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겨울, 알래스카 - 0

사리 2014.04.21 05:31:35


집에서 출발한지 21시간만에 알래스카 앵커리지 도착. 체크인한 후, 물한병 살 요량으로 새벽 1시, 시내에 나섰는데 상점은 모두 닫혀있다. 길에 드문드문 있는 사람들은 영화에서 지혜 많은 사람으로 나오는 분들처럼 생겨서 눈만 마주쳐도 활짝 인사를 해준다. 길에는 사람보다 눈치우는 트럭이 더 많다. 헤갈을 하고 다니니, 한 트럭이 눈 치우다 나를 치워버리고 싶었는지 다가와서는 "너 왜 헤매니?"라 물으며 창문을 연다. 더듬더듬한 영어로 묻는 그는 김수현을 닮은 어린 청년. "물한병 사려고 나왔는데, 물은 없고 눈만 많구나..."라고 했더니, "삼십분 정도 걸어가야 하나 나올텐데..."란다. "그럼 숙소로 돌아가야겠네.."라니, 갑자기 말보로 멘솔 한가치를 주더니 "이거나 피우며 걸어가..." 


생각보다 춥진 않았고, 눈이 하도 많아 걷는데 신발이 좀 문제이고, 이 고장의 대강의 위치는 파악했으니 내일 아침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