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미티에서 만난 소년A의 사례.

개골개골 2013.10.19 18:59:34
요세미티에 놀러와 있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15km 정도 걸었더니 휘곤하네요... 비록 출발전에 companion을 만드는건 실패했지만... 요세미티 공원 안에서 재미있는 소년을 만나서 이야기를 좀 풀어볼까하고요...

미러레이크에서 산보하던 중 어리버리 길 찾고 있는 나고야에서 온 경제학부 3학년생 소년 A군을 만났습니다.혼자서 온 일본소 년의 스토리가 궁금해서 좀 물었더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암트랙타고 Merced로 와서, 거기서 버스타고 요세미티로 들어왔다는군요.. 헐....

거기다 해외여행은 처음이랍니다. 비행기 타본 것도 첨이고. 아니..잠깐잠깐... 첫 해외여행은 유럽으로 가지 왜 운전면허도 없이 미국으로??? 그래서 앞으로의 목적지가 궁금해서 물었더니만 다음 1주일 동안 그랜드캐년에 갔다가 시애틀과 포틀랜드를 경유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출국한답니다.. 헐 x 2....

이 청년의 스토리가 너무나 궁금하여 일단 Glacier Point까지 라이딩할 것을 제안합니다. 차 없이는 어차피 못가는 코스이고, 요세미티 왔는데 물한방울 없이 말라비틀어진 폭포와 호수를 보고간다는게 참.... ;;;;

하여간 또 다시 이 청년의 여행 이야기로 돌아와서... 요세미티에서 암트랙 서비스 이용해서 그랜드캐년을 간다면 대략 이렇습니다.... 일단 셔틀 버스 타고 머시드까지 나가서. 거기서 기차타고 베이커스필드 갔다가. 버스로 로스 엔젤레스 Union Station에 새벽 2시20분에 떨어집니다.. 네... 그리고 이 청년은 가난해서 기차역에서 노숙을 생각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바로 떠나는 표가 없으면 홈리스 취급하며 역에서 쫗아낸답니다... 새벽 2시에 로스엔젤레스 시내한복판에 덩그러니... 뭐 그건 그렇다 치고.. 그래서 다음날 로스엔젤레스에서 윌리암스정션까지 기차 10시간 타고 갑니다. 그리고 윌리암스정션에서 윌리암 시내까지 버스. 그리고 윌리암 시내에서 그랜드캐년까지 관광 열차... 헉헉.... 적기만 해도 숨넘어가는데.... 헐 x 3....

일단 그랜드 캐년가는건 총체적 난국이라 화제를 돌리기 위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뭐하고 놀았는지 물었습니다... Powell Station 근처에 숙소가 있었는데, MUNI 버스 탈줄을 몰라서 Golden Gate까지 도보로!!! 왕복해서 놀러갔다 왔다는군요... 그럼 식사는 뭐 먹냐... 아까 푸드코트에서 햄버거 먹었는데, 미국와서 햄버거 같은거만 먹으니까 질리지 않느냐... 이러니까... 햄버거는 첨 먹어보고 그냥 슈퍼에서 먹을꺼 조금씩 사다 먹는다면서 시가지에서 사온 빵 한조각과 사과 하나를 꺼내보이면서 같이 먹겠냐고.... 헐 x 4.

그친구랑 Sentinel Dome에 올라가서 같이 석양보고 돌아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어떻게 비행기로 Las Vegas까지 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는데... 또 젊을 떄는 그만한 고생도 하고 그러는건데... 괜히 내가 끼어서 짜놓은 일정 망칠까봐 걍 가만히 있었네요...

일단 내일 아침에 밥이나 같이 먹기로 했는데, 내일 걍 마일리지로 표 끊어줘 버릴까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한 번 선행을 배풀었으면 계속하라 그랬는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