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종주 여행 실시간 중계

papagoose 2014.06.25 14:40:12

[실시간 포스팅] 이건 아무래도 잡담 카테고리가 적당한 것 같아요... 그냥 한국 이야기 하는가 보다 하고 따라와 주세요. 낚시성 제목이라서 죄송합니다.....


제목에서 보시다시피 한국(남한) 종주 여행을 억지로 하게 됐습니다. ㅋㅋㅋ

서울에서 (세상에 이렇게 오지중의 오지인....ㅋㅋ) 진주로 하루짜리 출장을 가게 됐거든요! 진주분들에게는 죄송!


일정이 일정인지라 운전하고 간다는 것은 자살행위이고요, 마일도 안 쌓아주는 KTX 레비뉴로 가기로 했습니다. 기왕이면 이리 된 것! 가능하면 오래 타는 여정으로 집이 직항 노선이 없는 시골이라서 조금 웃기게 티켓팅을 했습니다.


일단 집에서 40분 거리 드라이브로 광명역으로 갑니다.


1st leg 광명역-서울역 경제석 : 네, 그렇습니다. 진주 반대 방향인 서울로 거꾸로 갑니다. 15분짜리 short haul이죠. ㅋㅋㅋ 이 정도는 그냥 경제석으로 발권합니다. (사실은 광명역에서 진주로 가는 직행이 서지를 않아서 하는 수 없이 고육지책으로....ㅠㅠ)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직항없는 동네 사는 서러움입니다.....


2nd leg 서울역-진주역 사업석 : 3시간 반쯤 걸린답니다. 흐흐흐 저도 돈내고 사업석을 발권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ㅋㅋ 불행히도 KTX는 2 cabin이라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등석은 없네요. ㅋㅋ 사진은 나중에 가능해 지면 올려 보겠습니다. 지금은 iPad라서 할 수가 없네요.


3rd leg 진주역-광명역 사업석 : 요건 다행히 광명역에 섭니다. 저녁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그리고는 다시 운전하여 집으로 돌아오면 오늘 일정은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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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역입니다. Hauptbahnhof같은 위용은 없습니다. ;iPad에서 온갖 꼼수를 써도 이미지 넣기는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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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dropbox.com/s/az2187ktxy4f6z4/Photo%20Jun%2026%2C%208%2012%2056%20AM.jpg


경제석 모양은 이렇습니다.

https://www.dropbox.com/s/0fuwae62dmhiq2p/Photo%20Jun%2026%2C%208%2035%2051%20AM.jpg


지금은 서울역-진주역 열차에 타고 있습니다. 그나마 on board WiFi를 제공해 주니 이렇게 잡담하고 있습니다. 좌석이 넓기는 한데... Lie flat이 아니라서 영 불편하네요...ㅎㅎㅎ

https://www.dropbox.com/s/aavdbjlciquauc5/Photo%20Jun%2026%2C%209%2001%2000%20AM.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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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인 대전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어릴적 놀던 뒷동산 중턱을 이 기차가 가로질러 가고 있습니다. 살던 곳은 다 허물고 대형 아파트 단지가 들어 섰습니다. 웬지 예전 댐 건설로 수몰민 되신 분들 심정이 쬐끔은 이해가 되는 듯 합니다. 이곳에서 물장구 치고 진달래 먹던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domestic KTX는 사업석 타도 아무 것도 안 줍니다.. ㅠㅠ ㅋㅋ

그냥 생수 주는 게 전부입니다. 이것도 나눠 주는 것이 아니고요, 이름하여 매점에 가셔서 물 주세요... 그러면 사업석이세요? 물어 보고 하나 꺼내 줍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돈 받고 파는 줄 알고 안 먹습니다만... ㅋㅋ

https://www.dropbox.com/s/hle28mdaerajte3/Photo%20Jun%2026%2C%2010%2029%2004%20AM.jpg


갑자기 셀폰에 문자가 들어 옵니다. 작년에 외환카드 많이 써 주셔서 감사하다고 고작 이거라도 웬 떡이냐 5000마일 보너스 적립해 주었답니다. ㅋ


진주역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조용한 곳이네요. 모양은 한적한 간이역에 온 느낌입니다.

https://www.dropbox.com/s/qtbwdd2tzl7v0a5/Photo%20Jun%2026%2C%2012%2053%2012%20PM.jpg


정신없이 마중 나온 회사분 차를 타고 땀 삐질삐질 대며 일처리하기 바쁩니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다고 간단히 김밥으로 요기하고, 일 끝나고 다시 기차 타기 전에 시간 내서 점심 준다고 하네요.  밥도 못 얻어먹고 일하기는 참 오랫만이네요.... 휴~

일이 늦게 끝나서 결국에 밥 못 먹었습니다.... ㅠㅠ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 헤드폰으로 음악들으면서 밀린 review 하나 끝내 봅니다. 귓가에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애절하게 흐릅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남한 종주가 지나갑니다. ㅎㅎㅎ


* 절교예찬님이 이런 글을 적어 주신 것이 있는데 가슴에 딱 들어 옵니다.

나이 A십이란 "안좋은 일만 안생기면 다행"인 나이인줄 알았는데 그만큼 나이를 먹고보니, 이 나이야 말로 이제 '망상이나 허풍 정도로 끝나고 말 줄 알았던 것들이 내 의지로 실현 가능한" 때라는 걸 알게되서

'고민'을 유발하는 호르몬 때문에 젊기만 할뿐 행복하지 않았던 B십대에 비해 훨씬 낫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여러분은 A, B에 어떤 숫자를 넣으시겠어요?