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First (퍼스트) 인천 달라스 후기

시럽 2014.01.23 21:23:31

선배님들의 탑승 후기들을 읽고, 이건 꼭 타봐야해!  라는 마음이 들어서, 가 아니라, 일정이 꼬여서 그냥 탔습니다.

몽크님, Dan님, EM님 댓글


인천(ICN)-달라스(DFW) 편이어서 ICN 라운지는 아시아나 이용했습니다.  탑승동 라운지로 보내주는데 먹을건 적지만 조용하니 나쁘지 않습니다 (오랫만에 아시아나 라운지에 들어가서 음식 구성이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라운지에서 식사를 하시겠다 계획하는건 별로고 블루라벨이 있어서 홀짝홀짝 잘 마셨습니다.  제가 잘하는 진상짓 중 하나가, 1회용 커피잔에 술을 담아다가 게이트 나가서 마시는건데요, 게이트까지만 마시고 비행기 내에는 못 들고 들어갔습니다.  약간 웃기는게, 미국 탑승시에는 공항에서 취득한 액체도 반입하고 라이터도 자유롭게 반입하는데 미주행 한국 공항에서는 탑승 직전에 수작업으로 검사를 해서 다 빼냅니다 (라이터 1개 허용).  미국에서 별걸 다 요구하는구나 싶지만, 그러려니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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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비행기에 탑승해서 자리에 앉으니 샴페인을 한 잔 주고 자켓을 받아줍니다.  보통은 팁을 줘야해서, 안 뺏기려는 습성이 남아있는지라 약간의 실강이를 하다가 승무원께서 친절히 받아다 걸어줍니다.  사무장 아저씨가 오셔서 승무원들 이름 소개하고 식사 메뉴 적어갑니다.  저는 에피타이저로 게살 쌈 뭐시기, 메인으로는 생선 선택했습니다.  시작은 간단하게 코리안 크레페가 나오고 그 이후로 게살 쌈, 호박스프, 셀러드, 생선 (halibut), 아이스크림/치즈 한접시 받아 먹었습니다.   크레페는 이게 뭔 맛이야?  한국? 메이꼬?  싶지만 그냥 먹어두세요.  뒤에 나오는게 맛 없어서 배고픕니다.  게살 쌈은 맛있었고 생선은 두 입 먹고 보냈습니다.  몽크님 후기보면 스테이크도 별로라는 말씀이 있는데, 식사가 필요하다면 무난하게 비빔밥을 주문하는게 좋아 보입니다.  설마, 비빔밥을 못 만들진 않겠죠.  호박스프는 카레 가루를 좀 넣었으니 참고하세요.  저는 식탐이 넘쳐서 앞의 메뉴들을 대부분 돌려보내서 배가 안 찬지라 디저트를 두 가지 먹을수 있겠냐? 물으니 그렇게 해줍니다.  녹차 아이스크림과 치즈 플레터를 잘 받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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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총 출동!


술은 와인 위주로 마셨는데 제가 평소 마시는 10-15불 와인보다 맛있었습니다.  최대한 다양한 맛의 스팩트럼을 구성하려고 노력한듯 하니 조금씩 마셔보시곤 맘에 드는 놈으로 달리세요.  이것 말고도 베일리스 밀크 한 잔, 그리고 평소 마셔보고 싶었지만 한 병 전부 마실 엄두가 나지 않았던 Jim Beam Devil's cut을 한 잔 부탁했습니다.  오크통에 스며든 액기스를 압축기로 짜낸 것으로 유명합니다.  나무 맛이(향이 아닌) 너무 심해서 맨정신에 마실 술은 아닌듯 합니다.  과하게 취할 계획이 있을 때 다시 구해 마셔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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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아주머니도 맛 없는 술이라고 고개를 절래절래 저은 데빌스 컷!


승무원 아주머니의 자네 술 마실 나이는 됐나?, 그렇게 섞어 마시면 아니되오, 아프지 마시게, 걱정을 받으며 넉넉히 마시고 6시간 가량을 푹 잤습니다.

의자는 95% 플랫하게 됩니다.  나머지 5%의 불편함은 turndown service를 통해서 약간 감해집니다.  탑승 몇일 전 감기 몸살에 걸렸었는데 비행기에서 말끔하게 떨궈내고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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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잡채!


일어나니까 하차 전까지 간식을 두 번 줍니다.  첫 번째는 샌드위치!  이 샌드위치는 이코노미 탈 때 먹던 그 샌드위치의 맛입니다!  으, 자다 일어나 배고파서 먹는다... 눈물을 흘리며 1/3쯤 우걱우걱 씹었습니다.  이 때 잡채를 달라고 하면 잡채를 줍니다.  스낵 지나고 light meal로 치킨, 시푸드, 잡채의 옵션이 있답니다.   잡채는 스낵 메뉴의 재활용이지만 아까 안 먹었기에 잡채를 달라고 했습니다.  Em님 말씀대로 차게 주네요.  아예 메뉴에 서브드 콜드라고 나와있습니다.  그래도 호기심에, 내가 모르는 무엇이 있을까 싶어 차게 받아 먹어 봤습니다.  이런.  감자 전분 잡채면을 그대로 콜드하게 주네요 ㅋㅋㅋ  한국계 승무원 아주머니께 웃으면서 이거 좀 대워달라 부탁드립니다.  아줌마도, 웃으면서 바보 같지만 메뉴얼에 이렇게 되어있답니다.  유노, 아이노 잡채는 따듯하게.  they 돈 노.  본인이 드실 땐 꼭 데워드신답니다.  데워먹으니까 먹을만 하네요.  


다른 분들께서도 남겨주셨다싶이, 기대를 안 하면 실망도 없습니다.  이왕이면 타 항공사 (비 미주) 비지니스를 타는게 절대적인 만족도가 높아 보입니다.  저는 꼬인 스캐줄 풀어내는 하나의 옵션 정도로 생각하고 기분 좋게 탑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