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요청] 부탁하지 않는 커뮤니티가 되면 안될까요?

배우다 2013.12.10 06:35:32

** 12월 11일 업데이트: 

제가 글로 생각을 옮기는 데 미숙해서 오해가 생긴 것 같습니다. 아래 댓글에서도 밝혔듯이 저는 초보자 분들께서 하시는 '게시판의 답변이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하는 질문', '설명을 읽었으나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하는 질문', '본인이 이해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질문' 등을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단순히 '이미 충분히 언급된 내용을 찾아보지 않아서 올리는 질문들'만에 대해서 한정하는 얘기라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초보 질문"이라기 보다는 "예의와 존중이 없는 질문"이라고 묘사하는 게 더 적당할 것 같습니다. 이런 질문은 정보의 집약도를 떨어뜨리고, 이곳에 정을 가지고 많은 공헌을 해주신 분들의 추가적인 노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댓글 중에 어느 하나가 "꼬인" 문체로 등장하면, 아무리 그 내용이 옳은 거라도 그때부터는 치사하고 저열한 감정싸움이 시작되는 듯 하다는 두루두루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곳에 계신 대부분들이 친절하시고 예의바르셔서, 일부러 꼬인 문체를 기본 옵션으로 택하시는 분들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저는 게시판에서 친절하게 남에게 정보를 주는 측에 계신 분들의 감정과 노력 소모에 대해 얘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똑같은 질문에 친절한 답변을 반복하시는 마일모아님이나 게시판에 상주하시는 많은 분들이 성자가 아닌 이상, 속상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마일모아 블로그에 상세하게 올라오는 내용들이나, 회원분들이 정성을 다해 정리한 내용을 누군가가 게시판에서 아무렇지 않게 물을 때, 마일모아님이나 그분들께 연민과 미안함을 느낍니다. 링크와 스크린샷과 사진과 적절한 사례와 좋은 문체를 가지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은 분명히 많은 정성을 요하는 일입니다. 부디 읽어주십사 하고 정성을 다해 올린 글을 "누군가는 읽지 않았다"는 느낌을 항상 받아들여야 하는 일은, "예의와 존중 없는 질문"에 예의와 존중으로 반응해야 하는 것보다 덜 고려될 만한 일인가요? 이 질문이 글을 올리게 된 시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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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연말에 이런저런 안좋은 말들이 올라오는 게 안타깝네요. 

그렇지만 이 기회에 더 곪기 전에 '나빠질 수도 있는 것들'을 얘기해 보는 건 어떨까 싶어서 포스팅 올립니다. (지금 나쁘다는 게 아니라, 나빠질 수'도' 있는 것들이요..)


저는 소소한 부탁을 하는 글이 보기 안좋습니다.


1. 흔히 올라오는 체이스 체킹 쿠폰이나 라운지 사용권 등은 실제 이베이에서 거래되는 물건입니다. 나눠주시는 분들은 금전적 이득을 포기하시면서 커뮤니티에 공헌해 주시는 분들이니 응당 감사해야 하지만,

그들의 공헌을 요청하는, 혹은 exploit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2. (일면식도 없지만) 게시판에 계시는 전문가들이 생각납니다. LegallyNomad님이나 티모님, 복돌맘님처럼 아얘 직업과 스페셜티가 알려진 분들도 계시고, 요리만땅님처럼 시간 내서 자기가 알고있는 좋은 지식을 나눠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도 이민법이나 자동차, 보험, 운동 문제가 생기면 그분들에게 쪽지를 보내 여쭤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생업이 있으신 분들이고, 나야 질문 하나지만, 그분들 입장에서는 질문이 수도 없을 것 같아서 그만둔 적이 많습니다. 

(한 때 SNS에 좀 돌아다녔던 글을 링크 걸어봅니다. "내가 공짜로 일하지 않는 이유 일곱가지" http://www.sharonhayes.com/musings/no-free-lunch/  한글 번역판은 여기 있어요. : http://www.haeyounglee.com/post/41832328767/no-free-lunch)


3. 이미 언급되었던 질문들을 반복하는 것도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것'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검색 기능도 강력해졌고, 스크랩도 가능한데 질문을 또 올리는 건 "나는 바쁜 사람이니 너희들의 나에게 contribution해라"는 명령의 정중한 형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비슷한 제목을 가진 게시글들이 계속 늘어나면 정작 검색을 열심히 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에게도 손해입니다. 



만약 '소소한 부탁도 하고, 그걸 들어주는 것도 좋지 않나. 그게 훈훈한 커뮤니티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으시다면,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저는 마일모아님께서 강조하신 "예의와 존중"을 저해하는 분위기를 만들까봐 걱정이 됩니다..

* 마일모아님께: 3번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대해서, 제가 댓글로 두 어 번 주장한 적이 있는데요... 게시글 중 적어도 질문글에 한해서, 과거에 유사한 주제를 다룬 게시글을 링크로 다는 걸 필수로 하는 건 어떨까요? 그렇게 하면 최소한 이미 나왔던 질문을 다시 반복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쌍둥빠님 글 같은 정보글은 정보 자체도 좋았는데, 관련 링크도 잘 달려 있어서 더 좋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