난리나는 건강보험도 해결이 되고요.

제가 풀타임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지, 투자나 다른 일을 안하지 않는 가만히 못있는 성격이라는걸 아니까요.

 

매년 1월에 하는 직원 수행평가 미팅은 웃으며 잘 끝냈습니다. 보스는 그만두고자 한다는 사실에 놀랐셧겠지만, 마음 정하고 웃으며 시간을 두고 마무리하고 나가겠다는 사람을 어떻게 잡습니까.

제가 언제 그만두면 좋을지 두달이면 괜찬나 물었더니, 하던 일은 마무리는 해야지. 그리고 자네 이름으로 받는 그랜트는 끝내야지 해서, 그랜트가 끝나는 9월 30일이라는 날짜를 받아왔습니다. 8개월 후지만, 그것도 마무리 하기에 괜찮다 생각했고요. 젤 귀찬은 여름 학생들 지도도 떠맡아 하기로 하고 끝나는 날을 알리고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9월 말에 풀타임 직장을 그만 두고 조기은퇴를 할 예정입니다. 

 

은퇴를 하면 뭘 할지는 차차 생각해 보겠습니다. 

재정적인면은 연금은 늙으면 나올 소셜연금밖에 없는데, 이것은 40 크레딧은 진즉이 채웠고, 적어도 62세 이후 먼훗날의 일이라  당장은 연금은 없구요

대신 그동안 피땀으로 일군 멀티홈 30 유닛과 에어비앤비로 크게 가난하지 않고 잘 지낼수 있을것 같습니다.

여행 다니는거 말고는 뭐 씀씀이가 그리 크지도 않습니다. 

여행도 호텔과 비행기표는 마일모아서 다니니까, 그정도야 모....

주식 포트폴리오는 P2와 둘이 반반씩 종잣돈을 나누어 각자 계좌에 좋아하는 주식들을 담아서 키워나가고 있는데, 지난 2022년 하락장 피바다에서 주워담은 성장주와 3배 레버리지들 우량주 들로 매일 매일 소일거리 하며 키워나가봐야죠. 

그간 시간이 없어서 자주 못올리던 마모에 부동산 글들도 종종 더 자주 올리고요.

캐빈이 있는 Adirondack 마운틴 하이킹도 하고요. 운동도 매일 거르지말고 하고요

엉망인 집도 정리좀 하고, 큰집 줄여서 다운사이징도 하고요.

한국가서 양쪽 어머니들도 돌봐드리고, 친구들과도 만나고 늘 2주 휴가에 쫒겨지내던거 여유있게 몇달 지내고 와야죠.

그리고, 부동산 투자는 기회가 되는대로 계속 해나가려 합니다. 이건 아주 재미나니까요.

 

이렇게 저도 개골개골님, 잭보울스키님의 은퇴대열에 합류할 겁니다.

10월 1일 부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