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것은 지킨다 => 저도 (아마 아우토반님도....) 계속 게시판 죽돌이로 남아 있을 듯....

duruduru 2014.02.20 14:43:19

저를 포함해서 마일모아에 오는 분들도 대체로 다 비슷한 한국인이니까,

아마도 정보와질문님의 "나는 누구인가" 본문글(화)에 나타난 추세대로 가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 같네요.

(https://www.milemoa.com/bbs/board/1902871)

 

그런데, 우리 마음에 이토록 마일모아가 짠~하게 자리하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한국인 온라인 커뮤니티의 일반적인 속성과 추세를 거스리고자 하는 미련한 몸부림과 애틋한 마음씀씀이 때문인 거 같애요.

한국인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은 "괜찮은" 사람사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멍청한" 마적단들이 움을 틔우고 있는 것을 봐버린 거죠.

 

대박 마일과 명품 정보나 정곡 조언은 물론,

그런 것들보다 더 불가능해 보였던 존중과 예의와 배려가 깃든 인간 관계가 조금씩 조금씩 자리잡는 것을 보면서,

"어? 이런 게 되네!"  "어? 이런 사람들이 있네!" "어? 이런 삶이 되네!" .......

 

제가 특히나 느낀 것 중의 하나는,

다른 주미 한국인들의 관계들이 종종 한국적인 단점과 미국적인 단점의 불행한 결합으로 나타나는 반면에,

마일모아는 한국적인 장점과 미국적인 장점의 예외적인 결합과 시너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지킬 것은 지킨다!

박카스만 지킬 게 아닐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마일모아같은 좋은 인간관계는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지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 것처럼,

조금 거창하게, 그리고 구체적인 정의없이 일반화해서 표현한다면,

인간으로 단 한번 살 것 같은 이 소중한 삶의 자리에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선이 악에게 꼬리를 내리고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현상은,

어떻게든 저항해야 한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삶의 지향점 중의 하나입니다.

비록 그 단말마적인 몸부림이 아무리 처절하고 애처로울지라도요......

 

이득과 효용으로만 모든 가치를 재단하는 이 시대, 이 풍조에서,

그래도 나약하고 순진하고 고리타분해 보이기까지 하는 "인간" "가치" "소중" "나눔" "정" "의리" ..... 뭐 이런 것에 대해

그나마 덜 비웃음을 사고 덜 민망함을 겪으며 가식없이 내놓아 볼 수 있는 곳,

그리고 그것에 대해 찬반에 상관없이 다른 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곁들여볼 수 있는 곳이

우리 가까이에 이렇게 한 곳쯤은 있어 주어야,

그나마 숨쉬고 살 만한 세상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이런 기대가 꺾이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마모님의 참 독특한, 그리고 많이 괜찮은 리더십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리그깟포도"를 읽으면서 많은 분들이 공감하셨을 것으로 짐작되기에, 이 표현은 절대 아부가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ㅋㅋ 제 강퇴 하나 삭제?)

 

얼음나라공주가 그랬다매요?

Let It Go!

보내버려!

 

ㅋㅋ 아우토반님을 보내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사람답게 사는 법을 잘 몰라서 또는 아직 삶의 맛, 이웃의 소중함을 잘 몰라서,

게시판에서 약간의 파열음을 내는 분들이나 글들, 사례들이 나올 때마다,

가볍게 보내버리는 우리의 실력들이 조금만 더 늘었으면 좋겠어요.

가래침, 소피, 큰것, 뭐 이런 것 배출하면서 고민 번민 애통 이런 거 하시는 분은 없지 않겠어요?

 

현대인들 전체의 집단히스테리와 분노조절능력결핍증이 점점 더 커져 간다네요.

마일내공 못지 않게 무례, 무시, 무사려에 대한 우리의 내성, 댓글내공이 더 커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보기에는 우리가 가진 다른 많은 월등한 장점들에 비해,

4가지 없음에 대처하는 대인배내공이 가장 큰 편차를 보이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항상 있습니다.

단어 하나, 표현 하나에 너무 즉각적이고 대증적인 반감, 발끈, 버럭, 사생결단의 웅지(웅장한 의지? 수컷의 지랄?)를 표출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등학교 생물에서 배운 리비히의 "최소량의 법칙"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생물의 생장 결과는 가장 많은 영양소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적은 또는 결핍되는 영양소에 의해 좌우된다는.....

(요즘 유행하는 "강점으로 승부하라"와 결코 대극적인 이론이 아니라 상보적인 이론일 겁니다.)

 

이건 먼저 도발한 분이나 발끈한 분들 모두에 대한 양비론도 아니고, 꼰대성 훈계와 잘난척도 아닙니다.

저도 노력 중이고 일주일에 두세건씩 자책과 회한과 참괴 속에 배설해 내보내는 일상이기도 합니다.

 

추운 2월, 겨울의 끝자락에 이러저러한 삭풍으로 좀 힘든 이번주가 지나면,

춘삼월, 꽃도 피고 제비도 날아오고, 무엇보다도 100,000짜리 대박딜이 뜨지 않겠습니까!

 

한국지부 수위모임도 곧 있을 것 같고,

아우토반님, 파파구스님과 함께 브람스님 군대면회도 있을 것 같고....

 

아.....

아무리 해도 멋있는 끝맺음이 안 되네요.

대박 댓글들로 국면전화, 대역전의 봄을 앞당겨주시기를!!!!!!

 

서울에서 두루두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