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석이라고 다 똑같은게 아닙니다! UA & OZ 1st class

papagoose 2014.02.06 05:49:39

시차 따라 잡느라고 정신 못차리고 있는 papagoose입니다.

낮에는 회의하느라고 비실거리다가 밤에 피곤한데 잠은 안오고 머리만 띵한 상태로 깨어 있는 괴로운 상태입니다.


유럽가는 UA 타는데 음식 어떠냐고 물어 오시는 분이 계셔서 여러분들이 말리시는 것 봤습니다. 저도 -1입니다.

게다가 제가 이번에 온 길을 따라오시는 원팔님도 계시는데 UA 1st 어떠냐는 질문을 보고는 서둘러 마무리해서 올립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등석이라고 다 같은 일등석이 아닙니다.


1. 미국내 공항 라운지 이용하기

역시 매일 매일 배웁니다.

국제선을 타기 위해서는 항상 미국 국내선 연결편을 이용해야 하는 저는 이 공항 라운지를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혜택인지 모릅니다. 매번 기다릴 때마다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뭐 별거 주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편히 앉아서 인터넷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 큰 다행이지요. 그런데 국제선을 연결하는 경우, 비즈니스나 일등석을 타더라도 미국 국내선 연결공항에서는 공항라운지를 못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한국에서 발행한 PP 카드를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CLE에서 나가면서 UA Club Lounge에 들어갈 때, 국내선 구간인 CLE-ORD 보딩패스로 입장이 가능하더군요. 때마침 edta450님이 규정을 알려주시면서 가능한 것이라고 하시네요. 다음에는 잘 이용을 해 봐야겠습니다. 사실 작년까지는 크로스마일로 발행된 PP카드의 사용횟수를 제한하지 않아서 아무 생각없이 그냥 PP카드로 들어 갔었는데, 12회로 규정이 바뀌면서 몇번 들어갔었는지 기억하고 있어야 해서 조금 신경이 쓰이거든요….

 

2. UA907 1st Class ORD-FRA

이번 돌아가는 여정은 CLE-(UA)-ORD-(UA)-FRA-(OZ)-ICN 이렇게 연결이 됩니다. 발권을 하면서 LH-OZ 이렇게 연결을 하고 싶었는데, 항상 출발일 임박해서야 좌석을 푸는 LH 때문에 그렇게 하기 어렵더라구요. 여러 번 이야기가 되었듯이 출발일 전에 변경 fee내고 LH로 바꾸어도 되겠지만, 이번에는 그냥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왜냐하면 일등석 여정을 출발하는 나라의 국적기가 아무래도 자기 항공사의 일등석 라운지를 사용하게 되어서 조금 낫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죠!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등석 여행을 하는 것은 어찌됐든지 각 항공사에서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써비스를 받는 것 아니겠습니까? 일등석을 발권하는 순간, 모든 일등석 승객은 공평해집니다. 대기업 회장님이 타시건, 저 같은 생계형 마적이 타던, 똑 같다는 거죠! 잠깐이지만 행복한 시간이 되는 이유입니다. 저는 생각이 일등석 여행은 발권이 되면, 출발 순간부터 도착 순간까지 전 일정을 항공사에서 책임져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항공기내에서의 써비스는 물론이고 출발지 공항의 보딩패스 및 수하물 발송하는 것부터 중간의 라운지에서의 경험까지 전 여정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거죠! 일등석이란 항공사의 최고 써비스를 말하는 거니까요!


이런 의미에서 가능하다면 각 항공사의 일등석을 타 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UA 일등석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물론 미국사람들의 casual한 실용주의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꼭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는 것을 미국 항공사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출발지인 CLE 공항에서 보딩패스를 받을 때, 일정에 국제선 일등석 여정이 연결되어 있는 장거리승객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없습니다. CLE local 공항이기는 하지만 그리 작은 곳도 아니거든요, 적어도 안내의 말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옆 도시에 가는 경제석 승객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보딩패스 쭈욱 프린트 해 주는 게 전부입니다. ORD에 가서는 라운지는 어디를 사용하는지, 다른 공항이면 잘 모를 수도 있으니 UA 카운터에 가서 물어 봐라 라든지, 한마디는 할 만도 한데하여간 썰렁합니다.


ORD에 왔습니다. 막상 내리니까 UA 일등석 라운지는 공항지도에도 안 나와 있습니다. 어디로 갈까 난감하더군요. 하는 수 없이 UA Club까지 한참을 걸어가서 물어 봤습니다. ‘UA는 일등석 라운지 없냐?’ ‘있어! 여기는 비즈니스 라운지고 일등석 라운지는 어쩌고 저쩌고에 있어’ ‘알았다!’ 찾고 보니까 탑승구 옆에 안내간판도 없이 조그만 통로 속으로 잘 보이지도 않는 곳에 있더군요. 저기 아래 동그라미 친 곳 보이시죠? 내참! 알아서 찾아 오라는 건지 뭔지…  UA라운지를 ANA도 같이 쓰는지 ANA표시도 여기 저기 있네요. 하지만 이곳은 말만 일등석 라운지이지, [좀 심하게 말해서] 한국 인천공항의 마티나 라운지만도 못합니다. 좁고, 음식도 별로고, 안내도 시원찮고 하여간 비추입니다. 말하기로는 음식은 메뉴에 있는 것을 주문하면 가져다 준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한가지 Surf & Turf라는 것을 시켜 봤더니, 새우 구운 것과 로스트비프 같은 것을 주네요. 사진 한번 보세요영 아닙니다.... 다음에 혹시라도 UA 일등석 ORD 출발하는 것으로 발권하실 분들은 변경 fee 내고 바꾸실 것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LHORD에서 어떤 라운지를 사용하는 지 저는 모르고 하는 소리니 아시는 분은 댓글로 알려 주세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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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907777을 사용하는군요. 흔히 그렇듯이 하드 프로덕트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저의 신체적 핸디캡을 충분히 감안한 널찍한 길이가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딱 요거 하납니다. 미국 항공사(UA, AA, DL) 비즈니스를 타 본 경험으로 보면 이 점은 항상 좋았던 것 같습니다. 나머지 음식 및 응대는 아닙니다. 음식은 이것저것 주는데 뭘 먹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비유가 적당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값도 물론 차이가 있지만요] 동일한 등급의 한국 호텔의 조식 뷔페를 드셔 보신 경험, 그리고 유럽과 미국 호텔의 조식 뷔페를 드셔 보신 경험을 비교해 보시면 잘 아실 듯 합니다. 비추입니다. 조지 클루니 닮은 승무원이 [여성분들은 좋아 하셨을까요?ㅋㅋ] 정말 일상적인 응대를 하는데 답답하더군요예를 들어 왔다갔다 하면서 샴페인을 따라 주는데, 조금 비면 잔 끝까지 가득 따라 줍니다. 레드와인도 따라 주는데, 잔 끝까지 넉넉하게 가득 따라 줍니다. 경제석에서야 흐뭇하게 많이 따라주면 좋아라 하겠지만, [언제 또 와줄지 모르니까 말이죠ㅎㅎㅎ] 일등석인데 좀 적당히 따라주고 마시는 것 봐 가면서 적정량을 따라주는 섬세함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요? 뭐 당연히 경제석이나 사업석보다야 좋습니다. 다른 수 없이 공짜로 타라고 하면 당연히 타야겠지만, 제 생각을 써 본 겁니다. 배가 불렀죠? 마일모아의 폐단입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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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 것은 어메니티 파우치도 똑 같다는 거죠! 파우치 자체는 용도에 잘 맞게 여행용으로 쓰기 좋은 것을 주던데요, 내용물은 조잡합니다… (저는 이 어메니티 파우치 받으면 칫솔 빼고는 사용하는 것이 없어서 돌아가면 항상 집사람, 딸애, 여동생, 제수씨 등등에게 주는 데요, 내용물 브랜드가 부실하면 안 좋아하거든요ㅎㅎㅎ)

저녁만 먹고, 속으로 툴툴거리다가 내리 잠만 자고 아침도 안 먹고 어찌어찌 FRA에 왔습니다


3. FRA LH Senate Lounge

여기서는 lay-over9시간 가까이 있어서 생각이 좀 많아집니다. OZ를 탑승하기 때문에 LH의 일등석 터미널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냥 LH Senate 라운지를 써야 합니다. 뭐 큰 차이야 있겠습니까? 라고 생각하고는 [예전에 Skyteam님이 별 차이가 없다고도 하셔서...] 문제는 도착 게이트에서 출발게이트 옆의 라운지까지가 엄청 멉니다. 한참을 걸어가야 합니다. 도착 게이트에서 출국 수속장은 바로 나갈 수 있지만, 라운지에 가서 샤워 좀 하고 아침 먹고 가려고 그냥 한참을 걸어 갔습니다


그래도 이 곳은 좀 쓸만합니다. 샤워시설 아주 좋구요, 식사도 먹을 만 하네요. 자리도 넓고 인테리어도 좋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조금 많습니다… (하지만 지난번 일등석 터미널의 경험과 비교해 볼 때,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일정이 가능하신 분들은 어떻게든 LH 일등석 터미널 들어가실 수 있도록 LH 일등석으로 변경하시기를 권합니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니까요.) LH Senate 라운지의 좋은 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제가 아침에 도착했는데요, 샤워하고 아침먹고 정신좀 차리고 나니까 11시경이더군요. 오후 비행기는 6시쯤이고요. 당연히 중간에 시내 나가서 구경을 하려고 하니 기내 가방이 거추장스럽잖아요? 그런데 라운지 안에 락커가 있습니다. 물론 무료입니다. 여기에 가방 집어넣고 맨 몸으로 다니니까 아주 좋더군요!! 중간에 나와서 실컷 돌아다니다가 저녁때쯤 돌아와서 간식먹고 탑승했습니다. 연결시간이 많이 남는 경우에 아주 유용할 듯 합니다. (이 락커가 일등석 터미널에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번에는 어리벙벙해서 미쳐 생각도 못했구요. 그때는 OZ로 저녁 도착, LH로 아침 출발이어서 밤에 락커에다 짐을 계속 둘 생각도 없었습니다.) 하여간 저는 FRA에서의 경험은 라운지, 공항, 출입국수속 등등 항상 상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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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FRA 시내에

다른 것을 할 시간은 많지 않아서요, 그냥 일일권 DB 끊어서 시내로 나간 후, 슈타델 미술관 휘~ 둘러보고(2시간 정도면 되겠더군요), 지난번에 아쉽게 들르지 못했던 시내 뢰머광장 바로 옆에 붙은 독일 전통시장에 들어가서 쏘세지 몇 조각 먹고 들어 왔습니다. ㅎㅎㅎ요기도 꽤 재미있네요. (먹는 것 포함 1시간 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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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제 OZ542타고 서울로 갑니다.

이제는 UA와는 반대로 하드 프로덕트는 영 마음에 안듭니다. 구 기재인데다가 크기까지 조금 마음에 안 듭니다. 짧아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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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른 것은 마음에 듭니다. (이 항공편은 지난번에 한번 탑승했었기 때문에 기대치가 일정합니다.) 탑승하면서 인사를 하는 승무원이 상냥하고 예쁩니다. 이름 적어 뒀습니다. ㅋㅋㅋ [왜냐고는 묻지 마세요.] 


갈아입을 간편복 줬는데예상하시다시피 맞기를 바라는 것은 NoTag입니다. 가만히 받아서 가방에 넣어 두었습니다


한국에서 탑승하면 음식 주문을 미리 받아서 제공하던데, 반대로 갈때는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충분히 일등석 식사라고 할만 합니다. 별로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지만 캐비어 나옵니다.ㅎㅎㅎ샴페인 및 와인은 뭐 먹겠냐고 물어 보길래, 하나씩 골라서 이거 맛이 어때요? 맛 있나요?’하고 물었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 그러네요. ㅎㅎㅎ 그리고는 다른 것도 다 열어서 한번 씩 맛 보시라고 그러네요. 제가 와인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많이를 못 마셔요. , 그림의 떡이죠! 하지만 말이라도 고마웠습니다. 샴페인 2, 레드 와인 1잔 했더니 알딸딸 해서 아무 생각이 없더라고요. 좋아하는 포트 상드망[요건 조금 알코올 도수가 높거든요…]은 할 수 없이 안 마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는 자리 만들어 달라고 해서 내리기 2시간 전까지 시체되어 잤습니다. 잠이 깨서는 새로 내려주는 커피 한잔과 과일, 닭죽 먹고 기분좋게 정신차리고는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내릴때 주는 탑승 기념 선물은 안 주네요없앴나 봅니다.


6. 결론

다음에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USA-FRA-ICNLH-LH로 가는 것이 최상일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ICN-FRA-USAOZ-LH로 하는 것이 좋구요. 현재 10월에 돌아가는 일정은 OZ-UA로 되어 있는데 어떻게든 LH로 바꿔 봐야 할텐데신경 써야겠습니다.ㅎㅎㅎ

 

P/S 돈 없으면 사랑도 떠나나요? ㅠㅠ 

슈타델 미술관에서 본 Watts라는 사람의 그림이 재미있어서 올려드립니다. When Poverty comes in at the door, Love flies out of the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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